삼성전자 성과급 요구에 '투자 여력 축소' 우려
현장선 '연봉 2배' 제시에 삼성 인재 이탈 사례
"설비 투자 중요하지만 인재 육성은 장기 과정"
[아시아타임즈=김빛나 기자]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요구를 둘러싸고 투자 여력 축소를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핵심 인재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경쟁력 강화라는 반론이 제기된다. 일부 인력은 이미 외국계 기업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호 외치는 삼성전자 노조 (사진=연합뉴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1~3월) 매출은 133조원, 영업이익은 5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업 최초로 분기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50조원을 동시에 넘어선 기록이다. 이 같은 전례 없는 호실적을 배경으로 노조의 성과급 요구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최대 성과와 실적에 상응하는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논거다.
증권가가 전망하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300조원 수준이다. 노조 요구대로라면 성과급 규모는 약 45조원에 이른다. 천문학적 실적 앞에서 보상 논의가 지지부진한 사이 현장에서는 실망한 인재가 삼성을 떠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를 떠나 마이크론으로 이직한 직원의 사례는 보상 격차 논란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마이크론이 제시한 조건은 기존 연봉의 2배, 약 12%의 성과급, 성과에 따른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이다. 이전 회사에서 삼성전자로 옮기며 '성과급 포함 시 총보상 우위'는 설명을 들었지만 실제 만족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 이직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달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인재를 잃으면 삼성전자 미래 없다'는 입장문을 내고 성과급 제도 투명화, 상한 폐지 제도화, 인재 투자 정책 수립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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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전국삼성전자노조·삼성전자노조 동행 등 3개 노조가 뭉친 공투본의 무게감은 상당하다.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3월 31일 기준 54.5%가 가입한 '과반 노조’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가입율은 72%에 달한다. 관리자 급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실무진이 가입한 수준이다. 단순한 임금 인상 요구보다 정당한 보상을 받고자 하는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된 결과로 읽힌다. 증권가에서는 DS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이 50조원을 웃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의 박탈감에는 외부의 시선도 한몫한다. SK하이닉스의 5억~6억원대 성과급은 납득할 만한 보상으로 여겨지지만 삼성전자 직원의 성과급 요구에는 '기계로 대체하면 된다', '해고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거친 비판이 쏟아진다. 같은 반도체 업계 직원을 향한 다른 잣대가 괴리감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성과급 상한제를 폐지한 이후 '의치하(의대·치대·하이닉스)'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선호도가 높아졌다"며 "합당한 보상이 뒷받침돼야 이공계 인재에 대한 처우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설비 투자 역시 중요하지만 인재 육성은 더 장기적인 과정"이라며 "경력직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신입으로 채우는 것은 경쟁력 강화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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