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혜성 전 KBS 아나운서. 사진=유튜브 '이혜성의 1% 북클럽' 갈무리
이혜성 전 KBS 아나운서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아직 자신은 종이신문을 구독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와 함께 어떻게 읽고 있는지 소개했다.
이 전 아나운서는 지난 22일 유튜브 채널 ‘이혜성의 1% 북클럽’의 <아니 아직도 종이신문 읽는 사람이 있다구?> 영상에서 직접 구독하고 있는 신문을 들고 나와 “제 주변에도 저처럼 종이신문을 구독해서 읽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종이신문 읽기를 추천하고 싶어서 영상을 찍게 됐다”고 했다.
종이신문을 읽는 네 가지 이유
이 전 아나운서가 종이신문을 읽는 첫 번째 이유는 “알고리즘과의 싸움”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인터넷에서 기사를 볼 때 그 뉴스들은 어떤 뉴스들이라고 생각하나”라며 “내가 그 분야의 뉴스들을 그동안 많이 클릭해왔기 때문에 알고리즘이 그쪽 뉴스를 많이 내보내는데 결국 내 분야가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알고리즘에 먹히지 않고 싸우겠다”며 “가급적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려 하지 않고 종이신문을 보는 이유”라고 했다.
두 번째는 대화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 “세상엔 생각보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이 있는데 그 분야에 대해 내가 전혀 아는 게 없거나 한번도 그런 일을 들어본 적이 없다면 대화를 어디로 끌고 가야될지 난감할 수 있다”며 “만약 신문에서 한번이라도 스치듯 읽어봤다면 아는 걸 하나 톡 던져 대화의 물꼬가 터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종이신문을 꾸준히 읽었을 때의 너무나 큰 수확”이라며 “신문은 빠른 시간 내에 전 세계가 쌓고 있는 지식을 가장 압축적으로, 고급스럽게 필터링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했다.
세 번째 이유로는 ‘읽는 근육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 전 아나운서는 “신문은 활자와 친해지는 연습을 할 때 최적의 방법”이라며 “신문은 매일 읽는 작은 책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매일 정해진 양의 책을 읽는 습관을 추천하는데 종이신문으로 입문하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또한 “속독을 연습하기에는 신문이 딱이다”라며 “신문 전체를 읽는데 몇시간이 걸릴 텐데 스킵 앤 스캐닝(skip and scanning’), 큰 제목·소제목·첫문단만 읽고 기사에서 하고 싶은 말을 뽑아낼 수 있는 능력은 문해력과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비용이 만든 읽기 습관’을 꼽았다. 이 전 아나운서는 “돈을 낸다는 건 큰 의미가 있는데 우리가 길거리에서 뛰거나 집에서 운동을 해도 되는데 한달에 몇만원씩 내고 굳이 헬스장을 등록해서 가는 이유는 (돈이) 아까워서라도 가는 심리가 있기 때문”이라며 “한달에 몇만원 내고 구독하는데 아까워서라도 평소 관심 없었던 기사도 읽게 된다”고 했다. 특히 그는 문화예술 코너, 전시나 영화, 공연, 책에 대한 기사 등을 관심있게 보고 있기 때문에 날짜가 지나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 이혜성 전 KBS 아나운서가 자신이 구독하는 신문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이혜성의 1% 북클럽' 갈무리
종이신문의 경우, 두고두고 볼 기사를 직접 오려서 스크랩하는 재미도 있다. 이 전 아나운서는 “전 진짜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라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전시, 서울에서 멀지 않은 음악 감상실, 나치 전범 재판을 다룬 신간 서적 등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을 소개한 기사들을 스크랩해놨다.
이혜성이 말하는 종이신문 비판적 읽기
다만 이 전 아나운서는 “종이신문을 예찬하는 것 같지만 종이신문은 정말 비판적인 읽기가 중요한 장르”라며 그 이유로 “결국 신문사에서 제공한 기사도 특정 프레임에서 바라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떤 사회적 이슈에 대해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다들 생각이 다르듯 신문사마다, 기자마다 다 생각이 다르다”며 “어떤 이슈를 제일 첫 번째 장(면)에, 첫 번째 기사로 배치할 것인지는 엄청난 주관이라 그것을 읽어내려고 한다”고 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그는 “다른 성향을 가진 여러 신문을 함께 보면 가장 좋다”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으니 “좋아하는 매체를 골라 읽더라도 절대 그 신문사 논조에 끌려가지 말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자세가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좋은 방법은 특정 신문사를 일정기간 구독하다가 또 다른 성향의 신문사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했다.
브랜디드 콘텐츠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브랜디드 콘텐츠는 특정 기업의 홍보목적의 콘텐츠이기 때문에 유리한 정보나 이미지만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 전 아나운서는 “내가 읽고 있는 이 기사가 브랜디드 콘텐츠일 수 있다는 사실을 꼭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며 “‘요즘 대기업이 이걸 출시했는데 반응이 뜨겁다’, ‘어디가 개관했는데 이런 특성이 있다’는 건 팩트 그대로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들이 (해당 기업 등과) 관계 때문에 특정 기관, 특정 브랜드를 옹호하는 홍보 기사를 쓸 수 있다는 걸 기억해 달라”고 했다.
미디어의 소유구조, 지배구조를 살펴보자면서 이를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이 전 아나운서는 “아마존을 창업한 베조스가 개인 돈으로 워싱턴포스트를 매입했고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란 디지털미디어를 사서 X라고 바꿨는데 이렇게 대기업이나 돈 많은 개인이 미디어를 사려는 이유는 미디어가 홍보수단이 되거나 사람들의 생각을 특정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자신이 읽고 있는 신문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한 경제지를 구독하고 있다는 그는 자신이 보는 신문의 대기업 지분이 많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기사를 쓸 때 지분을 가진 기업들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기사를 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겠다”라며 “신문에서 특정 기업 관련 소식이 많이 실려 ‘신기하다’라고 생각해 찾아보니 그런 관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보는 인터넷 기사도 거기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며 “(다만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기사를 본다면 끌려다니지 않으면서 객관적으로 신문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종이신문을 유료로 구독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4%에 불과했다. 특히 10~20대 응답자는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2025년 3월13~30일, 5월13~31일, 6월1~2일, 7월3~27일 전국 만 13세 이상 5251명 대상으로 진행한 면접조사원 인터뷰 결과.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4%p, 응답률은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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