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전후만 보고 규칙 찾아내 … 국제학회 최우수논문상
국내 대학 연구진이 답을 미리 알려주지 않아도 관찰한 내용만으로 세상이 움직이는 원리를 스스로 찾아내는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 기존 인공지능이 다음 상황을 예측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기술은 변화가 일어난 이유까지 찾아내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KAIST는 전산학부 안성진 교수 연구팀이 관측한 정보만으로 작동 원리를 찾아내는 새로운 AI 학습 방식과 이를 구현한 모델 ‘네오(NEO)’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7월 9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기계학습학회(ICML 2026)에서 구두 발표 논문으로 선정됐다. 전체 제출 논문 2만3918편 가운데 상위 0.7%에 해당한다. 학회 내 구성적 학습 워크숍에서는 최우수논문상도 받았다.
AI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내부에 만드는 모형을 ‘월드모델’이라고 한다. 자율주행차나 로봇은 월드모델을 이용해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다음에 일어날 일을 예측한다.
하지만 기존 월드모델은 다음 장면을 맞히는 데는 능숙해도 왜 그런 변화가 생겼는지까지 이해하지는 못했다. 많은 사례를 통째로 외우는 방식이어서 처음 보는 상황이나 여러 규칙이 섞인 문제에서는 성능이 떨어지는 한계도 있었다.
연구팀은 아이들이 주변을 관찰하며 세상의 원리를 익히는 방식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아이는 누가 정답을 알려주지 않아도 물건을 밀면 움직이고 떨어뜨리면 아래로 내려간다는 규칙을 경험을 통해 배운다.
연구팀이 개발한 AI도 변화 전과 변화 후의 모습만 보고 그 사이에 어떤 규칙이 작용했는지를 스스로 찾아낸다. 연구진은 이를 ‘이론화 학습’이라고 이름 붙였다.
예를 들어 AI가 물체를 회전시키거나 옮기고 색을 칠하는 기본 규칙을 각각 익히면, 학습 과정에서 보지 못했던 복합 작업도 해결할 수 있다. ‘물체를 아래로 옮긴 뒤 색을 칠하고 회전하라’는 문제가 주어져도 이미 배운 규칙을 순서에 맞게 조합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네오가 기존 AI보다 처음 접하는 규칙 조합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해결한다는 점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단순히 사례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기본 원리를 따로 익혀 새로운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기술은 주변 환경을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지능형 로봇과 자율주행, 사람의 지시 없이 과제를 수행하는 자율형 AI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복잡한 현상에서 규칙을 찾아내는 과학 연구 지원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안성진 교수는 “AI가 미래를 예측하는 수준을 넘어 세상의 작동 원리를 스스로 설명하도록 한 연구”라며 “지능형 로봇과 자율형 AI, 과학적 발견을 돕는 기술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전산학부 백두진·이규빈 석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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