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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KAIST, 1억1000만개 댓글서 ‘외국발 여론개입’ 추적

국내 대학 연구진이 20년간 네이버 뉴스 댓글 1억1000만개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외국과 연계된 여론개입 의심 계정을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정 정치세력을 편들기보다 진보·보수 양쪽을 공격하며 국내 갈등을 키우는 활동 양상도 포착됐다.

KAIST, 1억1000만개 댓글서 ‘외국발 여론개입’ 추적

외국 연계 의심계정 2만3998개 식별

진영 지지보다 정치갈등 키우는 양상 포착

국내 대학 연구진이 20년간 네이버 뉴스 댓글 1억1000만개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외국과 연계된 여론개입 의심 계정을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정 정치세력을 편들기보다 진보·보수 양쪽을 공격하며 국내 갈등을 키우는 활동 양상도 포착됐다.

17일 KAIST(총장 배충식)에 따르면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 교수와 전산학부 차미영·오혜연 교수 공동연구팀은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연구진과 함께 온라인 여론개입 의심 활동을 찾아내고 판단 근거까지 보여주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

온라인 영향력 활동은 특정 세력이 댓글이나 게시물을 조직적으로 퍼뜨려 사람들의 인식이나 여론에 영향을 주려는 행위를 말한다. 기존 인공지능은 의심 계정을 찾아내더라도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설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앞서 외국과 연계된 것으로 식별한 계정 70개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이들과 연관됐거나 같은 기사에 반복적으로 댓글을 단 계정을 추적해 2006년부터 2025년까지 네이버 뉴스에 작성된 댓글 약 1억1000만개를 분석했다.

개발된 인공지능은 댓글 내용과 계정의 행동을 함께 살핀다. 댓글에서 외국과의 연계 가능성을 보여주는 표현과 상대방에 대한 강한 비난·찬양 등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감정을 분석하고, 활동 빈도와 기간, 다른 의심 계정과의 연관성도 따진다. 특히 판단에 영향을 준 댓글 표현을 함께 보여줘 전문가가 결과를 다시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네이버 뉴스 이용자 약 400만명 가운데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이 의심되는 계정 2만3998개를 가려냈다. 다만 연구팀의 분석으로 선별한 계정으로, 실제 외국 세력이 운영하거나 외국 세력과 연계됐다고 확정된 것은 아니다.

분석에서는 특정 정치 진영을 일방적으로 지지하기보다 국내 정치세력 양쪽을 공격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용자 반응이 많았던 주요 표적 10개 가운데 7개가 국내 유명 정치인이었고, 진보·보수 양쪽의 전·현직 대통령과 대선 후보, 정당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외부의 여론개입이 특정 세력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뿐 아니라 기존 정치갈등을 자극해 사회적 불신과 양극화를 키우는 방식으로도 이뤄질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개발된 기술은 선거 등 사회적 갈등이 커지는 시기에 수많은 댓글 가운데 사람이 우선 살펴봐야 할 계정과 메시지를 추려내는 보조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판단만으로 계정을 차단하거나 제재하기보다 전문가가 근거를 검토해 최종 판단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원재 교수는 “의심 계정들은 외국을 직접 찬양하기보다 한국과 국내 정치인을 비난하며 갈등을 키우는 패턴을 보였다”며 “선거 등 사회적 갈등이 높아지는 시기에 우선 검토할 메시지를 가려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3일 컴퓨터 보안 분야 국제학술대회 ‘USENIX Security Symposium 2026’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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