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마트·이커머스에 편의점까지 주요 사업부문 대표 모두 교체
롯데쇼핑·웰푸드·칠성음료 '삼각'기반으로 해외 시장서 경쟁력 강화
백화점·마트·슈퍼 등 AI 기술 적극 접목해 운영 효율화·수익성 확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이 올해 상반기 VCM에서 본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며 식품군과 유통군이 기존 매출 외형 확대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수익성과 투자 효율을 기준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라고 주문했다. 사진=롯데지주
올해 유통 기업들은 경영 불확실성 타개를 위해 분주하다. 글로벌 정세가 불안정하고 내수 시장이 침체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차별화된 전략을 모색하고 실행에 나서고 있다. 포인트데일리는 [K-유통 신성장 히든카드] 기획을 통해 국내 주요 유통기업들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점검해본다.
[포인트데일리 함영원 기자] 롯데그룹이 변화에 나서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상반기 VCM(구 사장단회의)에서 그룹의 경영 방향을 '질적 성장'으로 규정하며 식품군과 유통(쇼핑)군을 중점으로 기존 매출 외형 확대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수익성과 투자 효율을 기준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고객 중심의 작은 혁신들이 모여서 큰 혁신을 만들 수 있고 고객의 니즈(수요)를 이해하고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책임감을 갖고 생각해달라"며 "과거의 성공방식에서 벗어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혁신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롯데그룹의 유통 외 사업군은 침체된 상태다. 롯데그룹의 바이오사업 주축인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후발주자인 탓에 투자 대비 수주 부족에 따른 실적 부진을 겪고 있으며 화학군 대표인 롯데케미칼은 업황 둔화와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실적 회복이 지연돼 지난 2022년부터 4년 연속 적자다. 롯데건설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 등으 수익성이 다소 약화됐다.
이에 신 회장은 화학·건설·바이오 대신 쇼핑·식품에 더욱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국내를 대표하는 '유통공룡'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높이며 성장에 나설 전망이다.
우선 롯데그룹이 9년간 유지해 온 사업군 HQ 체제를 2026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전면 폐지한 것이 핵심이다. 유통·식품·화학·건설 등 각 사업군을 총괄하던 HQ 조직을 해체하고 계열사 중심의 책임경영 체제로 전환한데 따라 유통군과 식품군별로 각 사업 확대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쇼핑의 경우 2026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백화점과 마트·슈퍼, 이커머스 사업부까지 주요 사업부문 대표를 모두 교체하며 쇄신 본격화에 나섰다. 수장을 교체하면서 세 사업부문의 수익 구조 개선과 경쟁력 강화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그룹의 수익성 방어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롯데웰푸드와 또 다른 식품부문 주축인 롯데칠성음료가 해외 시장에서의 가치 확대에 나선다.
롯데쇼핑이 정현석 롯데백화점 사업부 대표(왼쪽부터)와 차우철 롯데쇼핑 마트 사업부 대표 겸 슈퍼 사업부 대표, 추대식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 대표를 사업부문 수장으로 선임하면서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사진=롯데쇼핑
◇ 롯데쇼핑, '수장 변경' 카드로 쇄신…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 재건 사활
롯데쇼핑은 '고객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계획으로, 오는 2030년 매출액 20조3000억원과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에는 역대 최연소인 1975년생의 정현석 대표를 새 수장으로 선임하고 롯데GRS에서 사업 수익성 제고에 큰 역할을 했던 차우철 대표를 롯데마트·슈퍼 대표로 앉혔다. 또 롯데온에는 온·오프라인 유통 경험을 바탕이 풍부한 추대식 대표를 다시 소환했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정 대표의 지휘 아래 '국내 1위 리테일러'라는 위상 높이기에 집중한다. 올해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기대되는데 따라 잠실과 명동 롯데타운을 중심으로 VIP 대상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외국인 전용 멤버십 카드 출시, VIP 프로그램 '에비뉴엘' 선택지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요 거점 점포를 리뉴얼(재단장)하고 중소형 백화점과 도심형 아웃렛 점포는 정리 수순을 밟는다. 정 대표는 무엇보다도 '수익성'에 방점을 찍고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현재 잠실과 본점, 부산본점, 인천점 등 단계적 재단장을 진행하고 있으며 분당점의 경우 오는 31일 영업을 종료한다.
또 AI(인공지능) 기술 접목을 통해 수익성 극대화를 추진하는 중으로, 현재 롯데백화점에서는 매출·상품·재고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AI BI 에이전트'를 사용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AI BI 에이전트가 데이터 분석 시간을 70% 이상 단축하고 마케팅 효율을 10%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슈퍼는 온·오프라인 전 영역에서 '그로서리' 역량을 극대화하는데 집중한다. 앞서 차 대표는 " 롯데마트·슈퍼의 통합 조직관리와 e그로서리 사업 안정화, 동남아 중심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신선식품과 PB(자체브랜드)상품을 중심으로 특화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중으로, 롯데마트·슈퍼 역시 AI 기술 접목에도 속도를 내면서 올해 상반기 중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을 적용한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을 오픈할 예정이다.
OSP는 로봇과 AI, 빅데이터를 활용해 물류 자동화를 구현하는 시스템으로, 배송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같은 AI 기술을 통해 온라인 그로서리 역량을 강화하면서 신성장동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국내 내수 시장이 침체기인 만큼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중으로, 롯데만의 'K푸드'를 기반으로 한 그로서리 포맷을 현지에 이식하는 방식의 해외 점포 재단장과 신규 출점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강점이 나타나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서 지배력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으로, 12개국 20개 이상 리테일러와 전략적 협업을 통해 PB 수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온은 추대식 대표를 다시 수장으로 맞이하며 올해 본격적인 변화에 나선다. 추 대표는 선임 직후 임직원들에게 "롯데온이 더 강해질 수 있는 신사업과 새로운 시장에서 기회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에 롯데온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할 예정으로, 최근 부상하고 있는 K패션과 K뷰티를 기반으로 한 버티컬 전략을 통해 중장기적 사업 안정성과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 구조 개선과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데 무게를 두는 전략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도 올해 수장을 교체했다. 지난 1988년 창사 이래 첫 외부 인 영입으로, IT 및 마케팅 솔루션 전문가인 김대일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해 편의점 미래 추진 사업의 방향 설계와 퀵커머스, AI(인공지능) 등 디지털 테크 혁신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웰푸드가 지난해 인도에 아이스크림 '돼지바'를 현지화해 출시한 프리미엄 'Krunch(크런치)'바 3종의 옥외광고가 인도의 한 도로에 전시돼 있다. 사진=롯데웰푸드
◇ 롯데 식품사업 해외 정조준…롯데웰푸드·칠성음료, 해외 영토 확장 적극적
원재료 가격 상승,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포장재 가격 상승 등 여러 복합적인 위험 요인이 있는 가운데 롯데 식품사업의 대표 계열사인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는 해외로 눈길을 돌리며 수익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대표 상품군인 '빼빼로'를 앞세운 글로벌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 2024년 '연매출 1조원 메가 브랜드' 육성 전략을 발표하며 빼빼로를 핵심 제품으로 지정한 바 있는데, 이후 성장세가 탄탄한데 따라 올해도 빼빼로를 주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빼빼로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870억원으로, 전년(701억원) 대비 24.1% 증가했다. 이에 롯데웰푸드는 인도와 중앙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현지 판매' 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7월부터 인도 하리아나 공장에서 빼빼로 생산 라인 가동을 시작한 상태다.
궁극적으로 현지 생산을 확대하면서 물류비와 관세 부담을 낮춘다는 전략이다. 인도 등을 통해 동남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일부 국가까지 판매 지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 확장의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인도에서는 푸네의 빙과 공장도 단계적으로 증설하고 있다.
빼빼로 등 대표 과자제품군 뿐만 아니라 저당, 할랄 등 특화 제품을 강조하면서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등도 공략하는 중이다. 특히 카자흐스탄에서는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를 론칭하는 한편 인구의 다수가 무슬림인 현지 특성을 고려해 젤리 제품에 '할랄(HALAL)' 인증을 받고 수요 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도 해외를 집중 공략하는 중이다. 현재 일본과 중국, 미국, 러시아 등 4곳에 해외 판매법인을 두고 있으며 주력 상품인 '밀키스', '레쓰비', '알로에주스' 등을 수출하고 있는데, 올해는 신규 국가 발굴과 판매 채널 개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할랄 제품 확대를 추진하면서 중동과 동남아 등 신규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주류 부문도 강화하고 있다. 주류의 경우 특히 내수 시장이 침체된 상황인 만큼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주류 유통사 E&J갤로와 협력해 미국 내에 롯데칠성음료 과일소주 브랜드 '순하리'의 판매 지역을 48개주, 판매처를 약 2만4000곳까지 확대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도 해외 유통망 등을 모색하며 해외 주류 사업의 외형을 키운다는 목표다.
최근에는 조직 개편을 단행해 글로벌사업본부 산하로 해외 수출 업무를 담당하던 영업4본부를 포함시켰다. 글로벌 관련 역량을 한데 집결시키면서 효율화를 꾀하고 오는 2030년까지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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