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테크노파크, 전라·충청권 K-방산 스타트업 육성기관 선정
-방사청, 국방전자조달 인증 절차 간소화… 기술기업 진입로 넓힌다
황정아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황정아 의원실]
K-방산의 다음 승부처가 대형 체계기업에서 스타트업 생태계로 옮겨가고 있다. 한쪽에서는 대전테크노파크가 전라·충청권 방산 스타트업 육성 거점으로 선정됐고, 다른 한쪽에서는 방위사업청이 국방전자조달시스템의 인증·승인 절차를 손질했다. 기술을 가진 기업을 발굴하는 일과, 그 기업이 실제 국방조달 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일이 동시에 진행되는 셈이다.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사청이 추진하는 ‘K-방산 스타트업 1단계 육성사업’의 전라·충청권 수행기관으로 대전테크노파크가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방사청이 전액 국비로 추진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서울·수도권, 전라·충청권, 경상·강원권 등 3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수행기관을 선정하고, 첨단 방위산업 분야의 유망 기업을 발굴해 단계적으로 키우는 구조다.
전라·충청권에서는 대전테크노파크가 주관기관을 맡고, 전북테크노파크와 이노폴리스벤처협회, 대전방산사업협동조합, 한국과학기술원 을지연구소가 참여기관으로 들어간다. 대전은 이번 사업을 통해 권역 내 방산 스타트업 15개사를 발굴해 시제품 개발, 성장 로드맵 수립, 인력 양성, 전문 교육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2026년도 총사업비는 15억원으로 전액 국비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단발성 보조금이 아니라 단계별 성장 사다리다. 1단계에서 선정된 기업은 2027년 2단계에서 기업당 5억원, 2028년 3단계에서 기업당 10억원 규모의 후속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초기 기술을 가진 기업이 시제품 제작에서 멈추지 않고, 실제 국방시장 진입과 체계기업 공급망 편입까지 이어지도록 설계된 것이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 D&A 등 방산 앵커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해 B2B 판로를 만드는 점이 눈에 띈다. 방산 스타트업의 가장 큰 한계는 기술 자체보다 실전 납품 경험과 체계기업과의 접점 부족인 경우가 많다. 방사청 사업이 단순 연구개발 지원을 넘어 공급망 연결까지 겨냥하는 이유다.
여기에 대전의 연구개발 역량, 전북의 소재 기반, 대전방산사업협동조합 등 105개 네트워크가 결합된다. AI, 로봇, 드론, 첨단소재 같은 민간 기술을 국방 분야로 전환하고, 이를 시제품 제작과 검증, 공동 연구개발로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방산의 무게중심이 완성 무기체계에서 부품, 소프트웨어, 센서, 소재, 무인체계로 넓어지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황정아 의원은 “대전·세종·충남·충북·전북을 잇는 초광역 방산 스타트업 육성 거점화를 통해, 대전이 방산 스타트업 육성의 중심 도시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며 “AI·로봇·드론·첨단소재 등 권역별 특화기술을 방산 분야로 전환하고, 체계기업 공급망과 유기적으로 연계함으로써 국방 신산업 생태계를 더욱 역동적으로 키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천궁-II 시험발사 장면 [사진=LIG넥스원]
스타트업을 키우는 정책과 함께 조달시장 진입 장벽도 낮아진다. 방사청은 국방조달 참여업체의 편의성과 행정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방전자조달시스템 기능을 개선하고, 27일부터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국방전자조달시스템은 각 군과 조달업체 등록 사용자 약 50만명이 이용하는 국방조달 핵심 시스템이다. 하루 평균 접속자만 2만명에 달한다.
그동안 조달 참여 업체들은 입찰 과정에서 로그인, 신원확인, 전자서명 등 3단계 인증 절차를 반복적으로 거쳐야 했다. 보안이 중요한 국방조달 특성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행정 부담으로 작용했다. 방사청은 인증정보 저장·활용을 위한 보안 조치를 강화해 기존 3단계 인증 절차를 최초 로그인 1회로 줄였다.
조달청 나라장터에서 이미 승인된 사용자가 국방업무 참여를 위해 별도 승인을 다시 받아야 했던 절차도 개선된다. 국가시스템 간 연계·통합 정책에 따라 추가 승인 절차를 면제해 반복적 승인 과정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기술기업이 국방시장에 들어올 때 겪는 행정 비용과 시간을 낮추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흐름은 하나의 메시지로 모인다. 방산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들이 실제 국방조달 시장에 접근하고, 체계기업 공급망에 들어가며, 실전 납품 경험을 쌓을 수 있어야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대전테크노파크의 육성사업이 ‘기술의 출발점’이라면, 국방전자조달시스템 개편은 ‘시장 진입로’를 정비하는 작업이다.
김경호 방사청 기획조정관 직무대리(육군준장(진))는 “이번 개선을 통해 국방조달 시장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불편사항이 해소되고 업무 편의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진행 중인 국방전자조달시스템 고도화사업을 통해서도 사용자 친화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고객과 적극 소통하는 방위사업청이 되겠다”고 했다.
황 의원도 “앞으로도 대전시, 유관부처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지역의 잠재력 있는 방산 스타트업들을 제대로 발굴하고 성장시킬 수 있도록 꼼꼼히 챙겨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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