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뚜렷한 3위권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내 AI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잇따라 경쟁력 있는 자체 모델을 내놓으면서 특정 기업에 국한되지 않은 생태계 전반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AI 분석기관 아티피셜 어낼리시스(Artificial Analysis)는 26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을 미국과 중국에 이어 글로벌 AI 경쟁에서 '뚜렷한 3위 위치'를 구축한 국가로 평가했다.
한국 AI 생태계의 성장 배경으로는 우수한 국내 인재와 공공부문 투자,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등이 꼽혔다. 정부 정책과 민간 기업의 자체적인 기술 개발이 맞물리면서 국내 AI 모델의 경쟁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개발한 AI 모델 상당수가 아티피셜 어낼리시스의 ‘인텔리전스 인덱스(Intelligence Index)’에서 30점 이상의 점수를 기록했다.
인텔리전스 인덱스는 AI 모델의 추론 능력과 지시 이행, 코딩 등 9개 평가 항목을 종합해 성능을 점수화한 지표다.
국내 모델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모티프테크놀로지스의 오픈 웨이트 모델 '모티프3'으로, 47점을 기록했다.
업스테이지의 독점형 추론 모델 '솔라 프로4'는 42점을 받았으며, SK텔레콤의 오픈 웨이트 모델 'A.X K2'는 35점, LG AI연구원의 오픈 웨이트 모델 'K-엑사원 2.0'은 31점을 기록했다.
특히 아티피셜 어낼리시스는 모티프3와 솔라 프로4를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개발된 모델 가운데 인텔리전스 인덱스 점수가 가장 높은 모델로 평가했다. 한국 기업들이 단순히 국내 시장을 겨냥한 AI 모델을 넘어 글로벌 경쟁권에 진입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내 AI 생태계의 외연도 넓어지고 있다. 아티피셜 어낼리시스는 KT와 트릴리온랩스 등이 자체 AI 모델 개발에 뛰어든 점을 언급하며 한국의 AI 모델 개발 생태계가 불과 1년 전과 비교해 한층 두터워지고 경쟁력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역시 이런 생태계 확장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특정 기업 하나를 집중 육성하기보다 여러 기업이 기술 경쟁을 벌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아티피셜 어낼리시스의 평가를 공유하며 국내 AI 생태계의 ‘다수 기업 경쟁’에 의미를 부여했다.
배 부총리는 "더 반가운 것은 한두 기업만의 성과가 아니라는 점"이라며 "독파모 참여 기업 이외에도 한국의 트릴리온랩스, KT도 언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의 모델들도 우리나라에서 나오고 있다"며 "독파모를 시작한 이유는 하나의 국가대표 모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기업이 경쟁하고 성장하며 세계와 겨룰 수 있는 두터운 AI 생태계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는 현재의 3위권 평가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배 부총리는 "3위라는 순위에 만족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도 "오늘은 우리 연구자와 기업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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