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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HD현대일렉트릭, 친환경 절연유 초고압 변압기 상용화…AI 전력난·환경...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 세계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팽창하는 가운데, HD현대일렉트릭이 친환경 절연유를 적용하면서도 냉각 성능을 극대화한 400kV급 초고압 변압기 상용화에 성공했다. 국제 환경 규제가...

HD현대일렉트릭, 친환경 절연유 초고압 변압기 상용화…AI 전력난·환경...

재생에너지 확대에도 수용 한계 노출... 생산 전력 전부 활용 못해

고전압·대용량화 속 냉각·절연 기술 중요성 부각

HD현대일렉트릭, 친환경 절연유 적용 대응하며 글로벌 진입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전력망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변전 설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 세계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팽창하는 가운데, HD현대일렉트릭이 친환경 절연유를 적용하면서도 냉각 성능을 극대화한 400kV급 초고압 변압기 상용화에 성공했다. 국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화재 위험과 토양 오염이라는 기존 절연유의 고질적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한 것으로, 글로벌 에너지 전환 인프라 경쟁에서 결정적인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안정적으로 송·배전하는 전력망 인프라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태양광·풍력처럼 출력이 수시로 변동하는 전원이 계통에 대거 유입되면 전압과 주파수 불안정이 심화된다. 전력망 운영 당국은 자칫하면 대규모 정전 사태를 부를 수 있는 계통 불안을 막기 위해 발전량을 강제로 줄이는 '출력 제한' 조치를 시행할 수밖에 없다.

재생에너지 발전 늘어도… 인프라 부재가 낳은 '강제 중단'

미국 캘리포니아의 경우 2024년 한 해에만 전력망 수용 한계로 버려진 재생에너지 전력이 약 3.4TWh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5월 봄철 경부하기에 육지 계통에서 사상 첫 강제 출력 제어가 시행됐다. 전력거래소는 당시 낮은 전력 수요와 높은 신재생 발전량으로 인해 육지 전력계통 불안정이 우려된다고 공지한 바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증가 속도와 전력망 수용 능력 간의 격차가 확대되면서, 생산된 전력을 모두 활용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초고압 변압기와 환경 규제에 따른 '에스테르유' 사용

전력망 병목 현상이 심화되자 전압을 조절하고 전력 흐름을 안정화하는 핵심 설비인 초고압 변압기 수요가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업계 IR 자료에 따르면 과거 평균 1년(52주) 수준이던 400kV급 대형 변압기의 납기는 현재 150주까지 늘어났다. 일부 글로벌 제조사는 이미 2028년 이후 물량까지 수주를 마감한 상태로, 명실상부한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다.

수요 급증과 함께 설비의 안전 기준도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대형 변압기 내부에는 수만 리터의 절연유가 채워지는데, 설비가 대형화될수록 누유로 인한 토양·수질 오염과 과열에 따른 화재 위험이 커진다. 특히 해상 풍력 단지나 산악 지대처럼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이 집중되는 지역은 사고 발생 시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환경·안전 리스크가 더욱 부각된다.

이 같은 배경에서 유럽 전력망을 중심으로 친환경 에스테르 절연유 적용 의무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에스테르유는 기존 광유 대비 인화점이 2배 이상 높고(약 300도), 유출 시 90% 이상 생분해되어 환경 피해를 최소화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전력 운영사들은 고전압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절연 성능을 유지하는 친환경 에스테르유 변압기를 공급자 선정의 기준으로 요구하고 있다.

친환경 오일의 한계… HD현대일렉트릭이 뚫어낸 냉각 기술

HD현대일렉트릭이 제작한 국내 최대 용량 친환경 절연유 적용 변압기. /HD현대일렉트릭

에스테르 절연유는 화재 안전성이 높은 대신, 기존 광유보다 점도가 약 2.5배 높다는 단점이 있다. 점도가 높을수록 변압기 내부를 흐르는 속도가 느려지고, 내부 열을 방출하는 냉각 효율도 떨어진다. 특히 초고압 환경에서는 이러한 열 축적이 기기 내부를 손상시켜 기기 수명을 단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에스테르 절연유를 적용한 초고압 변압기는 기존 광유 기반 제품보다 설계 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친환경 절연유를 적용한 400kV급 초고압 변압기의 경우, 생산 가능한 기업이 극소수에 불과해 장기적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져왔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러한 기술적 제약을 넘어, 400kV 460MVA급 친환경 절연유 변압기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영국 전력망 운영사 '내셔널그리드' 변전소에 공급될 예정이다. 460MVA는 중소 도시 수십만 가구에 동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대용량이다. 400kV 초고압과 대용량이라는 두 조건 아래 에스테르유의 냉각 한계를 극복한 것은, 강화된 글로벌 환경 규제와 기술적 고사양 요건을 동시에 충족한 사례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이 변압기는 절연·냉각 성능과 신뢰성이 모두 요구되는 기술 집약적 제품”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친환경 전력기기 시장 대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전환 속도, 인프라 공급이 관건

친환경 변압기 시장의 성장 궤도는 가파르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친환경 변압기 시장 규모는 2024년 12억 2000만 달러에서 2030년 18억 1000만 달러(약 2조 5340억 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6.9%로 예상된다. 이 시장의 변수는 에스테르유 400kV급 제품처럼 공급 가능한 기업이 사실상 손에 꼽힌다는 점이다.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은 "에너지 전환의 실질적 속도는 발전 설비 숫자가 아니라, 전력망에 대한 투자와 이를 뒷받침하는 고사양 전력기기 공급 능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HD현대일렉트릭의 이번 성과는 단순한 제품 개발을 넘어, 에너지 전환 시대의 인프라 경쟁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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