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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HBM4 속도' 고심하는 SK하이닉스…2가지 버전 순차 공급할까

이후 삼성전자의 HBM4 속도가 11.7Gbps를 충족하자, 최근 공급사들에 11.7Gbps로 기준을 올릴 것을 요구 중이다. 반도체 업계 한 소식통은 "엔비디아의 HBM4 요구 사양은 11.7Gbps와 10.6Gbps다. SK하이닉스의 HBM4는 10.6Gbps의...

'HBM4 속도' 고심하는 SK하이닉스…2가지 버전 순차 공급할까

SK하이닉스의 HBM4 12단 샘플. (사진제공=SK하이닉스)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HBM4 퀄테스트 막바지 작업을 남겨두고 있지만,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속도가 나오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11.7Gbps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올해 10.6Gbps 속도의 HBM4를 우선 공급하고, 내년에 11.7Gbps 속도의 HBM4를 공급할 것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당초 HBM4 속도 기준으로 8Gbps를 요구했지만, 지난해 이를 10Gbps로 상향 조정했다. 이후 삼성전자의 HBM4 속도가 11.7Gbps를 충족하자, 최근 공급사들에 11.7Gbps로 기준을 올릴 것을 요구 중이다.

반도체 업계 한 소식통은 "엔비디아의 HBM4 요구 사양은 11.7Gbps와 10.6Gbps다. SK하이닉스의 HBM4는 10.6Gbps의 속도를 충족하지만, 11.7Gbps에는 도달하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HBM4에 1b D램을 사용한 데 반해 삼성전자는 이를 한 단계 더 높인 1c D램을 활용했다. 또 베이스 다이 제조를 위해 SK하이닉스는 TSMC의 12나노 공정을 활용한 반면, 자체 파운드리가 있는 삼성전자는 4나노 공정을 이용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고객사 요청에 따라 최고 속도를 내는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지만, 속도가 얼마나 되는 지에 대해서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SK하이닉스에 정통한 소식통은 "SK하이닉스가 1b D램과 12나노를 선택한 것은 수익성과 안정성 때문"이라며 "높은 사양의 D램을 고객들에게 먼저 공급한 뒤, 품질 검증이 이뤄지면 프리미엄 제품인 HBM4에 활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58%라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만일 HBM4 속도를 위해 1b D램을 1c D램으로 변경할 경우, 개발 비용으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1b D램을 채택한 HBM3E 및 HBM4는 수율이 70~80%에 도달, 수익성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1b D램과 12나노 베이스 다이 공정은 속도를 높이는 데 다소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11.7Gbps 속도 충족을 위해 HBM4 재설계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샘플은 11.7Gbps 속도 구현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재설계를 진행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해당 HBM4 샘플은 엔비디아 퀄테스트 통과 여부가 올해 말 결정될 것으로 보여 공급 시기는 내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부스에 전시된 HBM4 실물과 구조 모형. (사진=채윤정 기자)

엔비디아는 '베라 루빈' 플랫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성능별로 공급망을 나누는 '듀얼 빈' 전략을 채택할 것이 유력하다. 특히 지난해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가 체결한 HBM4 계약에서 엔비디아는 70%의 물량을 SK하이닉스로부터 공급받기로 결정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는 두 가지 HBM4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이렇게 되면 11.7Gbp의 최상위 제품은 삼성전자만이 공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만 HBM4를 공급할 경우, 엔비디아는 공급 부족 현상을 겪게 된다. 마이크론도 HBM4 출하를 시작했다고 밝혔지만, 마이크론은 생산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대량 생산이 어렵다. 따라서 베라 루빈에 탑재하는 HBM4 사양을 10.6Gbps와 11.7Gbps로 나눠 출시할 것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제7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HBM4 공급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여전히 승승장구할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HBM 공급이 줄어들더라도 해당 생산라인을 범용 D램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HBM와 범용 D램은 후공정 라인만 다를 뿐, 나머지 공정은 대동소이해 전환이 용이하다.

따라서 당장 수익성 악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한 HBM3E에서는 SK하이닉스가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이런 전망의 배경이 되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교수는 "SK하이닉스가 1b D램과 12나노 베이스 다이 공정을 채택하면서 HBM4 속도를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기술력만 볼 때 삼성전자의 판정승"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엔비디아는 안정적인 공급 물량을 제공받기 위해 SK하이닉스를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 HBM4가 속도에서 더 우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당분간 양사가 엔비디아에 물량을 동시 공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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