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PC게이머
자율주행차 확산에 따라 차량당 디램(DRAM) 수요가 300GB 이상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중장기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더 레지스터(The Register)와 톰스 하드웨어 등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실적 발표 후 지오펜싱 기반 레벨4(L4) 자율주행차 도입이 확대되면 차량당 메모리 BOM이 현재 약 16GB에서 300GB 이상으로 늘어나 자동차용 메모리 수요의 강력한 장기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전망은 단순한 수요 증가를 넘어 메모리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현재 자동차 메모리는 안정성과 내구성을 중시한 저용량 중심 시장이지만, L4 이상의 자율주행이 증가할 경우 AI 연산과 실시간 데이터 처리 부담이 급격히 커지면서 고용량·고대역폭 메모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PC 게이머(PC Gamer)에 따르면 마이크론이 이미 자율주행차 등 고성능 차량에 들어갈 자동차용 1γ(감마) LPDDR5 DRAM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차량용 메모리 시장이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고용량·고성능 중심으로 빠르게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새로운 수요가 늘어나는 사업 기회가 되는 동시에 관련 기술 개발과 생산 능력 확대 경쟁을 더 서둘러야 하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긍정적 측면은 지금까지 메모리 수요를 스마트폰과 서버가 주로 이끌어왔다면 앞으로는 자동차와 로봇이 새로운 대형 수요처가 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특정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제품군을 더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어 실적 변동성을 줄이고 수익 기반을 안정적으로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엔비디아가 BYD, 지리, 닛산 등과 협력해 L4 자율주행 플랫폼 드라이브 하이페리온(Drive Hyperion)을 확산시키고 있는 점은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실제 양산 단계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는 변수다. 이는 HBM 중심으로 형성된 AI 메모리 수요가 자동차 영역까지 확장되는 연산 수요의 외연 확대로 해석된다.
다만 톰스 하드웨어가 지적했듯 레벨4(L4) 자율주행차는 아직 가격이 높고 관련 규제 체계도 충분히 정비되지 않아 본격적인 대중화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차량용 메모리 수요가 당장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단정하기보다 실제 시장 확대 시점에 맞춰 생산설비를 언제 얼마나 늘릴지가 과제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업계가 차세대 메모리 후보로 주목하는 HBF를 둘러싼 3사의 전략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은 HBF가 저장 용량을 키우는 데는 장점이 있을 수 있어도 속도·전력효율·데이터 보존성 등 실제 상용화에서 따져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더 레지스터에 따르면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HBF가 저장 용량을 늘리는 데는 장점은 있지만, 기술과 시장 모두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실제 사업성이 있는지는 더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같은 신중론은 HBF를 차세대 핵심 메모리로 적극 육성하는 SK하이닉스의 전략과 뚜렷한 온도 차가 느껴진다. 즉 HBF를 기존 HBM을 한 단계 확장한 차세대 기술로 보고 2027년 초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서두르는 한편 샌디스크와 글로벌 표준화 컨소시엄까지 출범시켜 HBM 이후의 새 주도권까지 선점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아직 HBF 사업화 계획을 공식적으로 내놓지는 않았지만 2020년대 초부터 관련 연구를 꾸준히 이어온 데다 최근에는 잇따라 특허도 확보하면서 당장 전면에 나서지는 않더라도 차세대 메모리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가능성에 대비해 필요한 기술 기반과 사업화 선택지를 차근차근 쌓아가는 단계로 해석된다.
이번 마이크론의 발표는 첫째, 자율주행과 로봇 확산이 메모리 수요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중장기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 둘째, HBF와 같은 차세대 메모리 기술에 대해서는 아직 시장 검증이 충분치 않다는 점에서 공격적 투자보다는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해 준다.
이에 따라 향후 메모리 업계는 'HBM → HBF → 자동차용 초고용량 DRAM'으로 이어지는 기술·수요 축을 놓고 각 기업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경쟁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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