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속·복합 지식 편집 기술(MemEIC)을 개발한 성 진 연구원(왼쪽에서 3번째)과 ETRI 최신성과제팀. ETRI 제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언어지능연구실 임수종 실장 연구팀이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성균관대학교와 공동으로 개발한 ‘연속·복합 지식 편집 기술(MemEIC)’이 세계 최고 권위의 인공지능 학술대회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 2025’에 채택됐다고 24일 밝혔다.
최근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처럼 이미지와 텍스트를 동시에 이해하는 멀티모달 AI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이들은 새로운 정보를 배우거나 기존 정보를 수정하면, 예전에 배운 지식까지 함께 잊어버리는 ‘치명적 망각’ 현상이 발생한다. 즉 AI가 새로운 것을 배우면 이전에 알던 것을 잊어버리는 일종의 ‘AI의 건망증’이 생기는 것이다.
ETRI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복합적인 질문에도 정확하게 답할 수 있는 지식 편집 AI 기술을 새롭게 개발했다. 기존 방식에서는 AI 내부의 핵심 파라미터를 직접 수정해 지식을 바꾸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지만, 이는 지식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저장된 정보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새로운 정보를 AI 내부가 아닌 외부 메모리에 저장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러한 보조기억장치를 추가하는 방식은 필요할 때만 정보를 불러와 사용하는 구조로, 기존 모델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유연하게 추가할 수 있어 확장성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MemEIC은 사람의 뇌가 좌뇌와 우뇌로 나뉘어 서로 다른 역할을 하듯이 이미지 관련 시각 정보는 ‘시각 어댑터’에, 텍스트 관련 언어 정보는 ‘언어 어댑터’에 각각 독립적으로 저장한다. 그리고 AI가 이미지와 텍스트를 함께 이해해야 하는 복합적인 질문을 받으면 ‘지식 커넥터’가 두 정보를 문맥에 맞게 연결해 답을 만든다.
연구진은 기술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1278개 항목으로 구성된 복합 지식 편집 벤치마크(CCKEB)를 구축하고, 수백 건의 지식을 순차적으로 편집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MemEIC 기술은 복합 질문 정확도 약 70%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기술들이 36~52%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향상된 성능이다. 또한 새로운 지식을 추가한 뒤에도 기존 질문에 대한 답이 변하지 않아 응답 안정성이 유지되는 ‘지역성(Locality)’보존 특성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AI의 망각 현상을 완화하는 수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연속적인 지식 편집과 복합 추론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동시에 해결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논문 주저자인 ETRI 언어지능연구실 성 진 연구원은 “기존 방식은 시각 지식과 언어 지식을 한 번에 수정하는 과정에서 서로 간섭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지만, MemEIC은 두 지식을 독립적으로 저장하고 필요할 때만 연결하는 구조를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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