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사진=김호성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400조원 규모에 진입했다. 시가총액 역시 400조원을 넘어서는 등 시장 외형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 상장된 1093개 ETF 종목의 순자산 총액은 404조2230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자산 총액 398조1246억원을 기록한 14일과 비교해 하루새 2조원 이상 늘었다. 집계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기대감으로 코스피가 2% 이상 상승하면서 순자산 총액 증가 속도도 평소와 비교해 빨랐다.
15일 기준 ETF 시가총액도 404조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ETF 시장이 2002년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 100일 만에 100조 증가…가속 붙은 성장
ETF 시장 확대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2023년 6월, 2025년 6월에 각각 100조원, 200조원을 돌파한 뒤, 올해 1월 300조원을 넘어서는 등 기하급수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00조원에서 200조원까지는 약 2년, 200조원에서 300조원까지는 200일 이상이 소요됐지만 300조원에서 400조원까지는 불과 100일 안팎이 걸렸다. 올해 들어서는 하루에 1조원씩 증가한 셈이다.
거래대금도 급증했다. 올해 ETF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4414억원으로 2024년 3조4809억원 대비 5배 이상 늘어났다.
주가 상승과 자금 유입이 동시에 이뤄진 결과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이 50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 연금·증시 동반 성장…연내 500조 전망
국내 증시 활황과 퇴직연금 자금 유입이 ETF 성장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글로벌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상승률을 보이면서 ETF 투자 수요가 확대됐다.
특히 DC·IRP 등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ETF 투자 확대가 시장 성장 속도를 끌어올렸다. 거래 편의성과 낮은 비용, 분산투자 효과가 맞물리며 개인 투자자 유입도 크게 늘었다.
◆ 국내주식형 ETF 급성장…시장 구조 변화
ETF 시장 내부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 미국 주식형 ETF가 성장을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국내 주식형 ETF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국내 주식형 ETF 순자산은 173조원으로 해외 주식형 ETF 108조원의 1.6배 수준까지 커졌다. 연초만 해도 해외 주식형이 더 컸던 것과 대비된다.
현재 최대 ETF는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KODEX 200으로 시가총액이 21조원대다.
해외주식형 ETF의 순자산(108조원)의 1.6배 수준이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국내주식형 상품 규모(43조원)가 해외주식형(53조원)을 밑돌던 것과 대비된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몸집이 큰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이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상품으로시총이 21조원대다.
두산·카카오와 비슷한 수준으로 HD현대·LG전자(20조원) 등보다 규모가 크다. 연초에만 해도 최대 규모 ETF는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S&P500을 추종하는 상품이었지만 코스피 상승 랠리로 인해 순위표가 달라졌다.
전례 없는 불장이 이어지며 ETF를 통한 간접 투자가 늘고 있다. 올해 ETF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17조원 수준으로, 2024년(3조5000억원), 2025년(약 5조5000억원)에서 크게 늘어났다.
운용사들은 앞다퉈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담은 상품을 출시해 연금계좌 투자 수요까지 겨냥하고 있다
코스피 상승 영향으로 ETF 순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ETF는 주식처럼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면서도 주식, 채권, 원자재,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낮은 비용과 접근성으로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향후 시장 확대 동력으로는 액티브 ETF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꼽힌다. 규제 완화가 예고되면서 상품 다양화와 함께 추가 성장 가능성이 거론된다.
ETF 시장은 증시 상승과 연금 자금 유입을 기반으로 외형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단기간 급성장을 넘어 금융시장 핵심 투자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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