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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SS·소형 배터리 회복세…K동박, '전방 산업 다변화'로 전기차 캐즘 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AI 데이터센터와 차세대 반도체 칩에 대한 투자를 지속...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현재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칩에 대한...

ESS·소형 배터리 회복세…K동박, '전방 산업 다변화'로 전기차 캐즘 돌...

1분기 실적 저점 통과…전기차 의존도 낮추고 글라스기판·ESS로 수익 구조 재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동박 제품. [사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국내 동박 업계가 전기차 수요 정체기인 '캐즘'의 파고를 넘기 위해 사업 구조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간 매출의 절대 비중을 차지했던 전기차(EV)용 동박 부문의 부진을 에너지저장장치(ESS), 소형 가전, 그리고 인공지능(AI) 반도체용 하이엔드 동박으로 메우며 뚜렷한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 1분기 실적 '바닥' 확인…일회성 요인 넘어 펀더멘털 개선

최근 발표된 1분기 경영 실적에 따르면, 국내 동박 3사(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SKC, 솔루스첨단소재)는 여전히 영업 적자를 기록했으나 그 폭을 대폭 줄이며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1분기 영업손실 50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손실을 크게 개선했다. 지난해 4분기 이 회사의 영업손실 규모는 338억원이었다.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 환입과 말레이시아 공장의 가동률 회복이 주효했다.

특히 유럽향 EV 물류 지연에도 불구하고 북미 ESS향 출하가 늘어나며 실적 방어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1분기는 유럽 EV향 출하 지연 및 북미 고객사의 가동 중단 영향으로 EV향 매출이 줄었지만, 고객사의 ESS 전환 가속화에 따라 ESS향 판매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며 "회로박 매출 역시 전 분기에 이어 견조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SKC는 1분기 이차전지(배터리)·반도체·화학 소재 등 전 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EBITDA(상각전영업이익)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EBITDA가 100억원을 기록해 2023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28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이 크게 축소됐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매출 1569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외형 성장을 이뤘다. 특히 북미 지역 동박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95% 늘었고, ESS용 판매량 역시 132% 급증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이와 함께 말레이시아 공장의 생산성이 향상되며 말레이시아 법인 기준 분기 EBITDA 흑자를 달성하는 등 수익 회복이 본격화됐다.

SKC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는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 확대와 함께, 말레이시아 중심 생산에 따른 원가 구조 혁신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솔루스첨단소재 역시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3.6% 증가한 1926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로 돌아섰다.

전지박(EV 배터리용 동박) 매출은 61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7% 증가했으며, 2분기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신규 수요와 BESS(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 공급이 본격화되며 사상 최대 매출이 기대된다.

솔루스첨단소재 헝가리 전지박 공장. [사진=솔루스첨단소재]

◇ 'AI 모멘텀' 탄 회로박과 글라스기판…미래 먹거리 선점

단순한 배터리 소재를 넘어 고부가가치 시장인 AI 및 반도체 분야로의 진출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솔루스첨단소재는 AI 가속기 및 데이터센터용 하이엔드 동박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인 '루빈(Rubin)' 모멘텀과 함께 고성능 AI 서버용 기판(CCL)의 메인 벤더로서 하반기 강력한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SKC는 동박 사업의 효율화와 동시에 차세대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글라스(유리)기판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26년을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선포한 SKC는 현재 고객사 인증 및 수율 확보 단계에 진입했으며, 7월 이후 본격적인 신뢰성 테스트를 거쳐 반도체 패키징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준비를 마쳤다.

SKC는 "현재 글라스기판은 제품 설계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높이는 한편, 제조 운영 체계를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며 "특히 글로벌 주요 장비사와의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소재 품목을 다변화함으로써 공급 안정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글라스기판 사업은 제조 신뢰성 강화를 위해 에코시스템 협력도 확대했다"며 "2분기에는 글라스기판 신뢰성 평가용 샘플 제작과 복수의 고객사와 논의 중인 신규 프로젝트를 검토할 계획이다. 연내 실효성 평가를 완료하는 게 목표다"라고 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AI 데이터센터와 차세대 반도체 칩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함에 따라, 고속·대용량 데이터 전송을 위한 AI용 초극저조도(HVLP) 회로박에 대한 구조적 공급 부족을 전망했다.

이에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제시한 회로박 생산 확대 로드맵을 가속화해 기존 연간 3700톤 수준이던 회로박 생산량을 2027년 1만6000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2028년 이후 3단계 추가 증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4년을 기점으로 2026년 현재 제품의 포트폴리오가 EV용 전지박 중심에서 ESS, 고부가 회로박 및 전동공구·모바일 등으로 고도화하고 있으며,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용 니켈 도금 동박 및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현재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칩에 대한 대규모 설비투자(CAPEX)로 AI 데이터센터의 대용량 데이터 처리와 초고속 전송을 위한 HVLP 회로박의 지속적 수요 증가가 전망되고 있다"며 "글로벌 AI용 회로박 수요는 2025년 4만4000톤을 기점으로 2030년 14만1000톤으로 3배 이상 커지고, 매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사의 회로박 추가 증설은 현재 콘셉트 설계 단계로, 투자 계획이 구체화되면 시장과 소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탈중국' 공급망과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

대외 환경 변화도 'K동박'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의 '탈(脫)중국' 공급망 구축 노력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현지 생산거점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말레이시아 공장의 가동률을 하반기 90% 이상으로 끌어올려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유럽 내 유일한 전지박 생산거점과 캐나다 공장을 보유한 강점을 활용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직접 계약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동박 업계는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둔화에 매몰되지 않고 체질 개선에 성공하고 있다.

ESS와 소형 배터리의 견고한 수요가 실적의 하방을 지지하는 가운데, AI 반도체용 하이엔드 동박과 글라스기판 등 차세대 먹거리가 상용화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하반기 가동률 상승과 더불어 AI 인프라 확산에 따른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가 이뤄진다면, 내년에는 K동박이 본격적인 '슈퍼 사이클'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굿모닝경제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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