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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와 FP&A의 만남 [이장환 박사의 FP&A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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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와 FP&A의 만남 [이장환 박사의 FP&A 인사이트]

2026.07.01 10:48

2026.07.0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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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FO Insight]

이장환 재무금융학 박사 [現 SK에코프라임 CFO, 前 AK홀딩스 CFO(CSO 겸직)]

지속 가능성을 숫자로 증명하라

이장환 재무금융학 박사 [現 SK에코프라임 CFO, 前 AK홀딩스 CFO(CSO 겸직)]

'과거의 회계가 기업이 '무엇을 벌었는가'를 기록했다면, 미래의 회계는 기업이 '어떻게 벌었는가'를 증명해야 한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2015년 9월, 독일 폭스바겐의 주가는 단 이틀 만에 30% 이상 폭락했다. 배출가스를 조작한 사실이 들통난 '디젤게이트' 사건이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300억 달러가 넘는 벌금, 수백만 대의 리콜, 그리고 무엇보다 회복하기 어려운 브랜드 신뢰 붕괴였다. 반면 같은 해, 탄소 배출권 판매로 한 해에만 수천억 원을 챙긴 기업이 있었다. 바로 테슬라였다. 두 회사의 운명을 가른 것은 기술 격차가 아니었다. '지속 가능성을 전략으로 삼았느냐'의 차이였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가 된 지 오래지만, 많은 기업에서 ESG는 여전히 홍보팀이나 사회공헌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공시를 위한 아름다운 문구는 넘쳐나지만, 그것이 기업 가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는 찾기 어렵다. ESG가 진정한 경쟁력이 되려면 재무 기획(FP&A)의 언어로 번역돼야 한다. ESG를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로 연결하기 위한 FP&A의 역할 세 가지를 제안한다.

ESG를 '돈이 되는 언어'로 번역하라

FP&A는 ESG라는 추상적 개념을 재무 언어로 번역하는 통역사가 돼야 한다. 기업 가치는 결국 미래 현금흐름을 자본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ESG 경영은 이 두 축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 탄소 배출을 줄이면 미래 탄소세 부담이 줄어 비용이 절감되고, 친환경 제품은 프리미엄 가격을 받을 수 있어 매출도 늘어난다. 여기에 ESG 등급이 높은 기업은 기관투자가들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기 때문에 자본비용이 낮아진다. 결국 기업 가치 전체가 올라가는 구조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즉 '그린스틸' 전략을 추진하며 탄소 배출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친환경 제품 프리미엄을 확보하고 있다. 탄소 배출량이라는 비재무 지표가 원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것이다. FP&A의 역할은 이런 인과관계를 수치로 모델링해 경영진 앞에 명확히 펼쳐 보이는 것이다.

ESG 목표를 예산과 예측에 집어넣어라

ESG 목표와 재무 목표가 따로 노는 '이중 경영'은 조직의 에너지를 낭비시킨다. 예산을 짤 때부터 ESG 투자가 우선순위에 포함돼야 하고, 분기별 실적 예측에서도 탄소 배출권 확보 현황이나 공급망 ESG 리스크가 함께 시뮬레이션돼야 한다.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환경 목표를 사업 예산의 핵심에 배치한다. 헌 옷 수선 서비스에 투자하고,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광고를 직접 냈다. 단기적으로 새 제품 판매를 포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소비를 줄이는 브랜드'라는 희소한 포지션을 구축해 장기 매출을 오히려 늘렸다. ESG 목표가 예산 편성의 출발점이 되어야 이런 역설적 성공이 가능하다.

자본 투입의 기준에 ESG를 포함시켜라

CFO의 가장 강력한 권한은 돈을 어디에 쓸지 결정하는 것이다. 투자 심사에서 수익률(ROI)이나 순현재가치(NPV)만 보는 시대는 지났다. 여기에 'ESG 임팩트 가중치'를 공식 기준으로 추가해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설비 증설 대신 배터리와 그린 케미컬 사업에 수조 원을 집중 투자했다. 당장의 수익성보다 미래 환경 규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자본 배분 결정이었다. ESG 성과를 구성원의 인센티브와 연동할 때, 비로소 조직 전체가 ESG를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의 실질적 업무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ESG 전략 원칙들이 실제 우리 조직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냉정하게 마주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제안하는 '성찰의 지표'들로 귀사의 ESG 경영 수준을 다시 점검하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숫자로 뒷받침되지 않는 ESG는 '그린워싱(위장환경경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FP&A는 ESG 데이터의 검증자가 되어 비재무적 가치를 재무적 언어로 정제하고, 이를 전략 의사결정의 핵심 도구로 만들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성장은 선언이 아니라 숫자로 증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재무적 지표를 전략에 연결했다면, 이제 실제 자본을 투입하는 정교한 판단이 남는다. 다음 편에서는 FP&A가 비즈니스의 미래를 결정짓는 자본 투입의 원칙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투자 의사결정 설계, FP&A의 프레임>을 주제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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