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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ditorial-우리 생각엔…]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새 모델 확립 계기 삼...

외국의 빅테크들이 개인 평가를 기반으로 각자에게 차등적 성과급을 지급하는 데 반해, 우리 기업들은 조직 전체에 성과급을 뭉뚱그려 지불하는 관행을 이어오고 있다. 연공서열에 의해 호봉제가 유지되고, 진급도 그...

[Editorial-우리 생각엔…]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새 모델 확립 계기 삼...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삼성전자 노사 간 대립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노사 양자 사이에 빚어진 분쟁이 노노 간 갈등 등으로 다변화되면서 명분뿐 아니라 체면마저 잃어가고 있다는 평을 듣기에 이른 것이다.

삼성전자의 성과급 갈등은 우리 사회에 기업, 그것도 국가 기간산업 또는 전략산업 부문의 기업이 거둔 경제적 과실을 회사 구성원들이 독점하다시피 하는 게 옳은가 하는 근본적 물음을 던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산업화 이후 전통적으로 철강·석유화학·조선·에너지 등을 국가 기간산업이자 전략산업으로 다루며 국가적 지원을 실시해왔다.

근래 들어 여기에 전기·전자 부문의 반도체가 추가되더니 이젠 이 산업이 우리나라 전체를 먹여 살리는 대표 업종으로 자리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호응해 정부도 반도체특별법(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 국가적 지원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통해 정부는 적절한 정책을 수립하고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전력과 용수, 토지 공급 등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행정 서비스와 재정을 적극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아직 미약하다지만 전국민이 반도체 산업 지원·육성에 발벗고 나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이 일군 경제적 성과는 삼성전자 임직원들만의 몫이 아님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생산에 참여한 임직원들의 노고도 중요하지만, 반도체 산업이 일군 성과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기여도가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 같은 기술·자본 집약적 산업의 경우라면 노동의 기여도는 일반 제조업보다 낮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건설이나 철강 등처럼 노동 집약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과 대비된다는 뜻이다.

이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거둔 영업이익의 대부분은 초격차 유지 및 확대를 위한 기술 또는 설비 투자와 주주에 대한 배당에 주로 할애하는 게 정도라 할 수 있다. 이중 주주에 대한 배당 확대는 도의적 차원에서도 마땅히 이뤄져야 할 일이다. 주주들이야말로 기업이 어려울 때 금전적 손해를 감내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주주들과 달리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회사가 어려울 때도 기존의 임금을 보장받으며 기득권을 유지했던 사람들이다. 심지어 삼성전자가 이듬해에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못했을 만큼 경영이 어려웠던 2023년에도 회사 직원들은 성과급을 받지 못했을 뿐 기본임금을 꼬박꼬박 챙길 수 있었다. 이 점을 생각한다면 이익이 커졌을 때만 그에 비례해 성과급을 산정해달라는 것은 꽤나 염치없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함께 세계적 반도체 슈퍼사이클 주기를 맞아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같은 호황은 길어야 1~2년에 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전망이다. 산업 특성상 반도체는 후발 업체들과의 초격차를 유지하거나 확대해야만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부문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이익이 크게 났을 때일수록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합리적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삼성전자 1대 노동조합인 초기업노동조합은 영업이익의 15%를 DS(반도체) 부문 구성원들에게 내놓으라 요구하며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이들 요구대로라면 올해 예상되는 영업이익에 대한 DS 부문의 1인당 성과급은 평균 6억원 내외이다. 이로 인해 1인당 노동가치가 과연 얼마인가 하는 의문까지 일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사태는 앞서 삼성전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린 바 있는 외국의 글로벌 기업 어디에서도 일어난 적이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외국의 빅테크들이 개인 평가를 기반으로 각자에게 차등적 성과급을 지급하는 데 반해, 우리 기업들은 조직 전체에 성과급을 뭉뚱그려 지불하는 관행을 이어오고 있다. 연공서열에 의해 호봉제가 유지되고, 진급도 그 기준에 따라 이뤄지다 보니 성과급 배분도 자연스럽게 그 기준을 토대로 진행되는 게 관행화된 것이다.

지금 같은 연공서열제가 유지되는 한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은 영업이익이 크게 날 때마다 재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의 등쌀에 못 이겨 기업들 사이에 성과급 키우기 경쟁이 벌어질 개연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를 해소할 유일한 방안은 이제부터 우리 기업들도 비논리적인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능력에 맞게 각각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나가는 일일 것이다. 그중 하나가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노조의 동의 없이도 변경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시대에 맞게 개정해주는 일이다. 우선 이 부분을 개선해 성과급제의 기본 운영틀을 새로 마련하지 않는 한 성과급 관련 갈등의 해소는 요원한 과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대표 필자 편집인 박해옥

박해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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