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CJ대한통운과 롯데호텔이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 국내 피지컬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리얼월드(RLWRLD)와 협업해 사람 손의 미세한 움직임과 작업 감각까지 AI에 학습시키며 물류·호텔 산업의 차세대 운영 체계 구축에 나선 모습이다. 생성형 AI 이후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기술로 피지컬 AI가 부상하면서 양사가 선제적인 데이터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리얼월드에 따르면 CJ대한통운, 롯데호텔과 협력해 물류·서비스 현장의 작업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물건 집기와 진열 정리, 냅킨 접기, 와인잔 세척 같은 사람의 손동작을 영상·촉각·토크(힘) 데이터로 변환해 휴머노이드 로봇 학습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28~2029년 산업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본격 투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CJ대한통운은 물류센터 내 상하차와 피킹, 상품 분류·적재 공정 데이터 등을 확보하며 물류 특화 휴머노이드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이미 AI와 로보틱스를 미래 핵심축으로 내세운 CJ대한통운은 최근 ‘국제물류산업대전’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2대를 활용한 박스 피킹·완충재 투입 작업 시연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물류용 AI 휴머노이드 공동 개발 협약도 체결, 현장 검증과 단계적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롯데호텔 역시 객실 정비와 식음 서비스 준비 업무를 중심으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실제 직원들이 카메라와 모션 추적 장비를 착용한 채 반복 작업을 수행하면 이를 로봇 학습 데이터로 변환하는 구조다. 현재 실험 단계에서는 로봇이 컵을 조심스럽게 옮기거나 기본적인 정리 작업을 수행하는 수준까지 구현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호텔은 오는 2029년까지 객실 청소와 비품 운반 등 비대면 백오피스 업무에 로봇을 우선 도입한 뒤 컨시어지와 체크인 등 고객 접점 서비스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로봇 렌털 사업도 검토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리얼월드가 자체 개발한 로보틱스 기반 모델(RFM) 'RLDX-1'이다. 이 모델은 시각·언어뿐 아니라 토크·촉각·작업 기억까지 통합 처리하는 '정교한 손동작 우선(Dexterity-First)' 구조를 적용했다. 단순히 사물을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접촉 순간의 압력 변화와 미세한 힘 조절까지 학습하는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에서는 엔비디아의 'GR00T'와 피지컬 인텔리전스 'π0' 등을 제치고 최고 수준 성능을 기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류중희 리얼월드 대표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RLDX-1 출시 행사에서 "현재 공장 자동화율은 75%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남은 25%는 여전히 인간 수준의 손재주가 필요한 영역"이라며 "호텔과 편의점 같은 서비스업은 생산거점을 해외로 이전할 수도 없는 만큼 휴머노이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최근 휴머노이드 가격도 크게 낮아지면서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도 산업 현장 도입 장벽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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