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카오뱅크
[서울와이어=박동인 기자] 윤호영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금융 혁신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앞으로의 10년 청사진을 공개했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를 단순 인터넷전문은행이 아닌 결제·투자·비은행 계열사를 아우르는 ‘종합금융플랫폼’으로의 전환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AI 네이티브 뱅크’ 구축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몽골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비욘드 뱅크’ 선언…결제·투자 확장으로 종합금융플랫폼 전환 가속
윤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6 카카오뱅크 프레스톡’ 기자간담회에서 기존의 단순 송금과 예적금을 넘어 결제와 투자 영역으로 고객 가치를 혁신하는 ‘비욘드 뱅크(Beyond Bank)’ 계획을 알렸다.
2700만 명에 달하는 압도적인 앱 가입자와 70조원 규모의 수신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의 일상 속 결제와 생애주기별 자산 관리 등으로 은행의 역할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윤 대표는 올 하반기부터 결제 시장 내 지배력을 한층 강화한다고 밝혔다. 고객 맞춤형 혜택을 담은 체크카드를 비롯해 청소년과 외국인을 위한 전용 카드, 자사의 두 번째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등 다양한 신규 상품을 통해 일상 속 소비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올 3분기에는 여러 곳에 흩어진 결제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결제홈’을 신설해 편의성을 극대화한다. 다가오는 2분기에는 고객이 외부 금융상품을 한눈에 비교하고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전용 ‘투자 탭’도 선보이며 종합 자산 관리 플랫폼으로서의 도약을 알렸다.
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6 카카오뱅크 프레스톡’ 기자간담회에서 윤호영 대표이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동인 기자
특히 그간 시중은행과 대형 증권사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퇴직연금 시장으로의 진출을 밝히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윤 대표는 2030세대부터 시니어 계층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평생 자산 관리’ 특화 서비스로 모바일 뱅킹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궁극적인 고객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하겠다 것이다.
아울러 윤 대표는 이같은 플랫폼 중심의 밸류업(Value-up) 행보를 뒷받침하기 위해 비은행 인수합병(M&A)이라는 승부수도 띄웠다. 앞서 윤 대표는 올해 초 결제·캐피탈사를 중심으로 한 M&A 목표 시점을 연내로 구체화하면서 인터넷은행의 한계를 깰 외형 확장 속도전을 예고한 바 있다.
이는 카카오뱅크 여신잔액 중 가계대출 비중이 93%를 넘어서는 구조적 한계를 타개하기 위한 묘수로 평가된다. 캐피탈사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통해 기업금융 시장을 우회적으로 공략하고 이자수익의 변동성을 방어해 실적 안정성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윤 대표의 이 같은 거침없는 행보와 자신감은 탄탄한 이익체력에서 비롯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기준 영업수익 3조863억원, 순이익 4803억원을 거두며 출범 이후 9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특히 비이자수익이 전년 대비 22.4% 급증하며 전체 수익의 35%를 차지하는 등 윤 대표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은 이미 실질적인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
◆ AI 네이티브 뱅크로 동남아 넘어 글로벌 금융영토 확장 포부
윤 대표가 그리는 종합금융플랫폼의 또 다른 핵심 축은 첨단 AI 기술 혁신을 앞세운 글로벌 진출이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를 모바일 앱 중심의 운영을 넘어선 ‘AI 네이티브 뱅크(AI Native Bank)’로 전환,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카카오뱅크만의 독점적 자산인 2700만 고객의 방대한 데이터와 금융업 특성에 맞춰 자체 고도화한 대형언어모델(LLM)을 융합한다. 타 인터넷은행이나 시중은행이 모방할 수 없는 초개인화 AI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당장 올 하반기 신설되는 ‘결제홈’과 ‘투자 탭’에 소비 패턴을 분석하는 맞춤형 가이드와 AI 기반의 투자 에이전트를 이식할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AI 뱅킹 기술력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윤 대표의 전략은 글로벌 확장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지 금융사에 자본을 대는 지분 투자 방식을 넘어 독자적인 IT 기술과 비대면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통해 해외 디지털 혁신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6 카카오뱅크 프레스톡’ 기자간담회에서 윤호영 대표이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실제 윤 대표의 글로벌 진출 첫 단추였던 인도네시아 ‘슈퍼뱅크’는 현지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입증했다. 슈퍼뱅크는 윤 대표의 디지털 뱅킹 노하우 전수에 힘입어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단숨에 현지 시가총액 1위 디지털 은행으로 등극했다.
아세안 2위 경제 대국인 태국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최대 금융지주인 SCBX 그룹과 손잡고 설립한 합작법인 ‘뱅크X(BankX)’는 내년 상반기 정식 출범과 함께 가상은행 영업 개시를 앞두고 있다. 윤 대표는 26주적금, 모임통장 등 국내 시그니처 흥행 상품을 현지화해 이식하는 동시에 뱅크X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론트·백엔드 시스템 개발을 주도하며 위상을 뽐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윤 대표는 새로운 글로벌 공략지로 몽골을 발표하며 유라시아 시장으로의 진출도 알렸다. 몽골 시장 진출은 대안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델 ‘카카오뱅크 스코어(CSS)’의 원천 기술을 현지 금융기관에 전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씬파일러를 품은 한국식 포용금융의 성공 방식을 해외로 확산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윤 대표는 “AI라는 강력한 엔진을 장착하고 필요하다면 과감한 M&A를 포함해 회사의 역량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이날 제가 제시한 것은 단순한 사업 계획이 아닌 AI로 최적화된 기술을 제공하고 전 세계로 무대를 확장하는 미래 금융의 청사진이다. 이 혁신이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지 증명해 글로벌 비전을 눈앞의 현실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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