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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에 힘 싣는 유통업계…상품·물류·마케팅 전면 재편

더현대하이 카카오툴즈 구동 화면. [사진=현대백화점그룹] 무신사·롯데·현대백화점, AI 접목 방식 차별화... 현대백화점은 최근 카카오의 AI 서비스 '카카오툴즈(Kakao Tools)'에 프리미엄 큐레이션 몰 '더현대 하이(Hi)'를...

AI에 힘 싣는 유통업계…상품·물류·마케팅 전면 재편

신세계, 리플렉션AI 협업…유통 전 과정 ‘AI 커머스’ 구축

무신사·롯데·현대백화점, AI 접목 방식 ‘차별화’

데이터·알고리즘이 경쟁력…유통 구조 재편 본격화

신세계그룹과 리플렉션 AI가 지난 3월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해 진행한 전략적 파트너십 MOU’ 사진(왼쪽부터 Misha Laskin 리플렉션 AI CEO,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중앙이코노미뉴스 윤남웅] 국내 유통업계가 인공지능(AI)을 축으로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효율화 수준을 넘어 상품 기획, 물류, 마케팅, 고객 경험 전반을 재설계하는 ‘AI 중심 유통’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성형 AI 기술 고도화와 맞물려 유통의 출발점이 ‘검색’에서 ‘대화’로 이동하고 있다.

소비자가 키워드를 입력하는 대신 AI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상품 추천부터 구매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확산되면서 기업 간 경쟁 축도 가격과 점포에서 데이터와 알고리즘 역량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AI가 추천을 넘어 구매 과정 자체를 설계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 리플렉션AI 협업…‘완결형 AI 커머스’ 구축

신세계그룹은 유통 전 과정에 AI를 적용하는 ‘완결형 AI 커머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AI 기업 리플렉션AI와의 협업을 통해 상품 기획부터 물류·고객관리까지 전 밸류체인을 재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양사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AI 기반 리테일 사업 모델 구축에 착수했다. 협업 범위는 상품 소싱과 발주, 가격 책정, 물류, 재고관리, 고객관리 등 유통 전반 6개 영역으로, 핵심 운영 프로세스를 AI 중심으로 전환하는 구조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공동 구축 및 운영도 병행 추진된다. 이를 통해 대규모 유통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수요 예측과 가격 최적화, 물류 운영 효율화까지 일괄적으로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면에는 ‘AI 쇼핑 에이전트’ 개념이 자리한다. 고객의 구매 이력과 검색 패턴, 생활 맥락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필요한 상품을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장바구니 구성과 결제까지 이어주는 방식이다. 기존 추천 시스템이 선택을 보조하는 수준이었다면, AI가 소비자의 구매 여정을 직접 설계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실행은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가 맡는다. 이마트 실무진은 이달 말 방한하는 리플렉션AI 관계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적용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며 미샤 라스킨 CEO 등 주요 인력도 방한해 그룹 경영진과 워크숍을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의 전략을 두고 “유통기업에서 데이터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가장 빠르게 시도하는 사례”로 평가한다.

더현대하이 카카오툴즈 구동 화면. [사진=현대백화점그룹]

무신사·롯데·현대백화점, AI 접목 방식 차별화

무신사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대화형 쇼핑’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메신저 기반 AI 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소비자가 일상적인 대화 흐름 속에서 상품 추천부터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스타일 분석과 개인화 추천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며 패션 경험 중심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롯데그룹은 물류와 운영 혁신 중심의 ‘내실형 AI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수요 예측 기반 발주 시스템으로 재고 부담을 줄이고 있으며 물류 자동화와 로봇 기술을 결합해 배송 효율을 개선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마케팅 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외부 플랫폼 연동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카카오의 AI 서비스 ‘카카오툴즈(Kakao Tools)’에 프리미엄 큐레이션 몰 ‘더현대 하이(Hi)’를 연동했다.

카카오톡 내 ‘챗GPT 포 카카오(ChatGPT for Kakao)’를 통해 이용자는 대화 기반으로 상품을 추천받고, 관련 정보를 확인한 뒤 구매까지 이어갈 수 있다. 더현대 하이에 구축된 프리미엄 브랜드 및 콘텐츠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 추천이 이뤄지는 구조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연동을 통해 일상적인 메신저 환경에서 프리미엄 e커머스를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확보하고, 신규 고객 유입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AI 경쟁은 본격적인 속도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과거 점포 수와 입지, 가격 경쟁력이 핵심이었다면, 현재는 데이터 확보 능력과 AI 활용 수준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AI가 소비자의 구매 의도를 예측하고 상품 선택을 주도하는 단계에 접어들면서, 유통기업의 역할도 ‘판매자’에서 ‘소비 경험 설계자’로 이동하고 있다.

다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데이터의 연결, AI 추천 편향성, 플랫폼 간 격차 확대 등은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AI는 선택이 아닌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았으며, 향후 경쟁력은 ‘고객을 얼마나 정교하게 이해하는 AI를 보유하고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 도입 여부를 넘어 얼마나 정교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확보했는지가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되고 있다”며 “향후 유통 시장은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는 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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