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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부터 양자까지 국가가 뛴다… 2035년 향한 시진핑의 승부수

7월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가과학기술상 시상식 단상에 섰다. 그는 “15·5 기간(2026~2030)은 과기강국 건설의 핵심 공략기(關鍵攻坚期)”라고 역설하며 2035년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현장의 과학자들을 다그쳤다.

7월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가과학기술상 시상식 단상에 섰다. 그는 “15·5 기간(2026~2030)은 과기강국 건설의 핵심 공략기(關鍵攻坚期)”라고 역설하며 2035년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현장의 과학자들을 다그쳤다.

2035년은 뭘까? 중국이 두 개의 목표를 동시에 완성해야 하는 관건의 해다. 하나는 ‘사회주의 현대화 기본 실현’, 다른 하나는 ‘과학기술 강국 건설 완성’이다. 둘 다 중국 공산당이 2021년 당 창건 100주년에 공식 선언한 ‘두 번째 백년 목표’의 중간 이정표다.

2049년 건국 100주년까지 세계 최강국이 되겠다는 장기 설계에서 2035년은 과학기술 자립을 완성해 그 토대를 놓는 시점이다. 시진핑이 “9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한 것은 이 맥락에서다.

이번 행사에서 국가최고과학기술상은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의 천리취안(陳立泉) 원사와 레이더 분야의 번더(賁德) 원사가 받았다. 신화통신

6대 과제, 최고 지도자가 선언한 지침

시상식에서 시진핑은 6개의 핵심 과제를 직접 제시했다. ▶AI·양자컴퓨팅·생명과학·반도체·심해·우주 등 미래 전략 분야에 국가 역량을 집중 투입한다. ▶연구 성과가 실제 산업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 검증 센터와 시범 생산 플랫폼을 새로 구축한다. ▶젊은 과학자 육성을 국가 핵심 사업으로 격상하고 해외 우수 인재를 적극 유치한다. ▶R&D 예산의 낭비와 중복 투자를 막고 연구비 비리를 엄히 처벌한다. ▶논문 수·특허 건수 위주의 평가 관행을 없애고 연구 부정행위 처벌을 강화한다. ▶AI 등 첨단기술의 부작용을 관리하는 동시에 글로벌 기술 규범 논의에서 중국의 목소리를 키운다.

6대 과제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더 많이’가 아니라 ‘더 잘’이다. 돈을 늘리는 것보다 쓰는 방식을 바꾼다. 연구비 비리 엄단, 논문 수 위주 평가 폐기, 중복 투자 차단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중국 과학계의 고질적 문제를 시진핑이 공개 석상에서 직접 건드린 것이다. 동시에 청년 인재 육성과 해외 인재 유치를 국가 핵심 사업으로 격상한 것은 기술 자립의 열쇠가 결국 사람에게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첨단기술 부작용 관리와 글로벌 규범 논의 참여를 한 묶음으로 제시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기술을 만드는 나라가 규칙도 만들겠다는 의도다.

돈을 쏟아부었더니 성과도 나왔다

그동안 중국의 투자 규모는 이미 압도적이다. 2025년 중국의 R&D 투자 총액은 3조9200억 위안(약 576조 원)을 돌파했다. GDP 대비 2.8%로 OECD 평균을 처음 넘어섰다. 시진핑 스스로도 연설에서 “쉽지 않은 성과(實屬不易)”라고 평가했다. 2021년부터 연평균 10.5%씩 증가해 총액 기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3위 일본의 3.5배, 4위 독일의 3.7배다. ‘15·5 계획’기간에는 연평균 7% 이상 더 늘릴 계획이다.

중국 AI 모델 딥시크. 바이두캡쳐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AI 분야에서 DeepSeek·알리바바 Qwen은 글로벌 최상위권 모델과 격차를 좁혔다. 스탠퍼드 AI 인덱스 2026년 보고서는 미국 최상위 모델과 중국 모델의 성능 차이가 2.7%포인트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전 세계 AI 논문의 23.2%를 발표해 미국(12.6%)을 앞서고, AI 특허 출원에서는 전 세계의 69.7%를 차지한다.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는 지난해 전 세계 출하량 상위 10개 기업 중 8개가 중국 기업이었다. 올해 4월 베이징에서 열린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 완주 성공 로봇은 전년 6대에서 47대로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랙트 애널리시스는 2035년 산업 적용 분야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의 65% 이상을 중국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그 9년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나

한국의 2024년 총 R&D 투자는 131조 원으로 GDP 대비 5.13%이다. 비율로만 보면 한국이 중국(2.8%)을 크게 앞선다. 그러나 절대 규모는 중국의 5분의 1 수준이다. 구조가 더 문제다. 한국 R&D 투자의 78.8%가 민간 재원이고 기초연구 비중은 14.7%에 그친다. 정부·공공 재원은 오히려 전년 대비 줄었다. 시진핑이 이번 연설에서 청년 인재 장기 안정 지원과 기초연구 강화를 강조한 것과 정반대 방향이다.

중국은 AI·로봇·반도체·바이오·양자를 국가 전략으로 묶어 정책·자본·인재를 동시에 투입하고 있다.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배터리·바이오가 모두 이 전선과 맞닿아 있다. 단기 성과 중심의 민간 주도 R&D 구조, 줄어드는 정부 기초연구 투자, 청년 연구자에 대한 불안정한 지원 체계로는 이 공략 전에서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 중국이 핵심 공략기로 규정한 9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김매화 기자 jin.meihu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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