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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로 되살린 창업 DNA…SK, 73년 역사 위에 'AI 전환' 새 좌표

전쟁 폐허 속 창업에서 출발해 석유·이동통신·반도체로 이어진 그룹 성장사를 다시 꺼내 들며, 급변하는... 이후 반도체 사업이 그룹 핵심축으로 부상하면서 SK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다시 한번 크게 바뀌었다. 이번 AI...

AI로 되살린 창업 DNA…SK, 73년 역사 위에 'AI 전환' 새 좌표

최종건·최종현 어록 기반 AI 영상 제작, 서린빌딩 상영

선경직물 재건부터 석유·통신·반도체까지 어이진 성장사 압축

최태원 “창업세대 패기와 지성 DNA 구성원과 나누자”…제작 직접 제안

SK그룹 창립 73주년을 맞아 제작된 영상에서 인공지능(AI)으로 재현된 최종건 창업회장(왼쪽)과 최종현 선대회장./2026.4.14 SK그룹

SK그룹이 창립 73주년을 맞아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의 어록과 경영 일화를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한 영상을 제작해 구성원들과 공유했다.

전쟁 폐허 속 창업에서 출발해 석유·이동통신·반도체로 이어진 그룹 성장사를 다시 꺼내 들며,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창업세대의 ‘패기’와 ‘도전’ 정신을 재확인하겠다는 취지다.

SK는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이 구성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5분 분량의 AI 영상을 제작해 지난 13일부터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1층 미디어월에서 상영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해당 영상은 사내방송으로도 송출돼 그룹 구성원이면 누구나 시청할 수 있다.

이번 영상은 6·25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선경직물을 1953년 재건하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최종건 창업회장이 무너진 생산기반을 다시 세우고 사업의 출발점을 만든 과정이 영상의 첫머리를 이룬다. 이어 1958년 나일론 생산 결단, ‘닭표안감’ 흥행, 워커힐호텔 인수 등 초기 주요 경영 판단이 순차적으로 담겼다.

영상 속 최 창업회장은 “할 수 있고, 해야 되고, 하면 된다는 게 내 신념”이라고 말하며 창업 초기 정신을 전한다.

최종건 창업회장 시기의 서사는 전후 복구와 제조업 기반 확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폐허가 된 공장을 다시 세우는 데서 출발해 섬유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 외연을 넓힌 과정이 현재 SK 성장사의 출발점으로 제시된다.

1973년 최종건 창업회장 타계 이후 경영을 맡은 최종현 선대회장은 SK의 사업 구조를 한 단계 더 확장한 인물로 그려진다.

영상은 최 선대회장이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를 결심하고 이를 실현해가는 과정과 이동통신사업 진출을 주요 변곡점으로 담았다.

최 선대회장은 영상에서 “기업가라면 늘 10년을 내다봐야 한다”, “끊임없이 준비하고 계획하고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는 당시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해 미래 사업으로 눈을 돌렸던 SK의 장기 전략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SK의 성장사는 국내 산업구조 변화와 맞물려 전개됐다.

섬유기업으로 출발한 선경은 에너지·화학으로 외연을 넓혔고, 1994년 한국이동통신 민영화 공개입찰 인수를 계기로 정보통신기술(ICT) 축을 세웠다.

이후 반도체 사업이 그룹 핵심축으로 부상하면서 SK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다시 한번 크게 바뀌었다.

이번 AI 영상은 선경직물 재건에서 출발해 석유, 이동통신, 반도체로 이어진 성장사를 하나의 흐름으로 압축해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과거의 사업 전환을 단순한 회고로 다루기보다, 현재의 AI 전환기와 연결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반도체와 AI를 중심으로 사업 재편이 진행되는 시점에 창업세대의 어록과 경영 판단을 AI 기술로 복원해 공유하면서, 그룹의 정체성과 성장 방식의 뿌리를 다시 강조한 것이다.

영상 말미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2022년 창립기념일 기념사도 담겼다.

최 회장은 당시 “두 분에게 물려받은 치열함과 고귀한 정신, 단단한 저력으로 다시 한번 크게 도약하는 새 역사를 써 내려가자”고 말했다.

이번 영상 제작 역시 최 회장이 “AI를 활용해 SK그룹 창업세대가 간직한 패기와 지성의 DNA를 구성원과 나누면 좋겠다”고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이번 프로젝트는 의미를 남긴다.

SK는 과거 발간된 사사와 선대회장 저서, 지난해 디지털로 복원된 육성 녹음 테이프 3000여건으로 구성된 ‘선경실록’ 등을 AI에 학습시켰다.

이를 토대로 음성과 말투, 어휘 선택, 얼굴 표정과 움직임 등을 복원해 영상을 구현했다.

기존에 창업세대를 기리는 영상이 컴퓨터그래픽(CG)이나 대역 실사 촬영 방식에 머물렀다면, 이번에는 자료 학습과 서사 구성, 영상 구현 전반에 AI 기술이 활용됐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SK가 창업세대의 유산을 현재화하는 작업은 디지털 복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룹은 종로구 삼청동의 선혜원도 창업 유산을 잇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선혜원은 지난 8일 창립 73주년을 맞아 열린 메모리얼데이 행사 장소이기도 하다.

선혜원은 창업세대의 사저였던 공간으로, 현재는 SKMS(경영관리체계) 연구소로 활용되고 있다.

창업정신이 깃든 물리적 공간을 단순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의 경영 철학과 조직 운영 원리를 연구하는 거점으로 연결한 셈이다.

AI 영상이 디지털 방식으로 선대의 목소리와 표정을 되살렸다면, 선혜원은 물리적 공간 복원을 통해 창업정신의 현장성을 이어가는 상징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는 창업 유산을 기념사업 차원에 머물게 하지 않고, 현재의 경영 판단과 조직문화에 접목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산업 지형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SK는 창업기의 생존력과 성장기의 장기 안목을 다시 조직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흐름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그룹의 핵심 사업이 다시 한번 전환기에 들어선 상황에서, 선대의 ‘패기’와 ‘도전’, ‘장기 시야’를 현재 경영의 기준점으로 재소환하는 의미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해당 영상은 지난 8일 선혜원에서 열린 메모리얼데이 행사에서도 상영됐다.

영상을 시청한 최 회장은 “영상과 음성의 정확도가 상당한 수준이며 1~2년 뒤면 수준이 훨씬 더 높아질 것 같다”고 말하며 AI 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SK 관계자는 “창업과 석유, 이동통신, 반도체로 이어진 그룹의 성장 역사가 AI로 이어지는 시점”이라며 “창업세대의 유산인 패기와 지성의 메시지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나침반이자 지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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