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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로 누구나 손쉽게 영상·사진 조작…캠프도 선관위도 ‘골머리’[6·3 지방선거]

지난 3월 울산 지역 구청장 선거를 준비 중이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스 형식의 영상을 올렸다. 여성 뉴스 앵커는 영상에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올해 2026년 울산 남구 발전을 이끌 인물로 A씨를 선정했습니다.

AI로 누구나 손쉽게 영상·사진 조작…캠프도 선관위도 ‘골머리’[6·3 지방선거]

(중) 가짜뉴스

생성형 AI 대중화 이후 첫 선거

더 정교해진 가짜 영상·이미지

지난 총선보다 적발 24배 늘어

선관위, 특별대응팀 구성·단속

캠프선 “우리와 무관” 적극 해명

선거운동 ‘원천적 활용 금지’에

“규제 과도” “더 강화” 찬반 팽팽

지난 3월 울산 지역 구청장 선거를 준비 중이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스 형식의 영상을 올렸다. 여성 뉴스 앵커는 영상에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올해 2026년 울산 남구 발전을 이끌 인물로 A씨를 선정했습니다. 화면에는 사람들이 환호하는 장면과 A씨 모습이 등장한다.

실제 뉴스처럼 보이는 이 영상은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것이다. 실제로는 타임이 A씨를 남구 발전을 이끌 인물로 선정한 적도, 이 같은 사실이 뉴스에 보도된 적도 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고 A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수사 중이다.

지난 13일 조국 조국혁신당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평택시장에서 양손에 장바구니를 들고 걸어가는 모습의 사진도 논란이 됐다. SNS에선 조 후보의 왼쪽 손이 부자연스럽다며 가짜 사진으로 홍보한다고 비판하는 게시글이 등장했다. 이 사진은 누군가가 조 후보가 실제 봉사활동을 하는 영상을 캡처해 AI로 재가공한 것이었다. 선관위 관계자는 “게시된 사진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등 플랫폼에 삭제 요청했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는 생성형 AI가 대중화하고 치러지는 첫 선거다. 25일 선관위에 따르면 선거를 앞두고 선관위가 딥페이크(불법합성물)를 활용한 가짜뉴스 삭제요청을 한 사례는 지난 21일 기준으로 9268건이다. 2024년 22대 총선 당시 적발 건수(389건)보다 압도적으로 늘었다. 누구나 AI를 활용해 손쉽게 가짜뉴스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결과로 해석된다.

선관위는 AI를 활용한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440여명 규모 특별대응팀을 구성해 모니터링 등을 통해 딥페이크 영상 단속에 집중하고 있다. 선관위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및 한국전자기술연구원과 함께 딥페이크 식별 프로그램 ‘아이기스’를 공동 개발했다. 아이기스를 통해 가짜 영상을 확인해 경미하면 삭제를 요청하고, 중대 선거범죄일 경우 고발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신속히 삭제해 조기에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2년 20대 대선 때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AI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본뜬 가상의 인플루언서인 이른바 ‘AI 윤석열’을 만들었다. 어떤 질문에도 척척 대답을 내놓는 AI 윤석열은 화제가 됐다. 이후 같은 해 6월 지방선거에서 일부 국민의힘 후보들이 AI로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한다는 가짜 영상을 만들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처벌 조항이 없어 논란이 커졌고 2023년 12월 공직선거법 제82조8 신설로 이어졌다.

공직선거법 제82조의8은 선거일 전 90일부터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AI를 활용한 음향·이미지·영상의 제작·편집·유포를 금지한다. 이를 어길 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선거일 90일 이전엔 허용되지만, AI로 만든 정보라는 점을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

AI를 활용해 가상의 만화 캐릭터 등을 만들어서 공약 등을 설명할 수는 있다. 선거 전략을 수립하거나 공약을 작성하기 위한 분석 틀로 AI를 활용할 수도 있다. 실제 후보로 헷갈릴 수 있는 선거운동 사진·영상을 AI로 만들어선 안 되고 음성·음악에 AI를 활용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AI 기술은 더 발전했지만 역반응으로 규제는 더 강력해진 셈이다.

일각에선 원천적으로 선거운동에 AI 활용을 금지한 것은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악의적 딥페이크는 단호히 막되, AI 기술 혁신과 표현의 자유 역시 함께 보장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적었다. 지방선거에 출마한 개혁신당 한 후보는 통화에서 “로고송은 가짜뉴스가 될 가능성도 작은데 AI를 활용할 수 없다”며 “돈이 없는 후보 입장에선 아쉬운 지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AI로 만든 가짜영상이 선거 승패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촘촘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강하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20일 “AI를 악용한 딥페이크 등 선거범죄는 국민의 합리적 판단을 흐리게 한다”며 AI 가짜뉴스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강조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 보장, AI 선거운동의 장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규제를 현실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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