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산책] 김법혜 스님· 철학박사·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요즘 단연 화두가 되는 것은 피지컬 AI(Physical AI)’가 바꿔놓을 미래 사회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바로 ‘피지컬 AI’다.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글을 쓰는 인공지능을 넘어 실제 공간에서 움직이며 사람과 함께 일하는 로봇을 의미한다.
이들 로봇의 움직임 수준은 놀라울 정도다. 걷고 뛰는 걸 넘어 춤과 백텀블링, 축구 등 못하는게 없다. 로봇 한 개체가 움직임을 학습하면 전체가 그 능력을 공유하는 시스템은 곧 로봇이 사람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복제하는 날이 머지않았다. 인간 능력을 넘어서는 고난도의 다양한 동작도 장착할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이미 공장에서는 여러 대의 로봇이 서로 협력하며 정밀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물류창고에서는 수십 대의 로봇이 충돌 없이 서로의 동선을 계산하며 물건을 나르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로봇들이 매우 협동적이라는 사실이다. 로봇은 서로 경쟁하지 않는다.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다른 로봇과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의 역할을 조율하며 전체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사람과 다르다. 한 로봇의 작업 속도가 느려지면 다른 로봇이 경로를 조정하거나 속도를 맞춘다. 말 그대로 완벽한 팀워크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 사회는 점점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연결된 시대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과 SNS 덕분에 언제든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사람과 직접 대화하고 협력하는 경험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조직에서는 협업보다 개인의 성과가 강조되고 학교에서도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보다 개인 경쟁이 먼저 등장한다.
사회학자 로버트 퍼트넘은 '나 홀로 볼링'에서 현대 사회의 특징을 공동체 활동의 감소에서 찾았다. 과거에는 지역 모임이나 동호회 같은 공동 활동이 사회를 연결하는 중요한 기반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인화된 생활 방식이 확산되면서 사람들은 점점 혼자 활동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사람 사이의 협업 능력은 오히려 약해지고 있는 셈인 듯하다. 앞으로 시작될 피지컬AI 시대에는 인간과 로봇이 함께 일하게 된다. 이미 세계적인 기술 기업들은 인간과 협력하는 협동 로봇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공장뿐만 아니라 물류, 의료, 건설, 도시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과 로봇의 협력은 점점 일상화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의문은 사람이 로봇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궁굼하다. 로봇의 협동은 알고리즘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사람의 협력은 태도에서 시작된다. 상대의 생각을 듣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조정하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역할을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다.
AI 시대를 준비한다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가 잊어버린 사람의 능력을 다시 배우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대화하는 법,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는 법, 그리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법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무엇을 더 열심히 배워야 할까?
더 빠른 기술일까? 더 뛰어난 알고리즘일까? 아니면 사람과 대화하고 협력하며 서로를 존중하는 법일까? 어쩌면 피지컬 AI 시대에 인간이 로봇보다 앞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다운 관계일지도 모른다. 로봇은 데이터를 공유하며 협력하지만, 사람은 공감과 존중을 통해 협력한다.
기계가 아무리 완벽한 연산을 해내고 최적의 효율을 짜낸다 하더라도, 그 기술이 향해야 할 방향을 결정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불완전한 우리가 서로의 결핍을 채우며 연대하는 과정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뛰어난 기술 혁신도 방향을 잃고 우리의 고립을 가속할 뿐이다.
결국 미래 사회를 움직이는 힘은 첨단 기술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소통과 존중 그리고 협력일 것이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적 능력을 빠르게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가? 기술이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시대에 인간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꿈과 몰입, 그리고 연대와 기록의 가치를 되짚으며 새로운 삶의 방향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사람과 똑같은 얼굴을 한 로봇이 말을 하고 노래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처음엔 신기한 마음에 다가서지만 이내 찜찜한 기분이 들면서 뒤로 물러서는 사람들이 많다.
왜 사람은 사람과 같이 행동하는 로봇을 만들려고 하면서도 정작 생김새가 자신과 닮으면 싫어할까? 로봇은 결코 인간 본질과 같을 수 없으며, 더구나 뛰어 넘을수는 더더욱 없기 때문이다. AI시대가 더 빨리 진행 될수록 인간의 존재는 더 의미롭게 중요해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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