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능오 율탑노무사사무소 노무사 | 중앙일보사 인사팀장을 지내는 등 오랜 기간 인사·노무 업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는 율탑노무사사무소 노무사로 있으며 기업의 주요 인사·노동문제 노사합의 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저서로 『침몰이냐 성장이냐,회사를 살리는 직원관리대책』, 『뼈대노동법』 등이 있다.
[회사의 질문]
저희 회사에서 근무하던 한 근로자가 3월 15일까지 근무하고 퇴직했는데, 그 근로자가 인공지능(AI)에 질문해 받은 답변이라고 하며 자료를 보여줬는데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았습니다.
“마지막 근무일이 3월 15일이면 퇴직일은 3월 16일이고, 4대보험 상실일은 3월 17일이 된다. 따라서 급여도 하루 더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근로자는 “AI가 법령을 근거로 설명했다”며 회사의 4대보험 상실 신고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그동안 실제로 해당 근로자의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상실 신고를 모두 마지막 근무일 다음 날을 기준으로 처리해 왔는데, 근로자가 “AI가 이렇게 답했다”고 주장하니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실제로 근로자의 마지막 근무일이 3월 15일이라면 4대보험 상실일은 어떻게 되는지요?
[노무사의 답변]
최근 기업 인사 실무에서 흥미로운 일이 나타나고 있는데, 바로 근로자들이 인공지능(AI)의 답변을 출력해 와 회사에 이런저런 요구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내용이 실제 법령이나 판례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AI는 질문에 대해 그럴듯한 문장을 만들어 내는 데 매우 능하지만, 실제 존재하지 않는 판례나 법리를 만들어 내는 이른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근로자들은 AI의 답변을 일종의 권위 있는 법적 근거처럼 받아들이고 회사에 이런저런 요구를 제기하고는 합니다.
질문 주신 사례 역시 이러한 사례에 해당합니다.
먼저 퇴직일의 개념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에서 퇴직일을 별도로 정의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회보험 제도에서는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자격 상실 시점을 정하고 있습니다.
먼저 국민연금의 경우 자격 상실 사유가 발생한 날에 자격을 상실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자격 상실 사유란 곧 근로자의 퇴직을 말하며 그 날이 곧 자격 상실일이 됩니다.예를 들면 근로자의 마지막 근무일이 3월 15일이라면 국민연금 자격 상실일은 3월 15일이 됩니다.
건강보험은 국민연금과 달리「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에 따라 마지막 근무일이 아닌 그 다음 날을 자격상실일로 보고 있습니다.
셔터스톡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기본적으로 건강보험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단 고용보험에서는 마지막으로 근무한 날을 “이직일”이라 부르는 별도의 용어를 만들었는데 퇴사자의 피보험자격은 이 이직일의 다음 날에 상실하게 됩니다. 따라서 만약 퇴사자가 3월 15일까지 근무했다면 이직일은 3월 15일이고, 상실일은 그 다음 날인 3월 16일이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회보험마다 자격 상실 기준이 동일한 것은 아니며, 특히 국민연금은 퇴직일에 자격이 상실됩니다.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법률 문제의 판단 기준은 AI가 아니라 법령·판례·행정해석이라는 점입니다. AI의 설명은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는 있지만 답변 오류가 많음을 유의해야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누구도 AI에게 “법규성”을 인정하지 않았으므로 AI답변을 근거로 법적 주장을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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