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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가 병원 밖으로 끌어낸 의료… 키메스2026, '예측·관리' 시대 개막 [르...

연사로는 서울대학교병원, 네이버, 카카오헬스케어,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구글 딥마인드 등 각 분야를... 네이버는 방대한 데이터와 검색·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었고...

AI가 병원 밖으로 끌어낸 의료… 키메스2026, '예측·관리' 시대 개막 [르...

인공지능(AI) 기반 가상과 현실이 접목된 의료 환경이 인간의 실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예측하는 미래 탐구의 장이 열렸다.

제41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 ‘키메스 2026(KIMES 2026)’가 19일 서울 코엑스 전관에서 개최됐다. / 김동명 기자

제41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 ‘키메스 2026(KIMES 2026)’가 19일부터 서울 코엑스 전관에서 개최됐다. 22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는 이날 현장에서는 입구를 통과하는 순간부터 과거의 키메스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각 전시 부스마다 ‘AI’와 ‘데이터’라는 단어가 전면에 등장했고 병원·플랫폼·디바이스·라이프스타일 기업들이 뒤섞이며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냈다. 의료는 더 이상 병원 안에 갇힌 산업이 아니라는 메시지가 행사장 전체를 관통하고 있었다.

1980년 시작 이후 첫 키노트 진행… ICT 수장들 대거 참여

올해 키메스의 변화는 단순한 전시 규모나 참가 기업 수의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가장 큰 차별점은 올해 처음 도입된 공식 키노트 프로그램 ‘퍼스트 펄스: 의료 분야의 AI(First Pulse: AI in Healthcare)’다.

연사로는 서울대학교병원, 네이버, 카카오헬스케어,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구글 딥마인드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수장들이 참여해 AI, 데이터, 라이프 헬스케어 등 미래의 핵심 아젠다를 제시한다.

1980년 시작된 이 전시회가 40년 넘는 역사상 처음으로 ‘전시’를 넘어 ‘전략 발표의 장’으로 확장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올해 키메스가 산업 플랫폼으로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장규혁 구글 딥마인드 시니어 스태프 엔지니어는 ‘제미나이가(Gemini)가 여는 헬스케어 생태계’를 주제로 AI가 의료 의사결정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김동명 기자

이번 키메스에 ICT 기업 수장들이 대거 참여한 배경에는 헬스케어 산업의 주도권이 ‘기기’에서 ‘데이터와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구조적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의료 서비스가 병원 중심의 폐쇄형 시스템에서 벗어나 개인의 일상 데이터, 클라우드, AI 분석을 기반으로 재편되면서, 검색·커머스·모바일 생태계를 장악해온 ICT 기업들이 새로운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즉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의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환자 데이터를 장기적으로 축적·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 역량이 곧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업계에서는 “헬스케어는 결국 데이터 비즈니스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ICT 기업들이 기존 의료 산업의 밸류체인에 깊숙이 들어오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키노트 첫 발표자로 나선 장규혁 구글 딥마인드 시니어 스태프 엔지니어는 ‘제미나이가(Gemini)가 여는 헬스케어 생태계’를 주제로 AI가 의료 의사결정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설명했다.

그는 “AI는 단순히 진단을 돕는 도구를 넘어 의료 시스템 전체를 재설계하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AI연구원을 이끄는 장병탁 원장은 “AI 시대 의료 경쟁력은 데이터의 양이 아니라 해석 능력에서 결정된다”며 “병원 역시 플랫폼 기업처럼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환자·의료진 연결·지속 관리 강화… 의료 AI 신기술 대거 선봬

현장을 취재하면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산업 간 경계의 붕괴였다. 네이버는 방대한 데이터와 검색·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었고, 카카오헬스케어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본질을 ‘연결’과 ‘지속 관리’에서 찾았다. 한 관계자는 “과거 의료는 병원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일상 속 데이터가 의료를 결정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바이스 기업의 변화도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워치와 삼성 헬스를 중심으로 건강 관리의 일상화를 강조했다. 단순 웨어러블 기기를 넘어, 사용자의 생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병을 사전에 예측하고 관리하는 ‘예방 의료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아모레퍼시픽까지 가세해 뷰티와 헬스케어를 결합한 ‘롱제비티’ 전략을 제시했다. 피부 관리에서 시작된 데이터가 전신 건강 관리로 확장되는 구조다.

전시장 내부에서는 ‘치료 이후’가 아닌 ‘치료 이전’을 겨냥한 기술들이 주류를 이뤘다. 혈당과 혈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솔루션, AI 기반 영상 판독 시스템, 원격 환자 관리 플랫폼 등이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특히 자택과 병원을 연결하는 원격 의료 솔루션 부스에는 의료진뿐 아니라 일반 관람객까지 몰리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는 의료 서비스의 중심이 병원에서 개인의 일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 같은 변화는 산업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만성질환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이에 따라 의료 서비스 역시 ‘사후 치료’ 중심에서 ‘사전 예방·정밀 관리’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39개국 1447개에 달하는 병원·플랫폼·디바이스·라이프스타일 기업들이 대거 부스를 차리고 행사에 참여했다. / 김동명 기자

실제 국내 디지털 의료기기 산업은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체 의료기기 수출에서 디지털 의료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7.8%에서 2023년 12.6%로 확대됐고, 소프트웨어 기반 의료기기 수출은 같은 기간 20만달러에서 1690만달러로 급증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중소 의료기기 업체 대표는 “과거 키메스는 제품을 보여주는 자리였다면, 지금은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변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글로벌 기업 관계자는 “한국은 IT 인프라와 의료 시스템이 결합된 몇 안 되는 국가”라며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행사장을 둘러보는 동안 관람객들의 시선은 점점 ‘기기’가 아닌 ‘데이터’로 이동하고 있었다. 단순한 의료 장비가 아니라 그 장비가 생성하는 데이터와 이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이 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의료 산업이 제조업에서 플랫폼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올해 키메스는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의료 산업의 방향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병원, IT 기업, 전자 기업, 뷰티 기업까지 다양한 플레이어가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AI와 데이터가 자리 잡고 있다. 의료가 치료를 넘어 ‘예측과 관리’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지금, 키메스는 그 변화의 출발점을 생생하게 담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의 정의 자체가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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