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AI가 만든 '신냉전'…트럼프·시진핑, 패권전쟁 속 공존 시험대

오픈AI·구글·앤트로픽 등 미국 빅테크 진영이 최상위 AI 모델 경쟁에서 우세하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발언으로 해석된다. 반면 중국은 '오픈소스 AI'를 앞세워 글로벌 AI 질서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중국 과학기술부...

AI가 만든 '신냉전'…트럼프·시진핑, 패권전쟁 속 공존 시험대

구글 재미나이 AI. [출처=구글]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인공지능(AI)·양자컴퓨터를 둘러싼 전면적인 기술 패권 경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역설적으로 AI 안전 문제에선 제한적 협력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다음주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AI 안전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이번 회담은 AI가 국가 안보와 글로벌 질서를 뒤흔들 수 있는 ‘통제 불가능한 변수’로 부상하면서, 미중 양국이 공통의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양국은 AI를 미래 패권의 핵심 무기로 규정하면서도, 동시에 AI 기반 사이버 공격과 자율무기 폭주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동의 위협 인식을 공유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중 양국은 오는 14~15일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AI 관련 공식 대화 채널 신설을 포함한 협력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논의 대상에는 △AI 오작동 △인간 통제를 벗어난 자율무기 시스템 △오픈소스 AI를 활용한 비국가세력의 사이버 공격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AI 기술 발전 속도가 각국 정부의 규제·통제 능력을 빠르게 앞지르고 있다는 위기감과 맞닿아 있다. 실제 앤트로픽과 오픈AI 등이 공개한 최신 AI 모델들은 복잡한 보안 취약점을 스스로 탐지하고 공격 시나리오까지 설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이런 기술이 국가기관뿐 아니라 소규모 해커 조직이나 테러 세력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은 AI가 기존 핵무기와 달리 개발·복제 비용이 낮고 익명성이 높으며 국경을 넘는 속도도 빠르다는 점에서 훨씬 위험한 비대칭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국가안보라인 내부에서도 "AI 기반 사이버 공격이 미래형 테러의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역시 금융·전력·통신망 등이 AI 기반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을 심각하게 인식하는 분위기다.

특히 미중이 AI 패권 경쟁에서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면서도, AI 통제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 가드레일’ 필요성에는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양국은 이미 2023년 바이든-시진핑 정상회담에서도 "핵무기 사용 결정은 반드시 인간이 통제해야 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바 있다. AI가 핵무기 발사 여부를 독자적으로 판단하는 상황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공통 인식이었다.

이번 회담에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AI 관련 핫라인 또는 실무 대화채널 구축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미국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대표 인사로 내세우며 중국 측 대응 창구 지정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실효성을 둘러싼 회의론도 존재한다. 과거 군사·외교 분야 핫라인이 구축됐지만 중국 측의 소극적 대응으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던 사례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국 내부에서는 이번 회담을 단순한 무역 협상이 아니라 ‘AI 냉전 관리 체제’ 구축의 출발점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이번 회담은 1972년 닉슨과 마오쩌둥 회동 이후 가장 중요한 미중 정상회담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냉전 시기 미국과 중국이 소련 견제를 위해 전략적 공조를 했듯, 이제는 AI라는 새로운 초국가적 위협 앞에서 제한적 협력이 필요해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협력 논의와 별개로 AI 패권 경쟁은 더욱 격화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행사에서 "미국이 AI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다"며 기술 우위를 공개적으로 강조했다. 오픈AI·구글·앤트로픽 등 미국 빅테크 진영이 최상위 AI 모델 경쟁에서 우세하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발언으로 해석된다.

반면 중국은 '오픈소스 AI'를 앞세워 글로벌 AI 질서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중국 과학기술부 천자창 부부장은 최근 유엔 AI 회의에서 "중국은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AI 생태계를 지향한다"며 미국식 폐쇄형 AI 전략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중국은 전 세계 AI 특허의 약 60%를 보유하고 있으며, 17만개 이상의 멀티모달 AI 모델 개발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개발자 지원 규모도 2000만명을 넘어섰다는 주장이다.

결국 미국의 '기술 통제형 AI 질서'와 중국의 '확산형 AI 질서'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AI 시대 국제질서의 방향성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