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현대차 신고가, LG이노텍 사상 최고가 경신
슈퍼사이클 수혜 기대 속 숨고르기 국면 진입
| 스마트비즈 = 김혜인 기자 | 국내 증시의 수급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에서 LG와 현대차그룹으로 점차 번지는 흐름이다. 로봇과 피지컬 AI에 대한 기대감이 LG전자와 현대차 주가를 끌어올렸고, LG이노텍은 반도체 기판 성장 전망에 힘입어 한 달 새 109%나 폭등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맞물린 AI 투자의 축이 옮겨가면서, 그 흐름이 그룹주 전반의 재평가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LG전자와 현대차는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LG전자는 지난 15일 종가 기준 24만원을 넘어섰고, 현대차도 70만원을 돌파했다. 코스피가 6% 넘게 급락한 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7% 이상 빠진 것과 달리 LG전자는 오히려 10% 넘게 오르며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는 단연 로봇이 꼽힌다. LG전자는 산업용·서비스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넓혀가고 있고,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앞세워 휴머노이드와 물류 자동화 사업에 한층 힘을 싣고 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칩과 구글의 모델, 그리고 현대차의 아틀라스가 서로 연결되는 거대한 AI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이제 반도체 장비와 소재를 넘어, 피지컬 AI 분야로까지 실적의 온기가 번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대는 ETF 시장으로도 옮겨붙었다. 전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삼성그룹'은 연초 이후 86.59%의 수익률로 1위를 기록했다. 'TIGER 현대차그룹플러스'와 'TIGER LG그룹플러스'도 각각 50.64%, 46.06%의 수익률을 올렸고, 최근 한 달 사이 'TIGER 현대차그룹플러스'에는 1705억원이 유입됐다. KB자산운용의 'RISE 현대차고정피지컬AI' ETF 역시 상장 이후 단 5거래일 만에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반도체·부품 '슈퍼사이클' 韓 제조사 우위 강화/이미지=챗GPT 생성
LG이노텍은 기판 사업에 대한 기대를 타고, 반도체 업종과의 동조화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장중 82만90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고, 최근 한 달 동안 109.23% 상승했다.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5조5348억원, 영업이익은 295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 136%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34.79%나 웃돌았다.
특히 패키지솔루션 사업의 이익 기여도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부문은 매출 비중으로는 8% 수준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 기여도는 지난해 19%에서 올해 21%, 내년에는 30%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다수의 빅테크 고객사들이 메모리 반도체 계약 구조와 비슷한 대규모 선수금 지급, 위약금 조항을 담은 구속력 있는 장기공급계약을 LG이노텍 기판 사업에 제시하고 있다"며 "이는 앞으로 이익 변동성을 줄이고, 실적 가시성을 한층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판 사업의 최대 비수기인 2분기 현 시점에도, 생산라인 가동률이 100%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잇따라 끌어올렸다. KB증권은 목표주가를 95만원에서 120만원으로 상향했고, NH투자증권과 SK증권, 다올투자증권도 각각 100만원, 100만원, 95만원을 제시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도 함께 거론된다. 최근 코스피 급락 국면에서 LG전자와 현대차 주가 역시 조정을 받았고,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노조의 파업 움직임이 번지면서 변동성이 한층 커졌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이란 전쟁, 5월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시장 조정이 겹치면서 단기 낙폭이 확대됐다"면서도 "피지컬 AI의 성장 방향성 자체에는 변화가 없고, 올해 2분기에 접어들면서 관련 모멘텀이 다시 한 번 부각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이끈 삼성그룹 ETF의 독주 속에서도, 로봇과 기판을 축으로 한 LG·현대차그룹주의 부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AI 투자 지형이 반도체의 울타리를 넘어 확장되는 흐름이 시장 전반에 폭넓게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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