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제국: 권력, 자본, 노동, 카렌 하오 지음, 임보영 옮김
2026년 03월 20일(금) 00:20
챗GPT 이후 생성형 AI는 일상과 산업 전반에 빠르게 스며들며 거대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 편리함과 혁신의 이면에는 감시와 전쟁, 권력 집중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앤트로픽이 자율무기와 대규모 감시 활용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반면, 오픈AI는 전쟁부와 협력 계약을 맺으며 기술의 방향성을 둘러싼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카렌 하오의 ‘AI 제국: 권력, 자본, 노동’은 생성형 AI 열풍 속에서 기술의 방향과 권력 구조를 추적한 르포다. 오픈AI를 비롯한 AI 산업을 장기간 취재해 온 저자는 AGI가 인류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 출발하지만, 취재를 거듭하며 낙관적 전망과 실제 작동 방식 사이의 간극을 포착한다.
가장 먼저 짚는 것은 ‘스케일’의 논리다. 더 많은 데이터와 연산 자원, 더 거대한 모델을 투입할수록 성능이 높아진다는 믿음은 생성형 AI 기업들의 핵심 전략이 됐다. 문제는 이 경쟁이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막대한 자본과 자원을 끌어들이는 구조로 굳어졌다는 점이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과 수자원, 천문학적 투자금이 AI 개발의 필수 조건이 되면서 산업은 점차 소수 거대 기업 중심으로 재편된다.
또한 생성형 AI의 화려한 성과 뒤에 놓인 보이지 않는 비용에도 시선을 돌린다. 작가와 예술가의 작업물이 충분한 동의 없이 학습 데이터로 활용되고, 이를 분류하고 정제하는 노동은 주로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맡겨진다. AI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인간의 노동과 희생이 쌓여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책이 기술 자체를 부정하거나 막연한 공포를 강조하는 데 머무르지는 않는다. 현재의 기술은 특정 기업과 개인의 선택과 결정이 축적된 결과일 뿐이며, 앞으로의 방향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생각의힘>
/장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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