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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 시대의 고용 역설…해고와 채용이 동시에 일어나는 이유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 생산 클러스터가 2026년 초기 가동을 목표로 수천 개의 건설·제조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다만 건설직의 경우 공장 완공 이후 대부분 종료되는 한시적 성격이어서...

AI 시대의 고용 역설…해고와 채용이 동시에 일어나는 이유

전 세계 기업들이 인력 감축과 채용 확대를 동시에 진행하는 이례적인 고용 지형이 펼쳐지고 있다. AI가 촉발한 구조조정이 한쪽에서 수만 명의 일자리를 없애는 사이, 다른 한쪽에서는 특정 직군을 중심으로 인력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채용 대상이 바뀌고 있다

2026년 들어 글로벌 기술 기업의 정리해고는 4만 5천 명을 넘어섰다. 아마존이 1만 6천 명, 결제 기업 블록이 전체 인력의 절반에 가까운 4천여 명을 줄였고, 메타도 두 차례에 걸쳐 1,700여 명을 내보냈다.

그런데 기묘한 현상이 동반됐다. 채용 플랫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채용 담당자의 92%가 “2026년에 신규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했는데, 이 중 55%는 동시에 인력 감축도 예상하고 있었다. 엔지니어링 부서가 통째로 정리되는 화요일, 같은 회사의 데이터 사이언스 팀은 수요일에 채용 공고를 올리는 식이다.

채용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채용의 대상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AI 직군 채용 급증, 신입은 21% 중단

전체 구인 공고 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 대비 약 6% 성장에 그치며 사실상 정체 상태다. 반면 AI 관련 직군 채용은 같은 기간 대비 134% 이상 급증했다. 전체 파이는 줄었지만 특정 영역만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구조다.

반대편에선 신입 채용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 전체 기업의 21%가 이미 신입 채용을 중단했으며, 2027년까지 절반의 기업이 신입 채용을 멈출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AI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깊숙이 영향을 미치는 곳이 반복적·규칙 기반의 초급 업무이기 때문이다.

한편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설명할 때 AI를 명분으로 내세우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59%의 기업이 인력 감축의 이유로 AI를 언급했지만, 실제로 AI가 역할을 완전히 대체한 경우는 9%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코로나 시기 과잉 채용의 정상화이거나 경영진의 전략 수정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구조조정 역풍 속 역성장 섹터

업종별로 들여다보면 고용 시장의 논리가 선명해진다. 미국 내 사이버보안 미충원 직위는 약 50만 개로, 기술 업계 전반의 감원에도 불구하고 거의 줄어들지 않고 있다. 보안 위협은 경기와 무관하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분야는 2026년까지 18% 성장이 전망되며, 바이오 제조·디지털 헬스·의료 기기 분야에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물리적 케어와 임상 판단은 알고리즘이 대체하기 어렵다는 점이 구조적 방어막이 되고 있다.

물류와 공급망 분야도 전자상거래 성장과 미국 내 제조 리쇼어링 흐름이 맞물리며 인력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 생산 클러스터가 2026년 초기 가동을 목표로 수천 개의 건설·제조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다만 건설직의 경우 공장 완공 이후 대부분 종료되는 한시적 성격이어서, 지속적인 고용 증가로 보기 위해서는 이후 운영 단계의 채용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기업 내 리스킬링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AI 전환을 현장에서 실행할 수 있는 교육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기업 트레이너와 학습 설계 전문가 채용이 이어지고 있다.

두 개의 축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두 가지 축으로 요약한다. ‘AI를 만들고 지키는 역할’과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현장성을 가진 역할’이다. 이 두 축 바깥에 있는 직군, 특히 반복적이고 규칙 기반의 사무직은 신입부터 점진적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양상이다.

“해고와 채용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은 노동시장이 무너지는 신호가 아니라 재편되는 신호”라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어느 섹터에 속하느냐보다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느냐가 고용 안정성을 가르는 변수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AI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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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희

플래텀 에디터 / 스타트업 소식을 가감 없이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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