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쟁점은 차기 CEO 개인의 이력보다 애플이 AI 전환기에 어떤 제품 전략을 택하느냐에 모인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애플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거론되는 존 터너스를 둘러싼 핵심 쟁점이 단순한 경영 승계를 넘어 인공지능(AI) 시대 전략으로 옮겨가고 있다. 아이폰 중심의 기존 질서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할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터너스는 제품 운영과 하드웨어 실행력에서 강점을 입증한 인물이다. 다만 스티브 잡스 같은 창업자형 혁신가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현 CEO 팀 쿡과도 닮은 지점이다. 쿡은 제품 발명가라기보다 운영과 공급망 관리에 강점을 지닌 리더였지만, 지난 15년간 아이폰 약 30억대를 판매하고 시가총액을 3000억달러에서 4조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터너스 역시 유사한 경로를 걸어왔다. 쿡이 아이폰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했다면, 터너스는 제품이 실제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엔지니어링을 총괄해왔다. 아이패드 라인업 확대, 에어팟 개발, 첫 5G 아이폰 출시 등 주요 프로젝트에서 실행력을 입증하며 내부 입지를 다져왔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하기보다는 기존 제품을 완성도 높게 시장에 내놓는 데 강점을 가진 인물로 평가된다.
문제는 이러한 역량이 앞으로도 유효하냐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가능했다. 애플은 '다음 아이폰’을 만들지 못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들 역시 시장 질서를 뒤흔들 만한 대체 제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기존 전략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AI가 판을 흔들 변수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AI가 과거 아이폰처럼 새로운 컴퓨팅 중심을 형성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 경우 누가 CEO가 되느냐보다, 현재 수립되는 AI 전략이 애플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의 AI 전략을 둘러싼 평가는 엇갈린다. 구글, 메타, 오픈AI, 앤트로픽 등 경쟁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것과 달리, 애플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접근을 택해 뒤처졌다는 시각이 있다. 반면, 경쟁사들이 개발한 AI 서비스를 수십억명 규모 아이폰 사용자 기반 위에서 유통하며 수익을 확보하는 전략이 가능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시장 기대는 이미 ‘아이폰 이후’로 이동하고 있다. 일부 개발자와 업계 관계자들은 AI 소프트웨어가 결국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로운 기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 형태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컴퓨팅 주도권이 다시 재편될 가능성은 점점 더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이 경우 애플이 여전히 유리한 위치를 유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소비자들이 익숙한 형태의 기기를 선호한다면, 이를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업으로 애플에 대한 신뢰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컴퓨팅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전환될 경우, 기존처럼 최적화와 실행력 중심의 리더십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터너스 체제가 현실화될 경우 관건은 명확하다. 아이폰 중심 생태계를 유지하면서도 AI 기반 새로운 플랫폼 전환에 대응할 수 있을지다. 애플이 선택한 AI 전략의 방향성이 차기 CEO 체제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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