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AI 먹여 살릴 전기 찾는다···건설사들, '원전의 반도체' SMR 뛰어든 이...

"원전의 반도체화" 시작 빅테크도 직접 투자 나섰다 업계에서는 SMR을 두고 '원전의 반도체화'라는 표현을... 이 같은 구조적 유사성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를 이끌고 있다. 아마존은 X-에너지에 5억...

AI 먹여 살릴 전기 찾는다···건설사들, '원전의 반도체' SMR 뛰어든 이...

2035년 글로벌 SMR 시장 규모 약 640조원

빅테크 기업, AI데이터센터 위해 투자 대란

'현대건설·DL이앤씨·삼성물산'도 사업 전환

최종 승자 정해질 때까지 투자 나설수 밖에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두산밥캣 부스에 SMR 모형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그리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폭증이 한꺼번에 맞물리면서 소형모듈원전(SMR)이 글로벌 건설업계의 새로운 전략 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과거 대형 원전 시공 중심이었던 국내 건설사들도 EPC(설계·조달·시공)를 넘어 개발·지분 투자·공급망 확보 단계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SMR이 원전의 반도체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세계원자력협회(WNA)는 오는 2035년 글로벌 SMR 시장 규모를 약 640조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2034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을 8.9~27.7%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의 핵심에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있다. AI 학습·추론용 데이터센터가 24시간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소비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기존 전력망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원전의 반도체화" 시작

빅테크도 직접 투자 나섰다

업계에서는 SMR을 두고 '원전의 반도체화'라는 표현을 쓴다. 공장에서 모듈을 제작·반복 생산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개념이 반도체 파운드리 구조와 닮아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구조적 유사성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를 이끌고 있다. 아마존은 X-에너지에 5억 달러를 투자해 워싱턴주 Xe-100 원자로 4기 건설에 직접 자금을 대고 있으며 구글·마이크로소프트도 원자력 파트너십에 10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의 전략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 글로벌 독점 시공권 계약을 체결하고 미시간주 팰리세이즈 부지에 SMR-300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북미 지역 10기가와트(GW) 규모 SMR 플릿 구축까지 목표로 제시했다.

삼성물산은 2021년 뉴스케일파워 전략 투자 이후 루마니아 도이세슈티 SMR 프로젝트 기본설계(FEED)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는 스웨덴·에스토니아·폴란드 등 유럽 시장 중심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DL이앤씨 역시 미국 X-에너지와 함께 고온가스로(HTGR) 기반 SMR 표준화 설계 작업에 참여하며 향후 EPC 수주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단순 시공 넘어 이제는

개발·지분 경쟁으로 이동

SFR 사고 상황 모의시설 '스텔라' /원자력연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의 핵심 변화를 '사업 구조 전환'으로 보고 있다. 과거 해외 원전 사업에서는 발주처가 설계와 운영을 주도하고 국내 건설사는 시공만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SMR 시장에서는 초기 개발 단계부터 지분 투자와 공급망 확보에 직접 참여하며 사업 주도권 자체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중심 자금 동맹도 SMR 시장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본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미·일 전략무역·투자협정에서 총 5500억 달러 규모 투자·금융지원 패키지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 최대 약 3320억 달러가 에너지 분야에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팅하우스·GE버노바·히타치·ENTRA1 등 원전·SMR 관련 기업과 프로젝트들이 지원 대상에 포함됐으며 테라파워 역시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약 20억 달러 규모 지원을 받아 와이오밍주 소듐냉각고속로(SFR)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특히 테라파워는 올해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역사상 첫 비경수형 상업 원전 건설허가를 취득했다. HD현대중공업과는 핵심 부품 제조 협력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승자 아직 안 정해졌다

결국 '투자 전쟁'으로 이어져

다만 경제성 문제는 여전히 최대 변수다. 업계에서는 공장형 대량 생산 체계가 자리 잡는 2030년대 중반 이후 SMR 발전 단가가 MWh당 50~60달러 수준까지 낮아질 경우 화력발전과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초기 모델인 초도호기(FOAK)는 오히려 기존 대형 원전보다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최초 NRC 설계 인증을 획득했음에도 유타주 탄소중립전력프로젝트(CFPP)가 비용 급등과 지자체 이탈 문제로 무산된 바 있다.

강창호 한국수력원자력노조위원장은 "현재 건설사들의 SMR 투자는 당장 수익이 입증된 사업이라기보다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포트폴리오 투자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성장 가능성을 과소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현재 개발 중인 SMR 모델만 80여 종에 달하는데 최종적으로 살아남는 모델은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며 "다만 이는 산업 초기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경쟁 구조로 AI 산업처럼 승자가 정해지기 전까지는 기업들이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SMR(Small Modular Reactor) =

전기 출력 300MW 이하 소형 원자로를 뜻한다. 공장에서 모듈 형태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기존 대형 원전 대비 건설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FOAK(First Of A Kind) =

특정 기술이나 설계가 처음 상용화되는 초도호기를 의미한다. 초기 개발·설계·인허가 비용이 집중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후속 모델보다 경제성이 낮다.

EPC(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 =

설계·조달·시공을 포함한 플랜트 사업 수행 구조를 뜻한다. 대형 원전·정유·발전소 사업에서 주로 사용되는 방식이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