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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지구촌 곳곳 몸살...각국의 대응책은?

데이터센터는 24시간 가동되는 시설인 만큼, 일부 빅테크와 전력기업은 원전 전력구매계약, 기존 원전 재가동, SMR 개발 협력 등을 통해 장기 전력원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원전과 SMR은 탄소배출이 적고 안정적인 전력...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지구촌 곳곳 몸살...각국의 대응책은?

= 챗 GPT로 생성된 이미지

[이코리아]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이 확대되면서 전력망 부담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빨라지는 가운데, 전력망 부담과 전기요금 상승, 물 사용, 탄소배출 문제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13일 국제데이터센터기구(IDCA) 조사 결과를 인용해 데이터센터가 영국과 미국 전체 전력 공급의 약 6%를 소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인 약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싱가포르와 리투아니아의 경우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비중이 각각 19%, 11%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IDCA는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국가 전력망의 5% 수준에 도달하면 지역사회와 정치권의 반발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 증가세도 가파르다. IDC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최근 2년 동안 15% 증가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도 연간 1조 달러에 근접한 것으로 추산됐다. AI 산업 확대가 단순한 디지털 인프라 투자를 넘어 전력망과 지역사회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역시 이와 비슷한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IEA는 지난 4월 발표한 ‘에너지와 AI’ 보고서에서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5년 485TWh에서 2030년 950TWh로 거의 두 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30년 전 세계 전력 수요의 약 3%에 해당한다. 특히 AI 전용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전체 데이터센터보다 더 빠르게 증가해 같은 기간 세 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AI 모델과 서버의 효율성이 개선되는 가운데, 전체 전력 수요 증가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순한 텍스트 질의보다 동영상 생성, 고급 추론 모델, 자율형 AI 에이전트 등은 더 많은 연산 자원을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AI 활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데이터센터의 전력 밀도와 냉각 수요도 함께 커질 가능성이 높다. IEA는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증가가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약 15% 증가할 것으로 봤으며, 이는 다른 부문 전력 소비 증가율보다 훨씬 빠른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력 수요 증가는 세계 각국에서 지역사회 갈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이 전력·수도 비용, 토지 이용, 지역 개발 문제와 맞물리며 단순 민원을 넘어 주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의 정치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또 플로리다주는 최근 대형 AI 데이터센터가 전력망 연결 비용과 송전·발전 비용을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제정했다. 공공서비스위원회가 대규모 전력 사용 고객의 요금 체계를 관리하도록 한 것으로, 데이터센터 투자를 제한하기보다 비용 부담 구조를 분리하려는 조치다.

미시간주에서는 오픈AI와 오라클의 ‘스타게이트’ 관련 대형 데이터센터 건설을 계기로 지방정부 차원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살린 타운십에서는 160억 달러 규모 데이터센터 사업이 지역 의회 반대에도 소송과 합의를 거쳐 추진됐고, 이후 최소 19개 지방정부가 신규 데이터센터 개발 승인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텍사스에서도 힐 카운티가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해 1년간 모라토리엄을 의결하고, 솜머벨 카운티가 주정부 차원의 물·전력 규제 정비 전까지 신규 개발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외 지역에서도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싼 갈등은 커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국가 전체 전력 공급의 5.9% 수준까지 올라선 가운데, 신규 데이터센터가 전력망과 탄소배출 목표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조호르주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 인근 주민들이 먼지 오염과 건강 피해, 물 공급 영향을 우려하며 항의했다. 아일랜드에서는 전력망 부담을 이유로 데이터센터 연결 제한과 규제 완화 논란이 이어졌고, 칠레 등 중남미 지역에서도 물 사용량과 환경영향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 역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량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수립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잠정안에 따르면 2040년 국내 전력소비량은 657.6~694.1TWh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전력 판매량보다 최대 26%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전력 소비 증가에는 산업 부문의 전기화와 함께 AI 데이터센터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반영됐다.

특히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전망치는 이전 계획보다 크게 높아졌다.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는 현재 8.2TWh 수준에서 2040년 42.1TWh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약 5배 증가하는 규모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8년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를 30TWh로 전망했던 것과 비교해도, 2년 만에 전망치가 크게 상향된 셈이다.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AIDC 특별법 역시 전력 공급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지난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특별법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각종 인허가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합 창구를 통해 일괄 처리하고, 비수도권 특화단지에 전력·용수·재생에너지 설비 등 기반시설 설치 비용을 우선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전력 공급 능력과 송전망 확충 계획, 지역 환경 부담이 함께 검토되지 않을 경우 해외와 마찬가지로 지역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는 AI 데이터센터 확대가 산업 진흥 중심으로만 추진될 경우 전력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 지역 주민 부담이 과소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 = 미국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 누리집

데이터센터 전력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응도 각국에서 모색되고 있다. 우선 EU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성능을 제도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EU는 에너지효율지침에 따라 2024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 데이터센터에 에너지 사용량, 전력사용효율, 물 사용량, 폐열 활용 여부 등을 보고하도록 했으며, 향후 데이터센터 등급제와 최소 성능 기준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단순 민간 인프라가 아니라 에너지 효율 관리 대상 시설로 편입하려는 흐름이다.

재생에너지 활용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핀란드에서는 구글 하미나 데이터센터가 지역 에너지 기업과 협력해 서버에서 발생한 열을 지역난방망에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기관은 해당 데이터센터가 향후 지역 난방 수요의 최대 80%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배출하는 열을 폐기하지 않고 지역 에너지 시스템에 편입하면, 전력 소비 증가에 따른 사회적 부담을 일부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는 원자력과 소형모듈원자로(SMR)도 거론된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가동되는 시설인 만큼, 일부 빅테크와 전력기업은 원전 전력구매계약, 기존 원전 재가동, SMR 개발 협력 등을 통해 장기 전력원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원전과 SMR은 탄소배출이 적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받지만, 안전 규제와 지역 수용성, 건설 기간, 경제성 검증 문제가 남아 있어 단기 해법보다는 중장기 선택지에 가깝다는 평가다.

일부 기업들은 기존 지상 데이터센터의 한계를 우회하기 위한 대안 탐색에 나섰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주 데이터센터다. 구글은 지난해 우주 기반 AI 연산 인프라 구상인 ‘프로젝트 선캐처’를 공개하고, 태양광 기반 위성에 자체 AI 반도체인 TPU를 탑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알파벳이 관련 프로젝트 확대를 위해 스페이스X와 로켓 발사 계약을 논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중국과 유럽에서도 우주 데이터센터의 기술적 가능성과 환경 효과를 검토하는 실증·연구 프로젝트가 이어지고 있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지상 데이터센터가 직면한 전력, 부지, 냉각, 지역 반발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궤도상에서는 태양광을 활용할 수 있고, 지상 입지 갈등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이 장점으로 거론된다. 국내에서도 우주항공청이 한국형 우주 데이터센터 개발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2030년까지 핵심 기술의 우주 실증 이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발사 비용, 위성 교체 주기, 우주 방사선에 따른 반도체 오류, 발열 관리, 통신 지연, 대용량 데이터 전송 비용 등이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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