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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 데이터센터 전력난에 배터리 화려한 부활…가스터빈보다 저렴하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터리가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난에 배터리 화려한 부활…가스터빈보다 저렴하다

우드맥킨지, 43개 시장에서 4시간용 배터리 비용 우위

AI 열풍에 가스터빈 수요 폭증…가격 상승·납기 지연

배터리 저장장치, 전력 피크 대응 대안으로 급 부상 중

향후 비용 격차 확대 전망…전력 인프라 투자 전략 변화

삼성SDI LFP 탑재 ESS 설루션 ‘SBB 2.0’. 삼성SDI 제공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터리가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단기간에 비교적 저렴하게 획득할 수 있었던 전통적인 천연가스 발전 설비에 견주어도 경제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전력 수급난 속에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이 선호해 온 천연가스 가스터빈보다 4시간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저장장치가 더 저렴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9일(현지시간)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의 보고서를 인용해 전 세계 43개 시장에서 4시간용 배터리 저장장치가 개방형 가스터빈보다 비용 측면에서 우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조사 대상에는 모든 대륙의 시장이 포함됐다.

이번 분석은 AI 산업의 성장으로 전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조달 방식에도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보여준다.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담당하는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을 지속적으로 소비한다.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확장하면서 전력망 증설만으로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워지자, 일부 사업자는 자체 발전 설비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천연가스 가스터빈은 데이터센터가 전력망에만 의존하지 않고 필요한 전력을 직접 생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들이 가스터빈을 대거 주문하면서 설비 가격이 상승하고 공급 부족도 심해졌다.

특히 개방형 가스터빈은 폐쇄형 가스터빈보다 구조가 단순하고 상대적으로 조달하기 쉽지만, 발전 효율이 낮고 운영비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수요가 몰리면서 개방형 가스터빈조차 확보하는 데 2~4년이 걸리는 상황이다. 폐쇄형 가스터빈의 대기 기간은 2030년대 초반까지 늘어났다.

발전 설비의 가격 상승과 공급 지연은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전력회사에도 부담이다. 전력회사가 수요 급증 시 가동하는 첨두부하 발전소를 새로 건설하려 해도 비용과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배터리 저장장치는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와는 작동 방식이 다르다. 전력 수요가 낮거나 태양광·풍력 발전량이 많은 시간에 전기를 저장했다가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 방전한다. 이를 통해 전력 공급이 부족한 시간대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우드맥킨지의 조사에서 4시간용 배터리가 비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은 이러한 저장장치가 단순한 보조 설비를 넘어 전력 공급 전략의 주요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전력 수요가 일시적으로 치솟는 상황에서는 배터리가 전력망의 부담을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배터리는 저장된 전력을 방전한 뒤 다시 충전해야 하며, 장시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문제는 별도로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배터리가 모든 가스터빈을 대체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필요한 전력의 규모와 사용 시간, 충전 여건에 따라 적합한 조합이 달라질 수 있다.

우드맥킨지는 향후 배터리에서 공급되는 전력 비용은 계속 하락하는 반면, 가스터빈을 이용한 전력 비용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망이 현실화하면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전력 설비를 선택할 때 배터리 저장장치의 매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배터리의 경쟁력은 전력 생산 비용뿐 아니라 발전 설비 조달 기간, 연료 가격 변동, 전력망 연결 여건 등 다양한 요인과 함께 평가해야 한다.

특히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가 전력 공급 설비의 확보 속도에 좌우되는 상황에서는 설비 가격과 납기 모두 중요한 변수가 된다.

우드맥킨지의 이번 조사는 그동안 전기차 캐즘으로 고통받던 배터리 제조업체들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제공하고 있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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