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황 엔비디아 CEO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독보적 강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포스트 AI’ 시대를 대비한 승부수를 던졌다. 그간 양자 기술 상용화에 회의적이었던 태도를 뒤집고, 양자 컴퓨팅 전용 AI 모델을 앞세워 차세대 컴퓨팅 시장의 주도권 선점에 나선 것이다.
현지 시각 15일, 엔비디아가 공개한 양자 컴퓨팅용 AI 모델 ‘아이징(Ising)’은 업계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지난해 초만 해도 “양자 컴퓨팅 상용화에 20년이 더 걸릴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 그는 “AI는 양자 컴퓨팅 실용화에 필수적”이라며 사실상 양자 시장으로의 본격적인 진입을 선언했다.
엔비디아가 내놓은 ‘아이징’은 양자 컴퓨터의 최대 약점인 큐비트의 불안정성을 AI로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GPU 기반의 AI가 양자처리장치(QPU)에서 발생하는 오류 데이터를 분석하고 수정함으로써, 기존 표준 대비 오류 정정 속도는 2.5배, 정확도는 3배나 높였다.
젠슨 황의 핵심 전략은 IBM이나 구글처럼 양자 하드웨어 경쟁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을 선점하는 것이다.
황 CEO는 “아이징이 양자 컴퓨터의 운영체제(OS)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를 통해 PC 시장을 장악했듯, 어떤 회사의 양자 컴퓨터를 쓰더라도 엔비디아의 플랫폼(아이징, 쿠다-Q 등)을 거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겠다는 의도다. AI 시대에 ‘쿠다’로 생태계를 독점했듯, 양자 시대에도 대체 불가능한 길목을 지키겠다는 계산이다.
시장은 젠슨 황의 이번 발표를 AI 이후의 차세대 기술 변곡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는 대표적 양자 기업인 아이온큐(IonQ) 주가가 하루 만에 20.95% 폭등했으며, 국내 증시에서도 라온시큐어, 케이씨에스, 드림시큐리티, 엑스게이트 등 양자 테마주들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하며 들썩였다.
양자 컴퓨팅은 기존 암호화 체계를 불과 9분 만에 해독할 수 있을 만큼 파괴적인 연산 능력을 갖춰 차세대 국가 안보와 산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젠슨 황이 비관론을 뚫고 플랫폼 선언에 나서면서 양자 기술이 실용화의 '변곡점'에 진입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엔비디아가 제시한 '양자 OS' 전략이 시장에 미칠 실질적인 영향력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AI가 양자컴퓨터의 불안정성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자현 기자 jahyeon65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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