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완성차 시장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SDV)으로 급격히 재편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이 전장 산업의 핵심 조연을 넘어 주연으로 급부상했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발표 10주년을 앞둔 2025년 현재, 하만은 전장과 오디오 분야를 아우르는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 9조 원의 배팅이 일궈낸 15조 원의 결실
삼성 하만의 성장세는 수치로 증명된다. 2025년 기준 매출은 15조 7,833억 원, 영업이익은 1조 5,311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2017년 인수 직후 매출 7조 1,034억 원, 영업이익 574억 원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10년 만에 매출은 2배 이상, 영업이익은 약 26배 폭증한 셈이다. 영업이익률 또한 9.7%에 달해 제조업 수준을 넘어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전장 사업의 비중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현재 하만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자동차 전장 관련 사업에서 발생한다. 과거 단순 카오디오 공급사에 머물렀던 하만은 이제 디지털 콕핏(디지털화된 자동차 운전 공간), 텔레매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솔루션을 공급하는 글로벌 40위권 전장 부품사로 체급을 키웠다.
◈ 멀티 브랜드 전략과 기술 융합의 시너지
하만의 강력한 경쟁력은 1946년 설립된 JBL을 필두로 한 멀티 브랜드 포트폴리오에서 나온다. 하만은 AKG, 뱅앤올룹슨(B&O) 카오디오, 마크 레빈슨, 렉시콘 등 세계 최정상급 브랜드를 통해 일반 소비자용 오디오부터 무대 음향, 차량용 시스템까지 전 영역을 지배하고 있다.
특히 삼성이 2017년 당시 국내 M&A 사상 최대 규모인 9조 4,000억 원을 투입해 하만을 인수한 결정은 신의 한 수로 꼽힌다. 삼성의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력과 하만의 오디오·전장 노하우가 결합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업이 가속화됐다. 실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BMW 등 글로벌 자동차 CEO들과 직접 만나 배터리 및 전장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전방위적인 지원 사격에 나선 바 있다.
◈ SDV 시장 선점을 향한 공격적 영토 확장
하만의 시선은 이제 미래로 향한다. 단순히 소리를 들려주는 단계를 넘어 차량 내 경험(In-Cabin Experience) 전체를 설계하는 전략이다. 2025년 12월 독일 ZF의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사업부를 전격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자율주행 시대의 필수 기술인 인지·판단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의 흐름도 우호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 세계 전장 부품 시장은 2024년 4,000억 달러에서 2028년 7,00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이 예고되어 있다. 소니(Sony)가 혼다와 합작법인을 세우고 LG전자가 VS사업본부를 통해 전장 영토를 넓히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하만은 선제적 M&A와 삼성 생태계 결합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했다는 분석이다.
◈ 80년 유산 위에 쌓아 올리는 미래 10년
2026년은 하만의 주력 브랜드인 JBL 탄생 80주년이자 삼성-하만 동행 10년을 맞이하는 기념비적인 해다. 업계에서는 하만이 기존 강점인 하이엔드 오디오를 넘어 마시모 오디오 사업 인수 등을 통해 헬스케어와 모빌리티가 결합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과거 인수 당시 불거졌던 승자의 저주 우려는 사라진 지 오래다. 하만은 이제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 동력인 전장 사업의 핵심 축으로서 글로벌 시장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초일류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당사의 보도 기사는 오탈자 및 비문 수정, 선정성, 혐오 우려 포현 등을 필터하기 위해 AI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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