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20% 빠진 국내 증시서
국민연금, ‘매도 폭탄’ 우려 깨고
하이닉스 등 684억 규모 순매수
서학개미 자금은 4배 넘게 증가
코스피가 7월 들어 20% 넘게 빠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발길이 다시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국내 증시 대기자금은 빠르게 마르는 반면 미국 증시로 흘러가는 자금은 한 달 새 4배 가까이 불었다. 국민연금은 리밸런싱(자산 비중 재조정) 과정에서 매도 물량을 쏟아낼 것이란 우려와 달리 오히려 올해 처음으로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에 나섰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24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25억9603만달러(약 3조8000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순매수액이 6억3296만달러(약 9261억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4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올해 들어 ‘서학개미’ 매수세는 변동이 심했다. 지난 3월만 해도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16억9150만달러였지만 4월에는 4억6893만달러 순매도로 돌아섰다. 5월에는 순매도 규모가 9억3977만달러까지 커졌다. 국내 증시가 반등하고 원화 약세까지 겹치면서다.
자금이 다시 방향을 튼 것은 코스피 하락이 시작되던 지난달부터다. 미국 증시로 옮겨간 자금은 주로 반도체와 레버리지 상품을 사들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에 13억532만달러(약 1조9098억원)가 몰리며 이달 순매수 1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 미국예탁증서(ADR)에도 6억7555만달러(약 9884억원)가 유입됐다.
반면 국내 증시 자금은 줄어드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4일 역대 최대인 139조6948억원까지 쌓였지만 이달 23일에는 104조2975억원으로 한 달 새 20% 넘게 줄었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 등 금융상품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일시적으로 맡겨둔 현금을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은 예상을 뒤엎고 국내 증시에서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날 한국거래소의 투자주체별 거래내역 집계를 보면, 국민연금이 포함된 ‘연기금 등’은 이달 1~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684억원을 순매수했다. 아직 이달 거래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월간 기준으로 연기금이 매수 우위를 나타낸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국민연금이 올 상반기 내내 미뤄온 리밸런싱을 7월에 재개하면서 최대 74조원 규모의 매물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랐으나 이와는 상반된 전개가 펼쳐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의 평가액 또한 낮아진 점을 배경으로 꼽는다. 그만큼 리밸런싱을 위해 추가로 팔아야 할 물량 부담이 줄었고, 오히려 가격이 급락한 종목 일부에는 저가 매수 유인이 생겼다고 분석된다. 실제로 연기금이 이달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로 순매수액이 4258억원에 달했다.
국민연금의 ‘매도 폭탄’ 우려에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단기간 대규모 매도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리밸런싱이 발생하더라도 시장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운용 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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