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이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2024년 11월19일 진행한 ‘들리지 않는 아이들의 이야기' 전시회.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광고
지난달 생후 7개월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20대 부부에게 부모급여, 아동수당 등 복지급여는 꼬박꼬박 지급됐지만, 정작 아이는 영유아 건강검진 미수검, 예방주사 미접종 등 의료정보로 학대 아동을 걸러낸다는 정부의 ‘영유아 위기아동 발굴망’에는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학대 아동 발굴 대책에 그치지 말고 예방책 등도 촘촘하게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전시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아이가 태어난 뒤 지난달까지 부모에게 지급된 출산·양육 관련 지원금은 모두 1217만원이었다. 출산장려금 30만원, 첫만남이용권 200만원, 부모급여 800만원, 아동수당 82만원, 기타 양육지원금 105만원이다. 아이가 숨진 지난달에도 부모급여 100만원과 아동수당 10만5천원 등 110만5천원이 지급됐다. 이 같은 출산·양육 수당은 한차례 신청하고 자격이 확인되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구조다. 출산장려금과 첫만남이용권은 한차례 지급이 되며, 부모급여와 아동수당은 각각 1살과 9살까지 다달이 나온다. 지난달 사망한 ㄱ군의 부모는 피시방에서 게임에 몰두하느라 아이를 장시간 방치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영양실조와 탈수 등으로 숨졌다는 소견을 받았다.
반면 ㄱ군은 정부, 지방자치단체, 경찰 어디에도 위험 신호가 포착되지 않았다. 정부는 이미 지난 4월 위기 영유아 발굴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보건복지부는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5월부터 영유아 건강검진 미수검, 의료기관 미진료, 예방접종 미접종 등 의료정보로 걸러낸 6살 이하 아동 5만8천명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광고
다만 ㄱ군은 이 조사 대상에 들지 못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영유아 건강검진은 출생 후 12개월 동안 영유아 건강검진 기록이 없거나, 2025년 11월부터 2026년 4월 권고되는 예방접종을 2번 이하로 받았거나 받지 않은 아동이면 이(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통해 통보가 돼 위기 아동으로 보고 조사한다”며 “ㄱ군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 건강검진이나 미접종 아동으로 통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아동행복지원시스템은 분기별로 사회보장 빅데이터를 활용해 위기 의심 아동을 발굴하고 읍면동 공무원이 아동 가정을 방문해 복지 서비스를 연계하고 학대 신고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전문가들은 학대 아동 발굴에만 집중하는 것은 대책으로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김진석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위기 아동 발굴 체계 하나로 가능성을 제로로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여러 지원 체계를 층층이 쌓는 게 필요하다”며 “위기 아동 발굴을 위한 모니터링뿐 아니라 부모 교육 등 지원 체계를 겹겹이 마련해 여러 차원에서 위험 신호가 걸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유아 건강검진은 생후 6개월 이전에도 두차례 받도록 돼 있어 12개월 이내 미검진 기준이 너무 느슨하다는 지적도 있다.
광고
광고
복지부 관계자는 “건강검진 등의 이력이 있으면 발굴 대상 후보에서 빠질 가능성이 있어 우선순위를 정해 가중치를 두는 방식 등을 고민하며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달 중 제도 개선·보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