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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75세 넘었다고 항암 포기 안 된다"…고령 결장암 맞춤 치료 근거 제시

75세 이상 고령 결장암 환자에서도 무조건적인 치료 축소보다 암의 병기와 위험도에 따른 ‘선별적 항암치료’가 생존율을 좌우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5세 넘었다고 항암 포기 안 된다"…고령 결장암 맞춤 치료 근거 제시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대장항문외과 이윤석, 배정훈 교수

75세 이상 고령 결장암 환자에서도 무조건적인 치료 축소보다 암의 병기와 위험도에 따른 ‘선별적 항암치료’가 생존율을 좌우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고위험 3기 환자에서는 보조 항암화학요법이 5년 생존율을 크게 끌어올려,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치료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대장항문외과 이윤석 교수 연구팀(제1저자 배정훈 교수)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5개 병원 공동연구를 통해 75세 이상 고령 결장암 환자의 보조 항암화학요법 효과를 분석한 결과, 연령보다 암의 병기와 위험도 기반의 치료 전략이 생존 향상에 핵심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대장항문학회인 American Society of Colon and Rectal Surgeons 2025에서 ‘Oncological Impact of Adjuvant Chemotherapy in Elderly Colorectal Cancer Patients: Does it Have a Benefit?’라는 제목으로 발표됐으며, Overall Best ePoster(최우수 포스터상)를 수상했다.

대장암은 국내외에서 대표적인 고령 암종이다. 보건복지부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대장암은 갑상선암과 폐암에 이어 발생률 3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 중 결장암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결장암 환자의 상당수가 75세 이상 고령층으로, 치료 전략 수립이 중요한 임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 고령 환자에게 항암치료가 충분히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체력 저하와 부작용 우려, 그리고 명확한 임상 근거 부족으로 인해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한 보조 항암치료가 소극적으로 적용돼 왔다.

연구팀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서울·여의도·의정부·인천·성빈센트병원에서 결장암으로 근치적 절제술을 받은 환자 가운데 저위험 3기 및 고위험 2·3기 환자 1585명을 분석했다. 이 중 75세 이상 고령 환자 394명을 별도로 선별해 치료 효과를 비교했다.

5년 전체 생존율(OS)

분석 결과, 전체 고령 환자 가운데 실제 보조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는 184명(46.7%)에 그쳤다. 이는 75세 미만 환자군의 항암치료 시행률 87.9%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연구팀은 이들을 고위험 2기, 저위험 3기, 고위험 3기로 나눠 세부 분석했다. 가장 뚜렷한 효과는 고위험 3기(T4 또는 N2)에서 확인됐다.

5년 무병 생존율(DFS)

고위험 3기 환자에서 항암치료를 시행한 경우 5년 전체 생존율(OS)은 78.6%로 나타났으며,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의 49.1%보다 29.5%포인트 높았다. 완치 가능성을 보여주는 5년 무병생존율(DFS) 역시 69.3%로, 미시행군의 48.2%보다 크게 개선됐다.

실제 ASCRS 발표에서도 보조 항암치료는 고위험 3기 환자에서 DFS(HR 0.549)와 OS(HR 0.367)를 모두 유의하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위험 2기와 저위험 3기에서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생존 이득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모든 고령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를 적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위험도 기반의 정밀한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윤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특정 고위험군에서 항암치료가 생존율을 뚜렷하게 높인다는 강력한 근거를 보여준다”며 “그동안 고령이라는 이유로 치료를 주저하던 관행을 바꾸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1저자인 배정훈 교수는 “모든 의료의 핵심은 환자가 실제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이라며 “철저한 사전 평가를 바탕으로 치료를 시행한다면 고위험 3기 고령 환자도 생존 연장과 삶의 질 향상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최근 ANZ Journal of Surgery에도 게재되며 학술적 타당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논문 역시 “연령 자체보다 위험도 기반의 치료 결정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결과가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급증하는 고령 결장암 치료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나이를 기준으로 치료 강도를 낮추는 방식에서 벗어나, 적극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선별하는 정밀 의료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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