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후보인터뷰] 권영국 정의당 대표
'참사의 현장' 용산서 출마선언…"불평등 심화시킨 오세훈 퇴출해야"
"서울은 과밀로 지방은 소멸로 죽어"…상생협의체로 '서울 1극 체제' 극복
정당득표 3% 돌파, 2028년 원내 재진입, 진보정치 통합과 시대정신 부합 정당 토대 마련
"단일화는 정의당의 딜레마…선거제도 문제, 결선투표제 도입해야"
"정의당은 몰라도 무상급식·차별금지법·중대재해처벌법·노란봉투법·카드수수료인하는 알아"
"개헌은 단계적으로…1단계는 경직된 구조 해소, 2단계는 시민주권 강화"
"李정부 정책 환영하지만 그늘 있어…노동자 권리보장·신공항·원전 추가·금투세 폐지 아쉬워"
"대한민국 이젠 중견국가…동맹이라도 국제법·인권가치 따라 목소리 내야"
6·3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권영국 정의당 대표가 15일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생존비용 절반으로'를 1호 공약으로 밝혔다. 그는 노동 소득만으로 생존 가능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사진=김윤혁 PD]
지난해 21대 대선에 출마해 TV토론에서 주목을 받았던 권영국 정의당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로 돌아왔다. 27년 전 참사가 있었던 용산에서 출마를 선언한 그는 여전히 변함없는 불평등과 양극화를 지적하며 상생과 공존의 서울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둔 정의당의 진보 재편 구상과 차기 총선의 원내진입 전략, 이재명 정부의 핵심 정책에 대한 평가와 글로벌 이슈에 대한 진단을 들어봤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 슬로건으로 '같이 삽시다, 같이 갑시다'를 내세웠다.[사진=김윤혁 PD]
'참사의 현장' 용산서 출마선언…"불평등 심화시킨 오세훈 퇴출해야"
권 대표는 15일 폴리뉴스 본사에서 진행된 6·3지방선거 후보 인터뷰에서 지난 8일 자신의 선거 출마 선언에 관한 이야기로 입을 열었다. 그는 "용산은 개발로 인한 서울의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에서 매우 상징적인 곳"이라며 "서울을 평등한 도시로 만들자는 구호 아래 용산을 택해 출마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1월 용산에서는 삼성물산·포스코·대림산업 등 대기업들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도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그러던 와중 생존권 요구를 하던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희생됐다.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용산 참사다. 권 대표는 이때 철거민들의 변호인이었다.
그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개발로 일관하고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오세훈 시장을 퇴출해야 한다"며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살기 힘든 도시에서 누구나 노동 소득만으로도 살 수 있는 도시로 가야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선 "지난 대선 당시 슬로건이 '갈아엎자 불평등'이었는데 이번에는 '같이 삽시다, 같이 갑시다'로 정했다"며 "서울을 공존·공생하는 도시로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후보는 권영국"이라고 강조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당득표 3%와 2028년 원내 재진입, 진보정치 통합과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정당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사진=김윤혁 PD]
한편, 그가 내놓은 '1호 공약' 역시 복잡하지 않다. 바로 서울에서의 생존 비용을 전반으로 낮추는 것. 주거·의료·교통 같은 필수재를 기본 서비스로 해서 공공의 책임으로 보장하는 방안이다. 이는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생전에 '최고의 복지는 노동 소득으로 살 수 있는 사회'라고 강조했던 것과 궤를 같이한다.
최근 불어 닥친 디지털 혁명과 AI 열풍으로 산업 전반에 극심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일자리를 위협 받는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다. 권 대표는 "인간이 자기 일자리를 잃게 되는 위험이 예상된다"며 "AI의 도입과 발전에 맞춰 어떻게 사회 적응력을 높이고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위해서는 'AI전환 노동부시장'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서울시장으로써 권 대표의 방향성은 '공정하고 상생하는 사회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새로운 변화에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 이렇게 2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서울은 과밀로 지방은 소멸로 죽어"…상생협의체로 '서울 1극 체제' 극복
수도권 과밀화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권 대표는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전기도 인력도 모든 인프라가 거의 서울로 집중되는 상황에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끝없이 팽창하고 지방은 갈수록 쪼그라드는 위험한 상태라는 것이다.
그는 "서울과 지방이 공생 체계로 가지 않으면 서울은 과밀해져 죽고 지방은 소멸해서 죽게 된다"며 "서울시장의 역할은 서울과 지방의 공생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제시한 대안은 서울과 지방의 상생협의체 구성이다. 이를 통해 양측이 이익과 부담을 적절하게 나누고 보상을 논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서울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부터)·개혁신당 이준석·민주노동당 권영국·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21대 대선 첫 TV토론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당시 권영국 후보는 사회적 약자의 확성기 역할을 하면서 맹활약했다. 2025.5.18 [국회사진기자단]
정당득표 3% 돌파, 2028년 원내 재진입, 진보정치 통합과 시대정신 부합 정당 토대 마련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정의당이 구현하고자 하는 목표는 제도권 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을 회복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권 대표는 "이번에 정당 득표 3%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뒤 "다음으로는 2028년 총선에서 원내로 다시 진입해야 하는데, 이번 선거에서 그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진보 정치의 통합과 함께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정당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계획을 내비쳤다.
일단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출마는 일단 2곳이다. 서울시장 선거에 권 대표가 출사표를 던졌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로 강은미 후보가 나섰다. 이와 함께 전국 광역 비례대표 후보들이 대거 도전한다. 지방의회의 경우 현역 의원이 있는 9곳을 사수하는 동시에 추가적인 출마를 모색할 방침이다.
지방선거와 같은 날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 전략과 관련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가진 전력을 분산시킬 생각은 없다"며 "재보선에는 양당 중심 구도가 투영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우리는 지방선거에 집중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지난 8일 서울 용산역 앞에서 권영국 정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사진=정의당 제공]
"단일화는 정의당의 딜레마…선거제도 문제, 결선투표제 도입해야"
권 대표는 선거 막바지에 등장할 수 있는 범진보 단일화 가능성을 묻자 거꾸로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단일화는 정의당이 선거에서 항상 겪는 딜레마"라며 "중대선거구제와 결선투표제가 있으면 해결되는 문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현행 10%인 비례대표를 최소 30%까지 확대하고 양당의 나눠먹기인 2인 선거구 쪼개기도 금지시켜야 한다"며 "소수 정당의 지방의회 진출을 막는 5% 봉쇄조항도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대선거구제 도입으로 소수 정당 후보도 당선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주의는 다양한 목소리가 자유롭게 분출되고 토론을 거쳐 수렴되는 방식인데 이를 봉쇄하는 지금의 승자독식 선거제도는 매우 비민주적"이라며 "이걸 그대로 두는 것은 소수 진보 정당은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월 28일 오후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열린 권영국 정의당 대표의 '농담도 참 못해요' 출판기념회. 이날 행사엔 단병호 전 민주노동당 의원, 한상균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종대·이은주 전 정의당 의원,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김찬휘·이상현 녹색당 공동대표 등 진보정당 인사들이 참석하면서 권 대표의 출마 선언이 진보 진영 재결집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사진=정의당 제공]
"정의당은 몰라도 무상급식·차별금지법·중대재해처벌법·노란봉투법·카드수수료인하는 알아"
지난 총선을 기점으로 정의당이 원외 정당으로 물러나고 진보 진영 전반이 쇠락하게 된 배경에 대해 권 대표는 아쉬움과 함께 반성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민주노동당 내부의 노선 차이와 활동 방식, 정파적 갈등 같은 것들이 시작이었다"며 "지난 총선에서 진보 정당을 자임하는 정당들이 민주당 위성정당으로 들어간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돌아봤다.
원내교섭단체가 되지 못한 상황에서의 현실적인 한계도 언급했다. 권 대표는 "원내 정치를 하는 동안 의석수가 많지 않다보니 여의도 중심의 정치가 되고 지역이나 삶의 현장에서 잘 보이지 않게 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간 정의당이 해왔던 역할과 이뤄낸 성과를 거론하며 존재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유권자들이 정의당은 몰라도 무상급식이나 차별금지법, 중대재해처벌법, 노란봉투법, 소상공인 카드 수수료 인하 등은 알 것"이라며 "우리가 사회를 평등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과 노력을 계속해 왔기 때문에 정책으로 채택되고 보편화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권 대표는 '권토중래'를 넘어 진보 정치를 통합하고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새로운 진보 정당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과거의 통합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지향을 갖는 정당으로 연합해 가면서 추진할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는 그런 목표를 이루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역과 현장을 더 많이 누비고 다니며 문제를 듣고 해결하는 노력도 기울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보수 대 진보'의 정치 지형이 만들어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그는 "보수는 경제 성장과 친기업 행보가 불가피한데 거기에서 여러 그늘이 발생한다"며 "그걸 견제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진보 정치가 만들어져야 사회의 균형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발생 200일을 이틀 앞둔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권영국 변호사가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시국강연을 하고 있다. 2014.10.30 [사진=연합뉴스]
"개헌은 단계적으로…1단계는 경직된 구조 해소, 2단계는 시민주권 강화"
최근 정치권에서 강하게 일고 있는 개헌 움직임과 관련해 권 대표는 5·18과 부마항쟁 정신 수록과 비상계엄 조건 강화, 지방 균형발전 의무화 등에는 동의를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현재 구조적 문제점을 짚으며 단계적인 추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사실 개헌은 어려운 것이 아님에도 국회의원 2/3 이상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등 구조가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며 "이걸 조금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다음에 전면적인 개헌이 필요하다"며 "시민주권을 강화하는 것이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통령 권한을 분산시키는 방향으로 권력구조 개편도 이뤄져야 한다"며 "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TV토론회 당시의 권영국 정의당 대표. 직전 지방선거에서 정의당이 정당득표 3%를 넘기면서 권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TV토론회에 나서게 됐다.[사진=연합뉴스]
"李정부 정책 환영하지만 그늘 있어…노동자 권리보장·신공항·원전 추가·금투세 폐지 아쉬워"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지지율 고공행진 속에 각종 정책들이 힘 있게 추진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권 대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내란 청산과 대북 유화신호, 산재에 적극적인 입장, 노란봉투법 처리, 부동산 투기 해결 의지, 최근 이스라엘 전시 학살과 관련한 보편적 인권 문제제기까지 기존 정부와 상당히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며 "그래서 국민들의 높은 지지가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동시에 아쉬운 부분들도 조목조목 지적했다. 권 대표는 특수고용 플랫폼과 프리랜서 노동자 권리 보장, 신공항 건설과 원전 추가 등의 기후·생태 문제, 금투세 폐지로 대표되는 부자 감세 등을 거론하며 "종합적이고 일관성 있게 정책에 대한 청사진을 이재명 정부가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3년 10월 디엘이앤씨 건설일용직 하청노동자 고 강보경씨 분향소 앞을 지키고 있는 권영국 정의당 대표.[사진=정의당 제공]
"대한민국 이젠 중견국가…동맹이라도 국제법·인권가치 따라 목소리 내야"
종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미국-이란 전쟁과 관련해 권 대표는 우리 정부의 당당한 입장과 역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제 대한민국의 위상이 중견국가 정도는 되지 않나"라며 "그 위상에 맞게 국제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스라엘이 동맹이라 하더라도 국제법 원칙과 보편적 인권의 가치 기준에 따라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관세에 이어 군사력으로 세계를 구렁텅이로 몰고 있다"며 "경찰국가라 자임해오다 이제는 학살하는 데 앞장서는 미국은 깡패국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권 대표는 주한미군과 관련해서도 "우리의 요구나 필요보다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를 위해 존재하고 있는 것"이라며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도 주권국가로서 당당하게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
는 1963년 강원도 태백 출신에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포항제철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풍산그룹 엔지니어로 입사해 노조활동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제41회 사법시험에 합격(연수원 31기)했으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과 용산참사·구의역·태안화력 사망재해 진상조사단장 등을 역임하며 '거리의 변호사'로 불려 왔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경북 경주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정치에 입문한 뒤 정의당에 입당해 8기 당대표로 선출됐다. 2025년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결성한 원외 진보좌파 연합 사회대전환 연대회의 경선에서 승리한 뒤 정의당이 해당 연합을 반영해 당명을 바꾼 민주노동당 대선후보로 출마했다. 당시 대선 TV토론회에서 이재명·김문수·이준석 후보를 상대로 날카로운 비판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의당 후보로 서울특별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 인터뷰 전문]
▲ 김능구> 오늘은 지방선거 인터뷰로서 서울시장 정의당 후보로 나선 권영국 대표님를 모셨다.
△ 권영국>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
▲ 김능구> 지난 8일 날 용산역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했다. 용산이라는 곳이 상징성이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 권영국> 나와 개인적인 인연이 강한 곳이다.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해 1월에 용산 참사가 있었다. 당시에 용산 역세권을 개발한다고 해서 삼성물산·포스코·대림산업 등등이 참여하고 서울시와 용산구청이 개발 사업을 강행하기 시작했다. 당시 재개발 구역에 있던 세입자들이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한 채로 쫓겨나게 되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생존권 요구를 하면서 폐가가 된 빌딩 옥상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경찰특공대가 투입된 과잉 진압으로 화재가 발생했고 철거민 5명에 경찰까지 사망하는 화재 사건이 발생했다.
그때 내가 그 사건 철거민의 변호인을 맡았었고,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사람이 바로 현 오세훈 시장이다. 용산 개발이 그곳에 살던 주민들 특히 세입자들을 쫓아내고 자본가 이익을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용산은 개발로 인한 서울의 여러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에서 매우 상징적인 곳이다. 그래서 불평등한 서울을 평등한 도시로 만들자는 구호 아래 용산을 택해 출마 선언을 하게 됐던 거다.
▲ 김능구> 지금 현재도 오세훈 시장이 현역이고 이번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에도 나서고 있다. 오 시장을 퇴출시켜야 한다고 본인이 말했는데.
△ 권영국> 맞다. 개발로 일관하고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오 시장을 퇴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함께 공존·공생하는 도시로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후보는 권영국이다. 서울은 이 2가지가 응축된 장소라고 생각한다.
▲ 김능구> 지난 대선 TV토론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상당히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이번에 서울시장 선거에 전격 출마를 결정한 배경이 궁금하다.
△ 권영국>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이기도 하지만 불평등과 양극화, 기후와 생태 문제를 아주 집약적으로 안고 있는 도시다. 그래서 대선 때도 '갈아엎자 불평등 세상' 이런 슬로건으로 출마를 했었다. 이번 도전이 대선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은데, 결국 서울이 이런 문제들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도시라고 생각해서 출마를 결정하게 됐다.
▲ 김능구> 그렇다면 권 대표께서 만들고 싶은 서울은 어떤 모습인 건가.
△ 권영국> 이번 출마 기자회견에서 '같이 삽시다, 같이 갑시다'를 처음으로 밝혔다. 이걸 약간 보완해서 '나만 말고 같이 삽시다, 혼자 말고 같이 갑시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현재 서울은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매우 살기 벅차고 숨막히는 도시가 돼 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누구나 자신이 땀 흘려 일해 얻은 노동 소득만으로 살 수 있는 서울로 가자는 거다.
그리고 서울을 보면 계속해서 일극 체제라고 이야기를 하지 않나. 이게 결국은 지방 소멸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에 지방과 공생하고 협력하는 서울로 만들어 가자는 것을 비전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김능구> 이번 선거에 내놓을 1호 공약이 궁금하다.
△ 권영국> 앞서 이야기했듯 너무 집중되고 팽창하다 보니 서울이 숨 막히는 도시가 됐다. 주거비 폭등으로 노동 소득만으로는 도저히 살 수 없는 도시로 가고 있다. 생존 비용이 너무 높고 비싼 도시가 됐다. 그래서 1호 공약은 서울의 생존 비용을 절반으로 낮추는 도시로 만들어 가겠다는 거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주거·의료·교통 같은 필수재를 기본 서비스로 하고 공공의 책임으로 보장을 해서 생활비를 절반으로 낮추는 것이다.
▲ 김능구> 노동 소득으로 충분히 생활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예전 고 노회찬 의원이 '최고의 복지는 노동 소득으로 살 수 있는 사회'라고 강조했던 게 새삼 떠오른다.
△ 권영국> 노 의원도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대우받는 사회를 지향했다. 나 역시 회사를 다니다가 노동조합을 만들고 해고된 노동자 출신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하려면 자신이 일한 대가로 소득을 얻고 그 소득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마 그 점에서는 거의 같을 것이라고 본다.
▲ 김능구> 공약을 보니 'AI 전환 노동부시장' 공약이 특이하다.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 권영국> 우리 사회가 여러 복합적인 전환 위기에 있다고 보여진다. 일단 기후 위기가 있고, 또 급하게 다가오는 문제가 바로 디지털 혁명과 AI로 산업의 변화가 피부에 다가올 정도로 시급한 문제이지 않나. 특히 피지컬 AI라고 해서 현대자동차에 로봇이 도입되면 일자리가 어떻게 되느냐를 갖고 굉장히 논란이 많다.
여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일자리 문제 즉, 인간이 자기 자리를 잃게 되는 위험이 예상된다. AI의 도입과 발전에 맞춰 어떻게 사회 적응력을 높이고 노동을 보호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에 AI 전환 노동부시장 체제 도입이 필요하다. 일자리를 잃게 되는 사람들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일자리를 전환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를 사전에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AI 전환에 따른 교육 훈련의 문제와 재취업의 문제도 있지 않나. AI 전환 기금을 만들어 부시장 주관 하에 대응해볼 생각이다.
▲ 김능구> AI 전환 시대가 인류에게 새로운 기회와 미래를 창출하면서도 불안한 건 현실인 것 같다. 그 불안함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건가.
△ 권영국> 그렇다. 서울시장으로써 하나는 공정한 사회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 그 다음으로는 새롭게 변화하는 부분에 대해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 그 2가지를 전담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 김능구> 알겠다. 아까 이야기했던 수도권 1극 체제를 변화시키고 공존할 수 있는 서울을 만들 구상을 설명해 달라.
△ 권영국> 지금 모든 자원이 서울로 빨아들여지는 형국이 돼 버렸다. 전기도 인력을 포함한 모든 인프라가 거의 서울로 집중된다. 예를 들면 현재 서울의 전력 자급률은 11%에 불과하다. 충남이나 경북 등에서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해 서울로 공급하는 구조다. 청년 인력들도 서울로만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그래서 이 상태로 가면 결국 서울과 수도권만 살아남고 지방은 소멸하는 굉장히 위험한 상태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전체가 균형 있게 발전하고 서울과 지방이 같이 공생할 수 있는 체계로 가지 않으면 서울은 팽창하고 과밀해져 숨 막혀 죽고 지방은 소멸해서 죽게 된다. 이걸 해결하지 못하면 서울시민들의 삶이 결코 좋아질 수 없게 된다. 서울시장의 역할 중 하나가 서울과 지방의 공생에 대해 전망을 제시하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지방과 상생협의체를 만들어 이익과 부담을 적절하게 나누는 서울시정이 필요하다.
▲ 김능구> 상생협의체를 이야기했는데 혹시 구체적인 정책 대안이 있나.
△ 권영국> 아까 말씀드린 대로 지방에서 서울로 전기가 올라오는데, 송전탑 문제라든가 적절한 보상을 논의하고 배분함으로써 지역의 발전을 함께 도모할 수 있을지 이런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 김능구>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의당의 구체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 권영국> 일단 제도권 정당으로서의 존재를 다시 만들어 가야 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번에 정당 득표 3%를 만들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2028년 총선에서 우리가 원내로 다시 진입을 해야 하는데, 이번 선거가 그런 토대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이번 선거에서 연대를 통해 현재 갈라져 있는 진보 정치를 통합하고 새로운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정당을 만들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이렇게 3가지 정도를 목표로 삼고 있다.
▲ 김능구> 이번 선거만 국한해서 본다면 현재 민주당 압승이 예측되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높고 제1야당 국민의힘이 거의 지리멸렬한 상황이다. 그런데 서울시장 선거는 굉장히 박빙의 승부로 갈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그랬을 때 범진보 단일화 여론이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 있다. 늘 선거 때마다 겪는 것인데 현재는 어떤 생각인가.
△ 권영국> 지난 대선 때도 거의 똑같은 질문을 여러 차례 받았다. 사실 단일화 논의는 제도의 문제에서 비롯된 거다.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비례성과 다양성 제고 요구가 나오고 그 방편으로 중대선거구제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여기에 결선투표제 하나만 더 보태면 된다. 이 부분을 지난 대선 때 당시 이재명 후보에게도 질의했는데 어물쩍 넘어갔다. ▲ 김능구> 명확한 답을 안 했나.
△ 권영국> 그렇다. 사실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면 되는 거다. 가장 지지하는 후보에게 최선의 선택을 하고 그 다음에 결선에서 선거 연합을 하면 된다. 그런데 이런 제도의 문제를 자꾸만 개인에게 전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소수 정당에게 불리하고 부당하다. 최선이 아닌 차선 또는 최악을 막기 위한 차악, 이런 식의 제도를 지금 고치면 바로 해결된다.
▲ 김능구> 지난 20대 대선 때 윤석열 후보가 0.73% 차이로 이길 때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2% 정도 득표했다. 그 부분 때문에 상당히 비판을 받았다.
△ 권영국> 맞다. 지금 같이 승자독식의 선거 제도를 그대로 두는 것은 소수 진보 정당은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같다. 선거는 생물이기 때문에 어느 순간에 박빙이 올 수 있고, 결국은 소수 정당에게 양보를 요구하는 결론으로 가게 돼 있다. 소수 정당이 정치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다 봉쇄당하게 되는 거다. 소수 정당 후보를 지지하고 싶어도 그런 우려 때문에 차선의 선택을 하게 된다. 결국 소수 정당에 대한 정확한 지지를 확인할 수도 없게 된다.
▲ 김능구> 국민의 선택과 지지를 정확히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이야기인 건가.
△ 권영국> 누군가가 선택하고 싶어 하는 소수 정당에 대한 표를 전부 사표로 만들어 버리는 거다. 이런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직접 투표 선거권을 이 선거 제도가 박탈하게 되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 김능구> 그게 당내 분열도 야기시키지 않나. 단일화를 두고 '해야 한다', '안 된다' 이러면서.
△ 권영국> 정의당이 항상 겪는 딜레마다. 한 쪽에선 양보해서 선거연합 하자고 하는데, 보통 다수당이 단일화 의향을 갖고 하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다른 한 쪽에선 완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단일화 여부를 두고 항상 부딪히게 돼 있다. 그래서 어느 경우에는 엄청나게 탈당이 이뤄지기도 하고. 결국은 소수 정당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사실상 봉쇄하게 되는 폐해가 발생한다.민주주의라는 것은 다양한 목소리가 자유롭게 분출할 수 있고 여러 논의와 토론을 거쳐 수렴되게 하는 방식 아닌가. 그런데 지금의 선거 제도는 다양한 목소리가 선거 국면에서 표출되지 못하도록 차단해 버려 매우 비민주적이다.▲ 김능구> 정치는 또 현실이지 않나. 정개특위에서 결선투표가 채택되지 못한다는 다시 재개될 수밖에 없는 문제다. 거기에 대해 어떤 방침을 세우고 있는지.
△ 권영국> 현재 정원오 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의 맞대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 20% 이상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절윤을 하지 못하는 국민의힘을 반헌정질서 세력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시민들이 철퇴를 가할 거다. 그래서 박빙으로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고, 우리는 제대로 된 정책으로 경쟁하는 것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 김능구> 정의당은 민주노동당을 계승한 정당 아닌가. 2004년부터 제도권 정당으로써 원내교섭단체를 바라보기도 했고. 그런데 그 시절을 겪어보지 못한 유권자들은 정의당에 대해 잘 모를 수도 있다고 보는데.
△ 권영국> 몇 가지 사례를 들어서 이야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아마 정의당은 몰라도 무상급식은 잘 알 거다. 2004년에 원내로 진입해 무상급식·무상교육 외쳤는데, 지금은 어떤가. 무상급식 보편화돼 있고 무상교육도 고등학교까지 다 돼 있지 않나.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진보 정당이 사회를 보다 평등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다른 정당들도 정책으로 채택하게 되고 보편화에 이른 거다.
그 이후에도 우리가 포괄적 차별 금지법을 가장 먼저 입법 제안하고 발의했던 정당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원내에 있을 때 가장 선도적으로 발의하고 주도했던 정당이기도 하다. 노란봉투법과 전세사기 특별법 역시 마찬가지다. 정의당은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 왔고,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를 위해 가장 힘써 왔다.▲ 김능구> 그런 정책들이 결국은 우리의 삶을 많이 변화시켜 온 것 같다.
△ 권영국> 그렇다. 처음에는 택도 없는 소리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사회가 복지의 중요성과 차별·혐오·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수용하게 되면서 정책이 제도화됐다.
▲ 김능구> 기억하기로는 소상공인 카드 수수료 인하도 있다.
△ 권영국> 맞다. 소상공인들을 위해 내놨던 정책이 제도화되면서 큰 반향이 있었다. 이런 부분들은 사실 지역에서 출발한다. 호남과 영남을 가보면 일당독점 체제인데, 정의당은 지역에서 지방의회를 통해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해낸 정당이고 그런 역할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김능구> 이런 구체적인 성과를 낸 진보 정당의 맥을 이은 정의당이 왜 지금 이렇게 쇠락했는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설명 부탁드린다.
△ 권영국> 처음에 하나로 시작했던 민주노동당의 내부 노선차이와 활동방식, 정파적 갈등 등이 컸다. 그리고 원내 진보 정당을 자임하는 정당들이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위성정당에 들어갔지 않나. 우리도 노동당·녹색당·정의당 이렇게 나눠져 있다. 왜 연합하지 않느냐는 지적 받는다.
그리고 또 하나는, 민주노동당부터 정의당까지 한 20년 이상 원내 활동을 했는데 의원 수가 사실 그렇게 많지 않았다. 전국적인 사안을 의원들이 전부 살피기가 어렵고, 그러다 보니 여의도 중심의 정치가 되고 지역이나 삶의 현장에서 잘 보이지 않게 됐다. 지역과 현장 친화적인 활동들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김능구> 그렇다면 답은 2개인 건가. 분열의 역사를 극복하기 위해 통합을 해야 되고 지역과 현장을 기반으로 활동을 해 나가야 되고.
△ 권영국> 다만 시대정신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정치로 가야하기 때문에 과거의 통합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진보 정치와 지향을 갖는 정당으로 연합해 가면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방향이라고 본다. 이번 지방선거부터 다음 총선 전까지 새로운 진보 정당을 추진하는 준비 기간으로 삼고 있다.지역과 현장 활동의 경우는, 정의당 대표로 취임할 때 '현장 속으로 민중 속으로 더 아래로 가자' 같은 구호를 내세웠다. 여러 문제가 있는 사업장이나 현장을 발품 팔고 다니며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역에 있는 시민사회나 정치세력들과도 연대를 강화하는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 김능구> 이번 지방선거 출마 현황과 전략은 어떻게 되나
△ 권영국> 첫째는 광역단체로서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에 강은미 후보가 출마 선언을 했다. 다음으로 전국 광역 시도당에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를 최대한 출마시켜 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9명의 지방의회 의원들이 활동 중인데, 적어도 이 지역구에서는 당선을 위해 노력하고 추가 지역도 새롭게 발굴하고자 한다.
▲ 김능구> 현재 '미니 총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재보선 지역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정의당은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 권영국> 기본적으로는 우리가 가진 전력을 분산시킬 생각은 없다. 여전히 양당중심 구도가 재보선에 투영될 것으로 보는데, 그래서 지방선거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선거를 치를 계획이다.
▲ 김능구> 지금 개혁진보 4당이 정개특위에서 공동으로 움직이는데 정의당은 보이지 않는다.
△ 권영국> 보이지 않는 건 아니다. 정치개혁을 주장하는 시민사회 진영에는 정의당이 주체로 함께 들어가 있다. 말씀하신 정개특위는 원내 정당으로 국한돼 있고 그들 중심으로만 가동되고 있는 상태다. ▲ 김능구> 6개 정당의 초당적 개헌안 공동 발의에도 없는데.
△ 권영국> 원내 정당들끼리만 하다 보니까 그렇다. 개헌에 대해 원외 정당들이나 시민사회도 움직이고 있는데 여기에는 우리도 계속 함께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김능구> 개헌에 대한 정의당의 입장이 궁금한데.
△ 권영국> 2가지를 보고 있다. 하나는 우선 단계적 개헌을 하자는 거다. 사실 개헌을 쉽게 할 수 있음에도 구조가 너무 경직돼 있다. 국회의원 2/3 이상의 동의가 아니면 어렵게 돼 있는데, 이걸 조금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5.18과 부마항쟁 수록, 비상계엄 강화, 지방 균형발전 의무화 등에는 당연히 동의한다. 또 다른 하나는 전면적인 개헌이다. 시민들의 주권을 강화하는 방식이 중심이 된 개헌으로 가야 한다고 보는데, 우리는 이미 내용을 준비하고 있다. ▲ 김능구> 권력 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 권영국> 우리가 현재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표현하지 않나. 그래서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가자는 입장이다. 그 중 하나가 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할 수 있도록 하는 이원 정부와 같은 방식의 권한 분산 같은 것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
▲ 김능구> 이번 지방선거 이후에 보수진영은 재편이 이뤄질 수밖에 없지 않나. 진보 진영의 재편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구상은 어떤가.
△ 권영국> 극우 세력은 점점 이제 사라져야 될 세력이라고 보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좀 더 균형 있게 나아가기 위해서는 보수 대 진보라는 정치 지형이 만들어지는 것이 맞다고 본다. 보수 정치는 성장과 친기업 행보가 불가피한데, 거기에서 여러 그늘이 발생한다. 그걸 견제하고 민중의 삶에 대해 목소리 낼 수 있는 진보정치가 만들어져야 사회가 균형이 생긴다. 이번 지방선거를 그런 토대를 닦는 기회로 삼고 있다.
▲ 김능구> 중대선거구제 개편이 지금 같은 거대 양당구도 철폐에 필수 요소라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 권영국> 2개의 목소리만 존재하고 거대 양당만 존재하는 정치가 어떤 폐해를 가져왔는지 국민들이 알고 있다. 당리당략 속에 상대를 악마화하고 정쟁만 있는 정치 구도를 어떻게 바꿀 것이냐가 핵심이라고 본다. 그래서 지방선거 국면에서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 소수 정당 후보도 당선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현행 10%인 비례대표를 최소 30%까지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는 것도 양당의 나눠먹기니까 금지시켜야 하고. 마지막으로 결선투표제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특히 중요한 문제다. 그리고 소수 정당의 지방의회 진출을 막는 5% 봉쇄조항이 있다. 총선에선 3% 조항도 위헌 결정이 났는데, 5%는 더욱 위헌적이다. 이걸 정개특위에서 주장하고 있지만 양당은 들은 척도 안 하고 있다. 국회에서 빨리 이걸 폐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 김능구> 위성정당 문제 때문에 정의당이 어려워진 것 아닌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 권영국> 비례대표를 전면적으로 확대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 위성정당을 만들더라도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양당이 제대로 안하니까 중대선거구제를 자꾸 이야기하게 되는 거다. 위성정당 만들었을 때 국고보조 환수가 될 수 있게끔 페널티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다.
▲ 김능구>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노총과 간담회를 갖고 진전된 입장을 이야기했다 하는데 어떻게 평가하는지.
△ 권영국> 2년 제한 기간제 제도개편은 김대중 정부 시절 정리해고제와 함께 들어간 건데, 이미 그때 기간제법이 고용안정을 해칠 수 있다고 적극적 문제제기를 했었다. 이 대통령은 고용 안정이 아니라 고용 금지하는 법이 됐다고 비판했는데 노동계에서는 이미 그런 우려를 엄청나게 이야기했었다. 4년으로 늘린다고 했는데, 기존 정규직을 4년 단위의 기간제로 전환시키려는 욕심이 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 상시 지속적 업무에 왜 기간제를 써야 하나. 그런 업무에는 사용 사유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기간제법이 들어왔어야 되는 거다.
소상공인 단결 문제는 정말 필요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가맹본부와 일 대 일로 싸워서 못 이기잖나. 점주들이 단결권을 만들어서 교섭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공정거래법이 담합이라고 금지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의 교섭을 제대로 가능하게 해주려면 공정거래법 담합 부분을 수정해야 한다. 이런 고민이 없으면 구두성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AI 노동계 연구요청의 경우 노동계에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이 되기 때문에 국책사업으로 투자해야 한다. 그러면서 노동계에게 같이 고민하자고 하는 방식으로 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 김능구> 내란 사태 이후 집권한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이 60%를 넘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 권영국> 몇 차례 정책들에 환영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내란청산도 굉장히 열심히 진행해 왔고, 대북 유화신호 보낸 것, 산재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 노란봉투법 통과, 부동산 투기 해결 의지, 최근에는 이스라엘 전시 학살에 대한 보편적 인권 문제제기까지 기존 보수 정부들하고는 상당히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의 높은 지지가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코스피든 AI 성장이든 그늘이 생기는 부분도 있다. 계속 증가하는 개인사업자 방식으로 위장돼 있는 특수고용 플랫폼이나 프리랜서 노동자들이 있는데, 노동자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지에 대해 제대로 된 답이 없다. 기후와 생태 문제에서도 신공항 건설이나 케이블카 건설 같은 것들은 전혀 바뀌지 않고 있고. 원전 추가 문제 역시도 기존 민주당 정부의 방향을 뒤집는 거다. 또한 부자감세 문제를 정말로 제대로 해결하고 있는가 봤더니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았나. 종합적이고 일관성을 갖는 정책에 대한 청사진을 이재명 정부에서 좀 더 검토해야 한다고 말씀드린다.
▲ 김능구> 이스라엘 인권 문제를 지적한 부분에 잘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 부분이 현재 동맹국 간 관계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비판도 있다.
△ 권영국> 우리 헌법에 보면 국제 평화를 유지하고 침략 전쟁을 부인하도록 정부의 책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렇기에 대상이 동맹이라 하더라도 국제법 원칙과 보편적 인권의 가치 기준에 따라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지 못한다면 민주주의 국가라 하기 어렵다. 그래서 기존 대통령들이 하지 않았던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굉장히 환영의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이 용납할 수 없다고 했는데, 용납할 수 없는 건 전시 학살 국가 이스라엘이다.
▲ 김능구>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제국주의 만행을 보이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린다.
△ 권영국> 오늘 레드카드를 갖고 왔어야 하는데(웃음). 지난 대선 당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폭탄 협박으로 전 세계를 초토화시키고 있을 때 레드카드를 들었었다. 이번에는 군사력으로 세계를 구렁텅이로 몰고 있지 않나. 역사상 이렇게 파괴적이고 일방적인 공격을 하는 전쟁이 있는가에 대해 인류의 한 사람으로서 자괴감을 느낀다. 그동안 세계의 경찰 국가라 자임해 왔던 미국이 인류를 학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건 깡패 국가다.
▲ 김능구> 그렇지만 한미 동맹은 현실이지 않나. 우리가 외교적으로 안보·경제·군사 모든 것이 연관돼 있고. 본인이 지금 한국 대통령이라면 어떤 스탠스를 가질 것인지.
△ 권영국> 지금 대한민국의 위상이 이제 중견 국가 정도는 되지 않나. 선진국이라고도 하는데 그 위상에 맞게끔 국제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프랑스나 영국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지 않나. 저런 깡패 국가에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지 않나. 나는 그런 국가들에게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하고 싶다. 미국이 없는 국제질서에 함께 대비해야 한다. 11월에 중간선거가 있고 여기에서 실질적으로 트럼프는 탄핵에 준하는 그런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 않겠나.
▲ 김능구> 트럼프가 때때로 주한미군 존재를 이야기하고 있다.
△ 권영국> 주한미군이 사실 우리의 요구나 필요에 의해 있다기보다는 대중국 견제라든지 미국의 필요와 요구에 의해 존재하고 있다. 그러니 단순히 '주한미군 철수하지 말라' 같은 식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주권 국가로서 당당하게 임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 김능구> 오늘 인터뷰 감사드린다. 서울시민들에게 어떤 서울시를 만들고 싶은지, 이번 선거를 어떻게 치를 계획인지 마지막으로 비전과 지지 호소 부탁드린다.
△ 권영국> 서울이 더 이상 팽창하고 과밀한 도시로 가게 되면 대한민국 전체가 불행해진다. 집값 폭등과 교통 지옥, 그리고 물가 상승으로 인해 노동 소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버틸 수 없는 도시가 된다. 이번 서울은 상생하고 공생하는 서울로 가야 하는 것이 매우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차별과 불평등, 양극화에 맞서 싸우고 있는 정의당 그리고 기후와 생태 문제를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권영국 후보에 주목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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