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바이오 랩허브 조감도. [사진 = 인천경제청]
[인천 = 경인방송] "사람·기술 집중이냐, 공간·인프라 확장이냐"
바이오 공약을 내건 6·3 지선 후보들은 송도를 넘어 한국을 견인할 인천 바이오의 '다음 단계(넥스트 스텝)'가 생산 제조 패권을 넘어선 연구·개발 고도화라는 데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인천 바이오 산업은 기존 송도의 성과를 넘어 명실공히 한국의 바이오 산업을 선도하며 깊이와 넓이를 더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제조 위주의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를 연구·개발로 업그레이드 시킨다는 방향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후보별로 무게추는 다르다.
인천광역시장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와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의 바이오 공약만 봐도 그렇다.
박 후보가 '신약 연구·개발(R&D) 중심 인재·기술 투자'에 방점을 찍었다면 유 후보는 '산업 인프라 확장과 클러스터 완성'에 무게를 둔 접근이다.
13일 인천 지역 정가에 따르면 신약 연구·개발 패러다임 전환을 내세운 박찬대 후보와 송도를 넘어 영종(청라)·남동 트라이앵글로 바이오 세 확대에 힘을 실어온 유정복 후보 간 팽팽한 정책 싸움이 선거판을 달굴 전망이다.
박찬대 후보는 이 바이오를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박 후보는 '인공지능(A)·바이오(B)·문화콘텐츠(C)+재생에너지(E)' 인천 미래산업 전략을 통해 바이오를 핵심산업으로 꼽아왔다.
박 후보는 이달(5월) 초 ▲한국바이오과학기술원 설립 ▲인천바이오펀드 보스턴형 K 바이오 랩허브 조성 ▲국제 기준 시험·분석·인증기관 집적화 ▲인천 산단과 연계한 바이오 소부장 밸류체인 구축 ▲바이오산업 거버넌스 정비와 전문화 ▲공공의대 유치 ▲인천바이오엑스포 개최를 바이오 7대 공약을 제시했는데, 그 중에서도 일명 인천형 카이스트, 바이오 카이스트로 불리는 '한국바이오과학기술원'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든 게 눈에 띈다.
박 후보는 인천 바이오는 이제 기존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 개발 메카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이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박 후보 캠프는 "복제약 생산 공장에서 신약으로 현재 바이오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게 바이오 공약의 핵심"이라며 "한마디로 비전은 신약"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젠 복제약 경쟁력을 넘어 신약 패러다임으로 나아가야 한다. 인천이 보유한 인프라로써 신약 개발에서도 가장 먼저, 가장 많이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한국바이오과학기술원과 보스턴형 K 바이오 랩허브, 인천형 바이오펀드 조성 모두 신약 개발을 위한 정책들"이라고 덧붙였다.
또 "무엇보다 글로벌 신약 시장의 흐름대로 이런 신약 개발의 주축은 다름 아닌 신약 벤처 스타트업들이 될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유망 벤처 기업엔 10억씩 지원 예산을 편성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이 공약들은 인천 바이오 산업의 근거지인 송도가 상대적으로 미진했다고 여겨져온 연구·개발 분야를 보완하리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바이오과학기술원은 송도 입주 기업들의 인력난을 해결할 대안으로도 받아들여진다.
다만 연구기관 신설과 스타트업 지원 중심 전략은 재원 확보와 기존 기관과의 역할 중복 여부가 과제로 꼽힌다.
유정복 후보의 바이오 공약은 인천시와 쌓아온 공든 탑격 인천 바이오 클러스터의 정책 연장선상에서 화룡점정으로 공간과 인프라를 넓히고 국내외 산학연 주체들을 연계해 연구·개발 분야까지 완성하는 개념을 정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 후보는 2024년 6월 영종도 제3부지 110만평(363만㎡) 중 40만평(116만㎡)에 확정된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통해 기존 송도(연구·개발 고도화 추진)를 넘어 영종(생산·협력·물류 거점)과 남동(바이오 원부자재)까지 바이오 삼각축(트라이앵글)으로 아우르며 바이오 산업 중심으로 인천시 전체를 엮는 작업을 가시화했다. 확장 영역은 청라(의료), 강화남단(그린·블루 바이오)까지 이어진다. 현재까지 이 특화단지를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받기 위한 작업에 공을 들여왔다. 이는 특히 국비 지원 확보가 걸린 핵심 현안으로 바이오 로드맵의 현실화와 직결돼 있다.
유 후보 캠프는 "송도와 영종, 남동을 연결하는 글로벌 바이오 메가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인천을 세계적인 바이오산업 중심 도시로 육성하겠다는 미래 산업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이런 인프라 확장 전략은 산업 기반 확대에는 유리하지만 단기간 신약 개발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있다.
◆ IFEZ 송도 개발과 맞물려 'K 바이오' 성장...'연구·개발' 고도화 단계 진입은 과제
인천 바이오 산업의 중추인 송도의 '레드 바이오(제약)' 연구·개발은 국가 바이오 창업 지원 핵심 인프라 사업인 'K 바이오 랩허브'로 속도를 받을 전망이다. K 바이오 랩허브는 송도동 162-1번지 일원의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지에 사업비 2천173억원을 들여 지하 1층~지상 9층 연면적 약 6200평(2만375㎡) 규모로 조성된다.
최근 인천경제청은 "2028년 말 준공이 목표로 지난 4월 조달청에 공사 계약을 의뢰, 현재 기술 검토를 마치고 원가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입찰 공고와 사업자 선정 절차를 거쳐 올 하반기 중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그동안 송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앵커 기업들을 축으로 성장, 발전해왔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까지 4대 앵커 기업들이 있다. 이곳으로 몰려든 스타트업들은 '낙수효과'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들 앵커 기업을 비롯해 글로벌 입주 대기업과의 시너지는 거의 기대할 수 없었던 게 현실이라고 스타트업 업계는 입을 모은다.
송도를 중심으로 인천 바이오 산업은 2024년 기준 생산 규모 7조6천968억 원, 투자 규모 2조8천872억 원, 인력 8천740명으로 지역 경제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자리잡아왔다.
업계는 "바이오 산업은 장치 산업이다보니 앵커 기업들은 잘 되더라도 사실 제철산업 등과는 달리 협력사까지 납품 등으로 시너지를 내는 그런 부분이 약하다"며 "보안이 워낙 철저해 스펙조차 공개하지 않아왔다. 지역 협력사들이 납품하며 공급에 참여하는 걸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원부자재 국산화 사업이 쉽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인천상공회의소 등 인천 경제계도 후보들에게 4대 목표와 12대 대표 과제, 71개 실천 과제를 제시했는데, 인천이 미래산업을 선도하려면 바이오산업에서는 인천 바이오 국가첨단전략특화단지 국가산업단지 지정이 선결돼야 한다고 보고 대표 과제로 꼽고 있다.
이외 바이오헬스산업에서는 ▲바이오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기업 맞춤형 학과(QA·QC 분야) 신설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 조기 조성 ▲인천 첨단바이오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 ▲인천 양자 바이오 융합 클러스터 지정 ▲바이오 원부자재 국산화 지원센터 건립 ▲산학협력을 통한 바이오 신약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6개 우선 실천 과제도 제시됐다.
박 후보와 유 후보 공약을 이에 비춰 보면 박 후보의 한국바이오과학기술원 공약 경우 산학협력을 통한 바이오 신약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라는 요구가 직접적으로 해소될 수 있다. 유 후보는 현직 시장으로서 인천시 정책의 연결성 측면에서 인천 경제계가 요구한 국가산단 지정과 특화단지 조기 조성,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 등을 최대한 마무리지을 수 있는 구상으로 보인다.
다만 항공 물류 등이 가까워 송도 바이오에 입주한 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 SK바사 등 앵커 기업들은 당장 부지 부족 등을 호소하면서 이와 관련한 직접적인 해소에 집중하지도 못한 채 강화 남단 등 전혀 다른 결의 그린·블루 바이오 확장엔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 송도·영종·남동구청장 후보들..."바이오 특화단지 실무 잘 뒷받침할 것"
인천시에서 그리는 빅픽처를 행정 실무적으로 뒷받침할 연수·영종·남동구청장 후보들도 인천시와 가시화할 바이오 공약을 피력하고 있다.
그동안 인천시는 기존 레드 바이오(제약) 산업을 성장시켜온 송도 연수구를 중심으로, 특화단지 지정 후 국가산단 지정을 추진 중인 바이오 물류 강점의 영종구, 원부자재 납품 단지로 산업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남동구로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확장해왔다.
영종구청장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손화정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께서 제3유보지 국가산단을 공약하신 바가 있다"며 "저는 트라이앵글 내에 K 관광과 연계해 화장품과 피부, 성형 등으로 특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김정헌 후보도 "저는 바이오 특화단지 지정을 주민과 함께 이끌어내고 노력해온 사람"이라며 "국가산단 지정도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업 유치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 안광호 후보는 "레드·화이트·그린·블루 바이오 중에서도 미래 먹거리, 특히 인공지능 맞춤형 기반으로 특정 물질 추출의 하이 레벨 그린바이오 허브 조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수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정지열 후보는 "위탁 생산 위주 바이오 산업인데, 이제 시와 협업해 연구 개발 분야에 더 투자하고 신약을 만들어 역동적인 바이오 클러스터가 되게끔 하겠다"며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입주 기업들과 바이오고등학교의 취업 연계까지 이루겠다"고 말했다. 또 "신약 개발 의지가 있는 기업을 행정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이재호 후보는 "현재 송도 내 연대만 가지고 있는 양자 컴퓨터 보유를 늘리고 싸토리우스 등 입주 기업들과 연계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남동구청장 후보들은 바이오 특화단지 구현과 지원에 방점을 찍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병래 후보는 "특화단지 지정이 됐지만 주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남동산단이 바이오 원부자재 강소기업을 유치하는 구심점이 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박종효 후보는 "송도·영종·남동 트라이앵글 연계 과정에서 남동구 주민 의견, 남동산단 등 세부 부분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부분에서 시를 적극 서포트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인천 바이오의 다음 단계는 '공간 확장'과 '연구개발 전환' 사이의 우선 순위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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