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원일회전'에 참여한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1회 동문 이창규 작가(왼쪽)와 임석윤 작가가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창규 작가, '깨달음'
56년간 각자의 예술세계를 걸어온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1회 졸업생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 평생을 이어온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김제 예림미술관에서는 오는 8월 2일까지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1회 졸업생 6명이 참여하는 '제4회 원일회'전이 열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함께해 온 예술과 우정을 관람객과 나눈다.
이번 전시는 한국화와 서양화, 조각 등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로, 예술가로 살아온 삶의 궤적을 되돌아보는 특별한 전시다.
참여 작가는 류창희, 이동근, 이은길, 이일청, 이창규, 임석윤 등 6명이다. 이들은 모두 1970학번으로, 대학 시절 함께 꿈을 키운 뒤 교육자와 작가로 활동하며 각자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 원일회는 네 번째 동문전이다. 첫 전시에는 12명이 함께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별세하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참여하지 못하는 동기들이 생겼고, 현재는 6명이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임석윤 작가, 상대주의 작품
작품 세계도 저마다 다르다. 류창희 작가는 대학 재직 시절 구상 중심의 한국화를 그렸지만 퇴직 후에는 보다 자유로운 추상적 화면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이동근 작가는 구상에서 반추상으로 작업세계를 넓히며 목판을 새기듯 화면을 구성하는 독창적인 화풍을 선보인다. 이일청 작가는 푸른색 계열을 중심으로 한 추상 작품을 통해 삶 속에서 얻은 '깨달음'을 화폭에 담아냈다.
중고등학교 교사였던 이은길 작가는 후학을 양성하는 가운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했고 지금까지도 구상회화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 작가의 첫 발령지는 충남 예산여고였지만 당시 미술부가 없었다. 그의 열정적인 수업으로 미술부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25명이나 모였고 처음으로 미술부가 만들어졌다는 일화가 전해졌다.
이창규 작가는 구상에서 반추상, 다시 추상으로 작품세계를 발전시켜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삶 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깨달음'을 주제로 한 추상 작품과 꽃밭에서 받은 생명력을 담은 구상 작품을 선보인다.
임석윤 작가는 '음양'을 테마로 여성의 아름다운 선과 가족, 모성을 주제로 한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회화를 전공하다 영화 '로마의 휴일' 속 조각과 건축에 매료돼 조각가의 길을 걷게 됐으며, 이후 유럽을 오가며 자신만의 조형세계를 구축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992년 상대주의를 선언한 이래 음양오행, 곡선과 직선, 조각 형태의 양면성 등의 표현을 이어오고 있다. '가족', '토르소' 작품을 뒤집으면 남성, 여성의 옆모습 등 정면과 다른 형상을 볼 수 있다.
이동근 작가, 생명
원일회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후배 예술인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전했다. 이창규 작가는 "미술은 나이가 들어도 평생 이어갈 수 있는 예술"이라며 "건강만 유지된다면 죽는 날까지 자신의 세계를 표현할 수 있는 분야인 만큼 후배들도 긍지를 갖고 작업을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화두인 인공지능(AI)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임석윤 작가는 "AI는 인간의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도구일 뿐 창조성과 가치관은 인간에게서 나온다"며 "회화와 조각, 디자인 모두 AI와 만나 새로운 예술세계를 열어갈 것이며 예술은 시대에 맞춰 계속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동기들과 함께 전시를 계속하고 싶다"며 "평생 예술가로 살아온 시간을 관람객들과 나누는 것이 원일회의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다. 한 시대를 함께 살아온 동기들이 평생 예술가로 걸어온 시간을 돌아보는 자리다. 서로 다른 화풍과 조형 언어를 구축해 왔지만, 예술을 향한 열정만큼은 여전히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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