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전국화·세계화 한창인데 ‘광주’로 한정 짓자는 국힘
이진숙, 보상 대상 축소·‘관련자·유족’ 명단 공개 등 법안 3건 발의
‘광주 관련 지역’ 문구 넣고 보상심의 보훈부 이관…명단 매년 공개 요구
2026년 10월 05일(월) 20:05
이진숙 의원이 지난 2월 광주 충장로 ACC디자인 호텔 앞에서 광주 시민들과 대치 하고 있다.<광주일보 자료사진>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5·18민주화운동 보상제도의 대상 범위축소, 관련자·유족명단 공개 등을 규정한 5월 관련 법안 개정안을 무더기 발의해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이진숙(대구 달성군) 의원은 최근 5·18민주화운동 관련 법률 개정안 3건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5·18민주화운동의 정의에 ‘광주 관련 지역’이라는 문구를 넣고, 5·18민주화운동관련자보상심의위원회를 국가보훈부로 이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보상금 등을 받은 관련자 또는 유족 명단을 매년 공개하고, 5·18민주유공자 등록 때 국가보훈부 보훈심사위원회 심의·의결을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된 사람을 별도 심의·의결 없이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등록된 유공자의 명단과 요건 관련 사실을 매년 공고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 의원 측은 국가가 인정한 유공자의 공적과 심사 절차를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엄정한 심사와 정보 공개를 통해 5·18 유공자 제도에 대한 신뢰를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 가운데 무엇보다 보상법에 새롭게 장소적 요건을 명문화하는 부분 등에서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행 5·18보상법은 5·18민주화운동을 ‘1979년 12월12일과 1980년 5월18일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에 대항해 시민들이 전개한 민주화운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의 조항 자체에는 특정 도시나 지역이 명시돼 있지 않다.
5·18 보상의 역사 역시 장소보다는 ‘5·18과의 실질적인 관련성’을 폭넓게 판단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왔다.
광주지법은 2007년 1980년 10월 서울 고려대에서 ‘광주학살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연행·구금돼 처벌받은 당시 대학생들을 5·18 보상 대상자로 인정했다.
당시 보상심의위원회는 관련자의 범위를 원칙적으로 ‘1980년 5월18일부터 27일까지 광주를 중심으로 한 전남·북 일원’으로 정한 내부 기준을 적용했다.
이후 2021년 5·18보상법 개정으로 기존 사망·행방불명·상이자뿐 아니라 수배·연행 또는 구금된 사람,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 해직자와 학사징계자 등까지 관련자 범위가 확대됐다. 법제처도 당시 개정 취지를 ‘관련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명예회복과 복지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넓어진 대상자에게 실제 보상 신청 기회를 다시 열어준 것이 8차 보상이다. 2022년 법 개정에 따라 2023년 7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8차 보상 신청이 진행됐다.
따라서 8차 보상의 직접적인 목적 자체를 ‘지역성 철폐’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앞선 법 개정을 통해 확장된 관련자에게 다시 신청 기회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5·18 보상이 피해 유형과 인정 범위를 확대해온 제도적 흐름의 연장선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이번 개정안의 핵심 쟁점은 ‘광주 관련 지역’이라는 문구 그 자체보다 현재 장소 제한이 없는 보상법에 굳이 새로운 공간적 요건을 넣었을 때 향후 심사와 법원의 판단 기준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있다.
광주 밖에서 벌어진 5·18 진상규명 시위나 관련 활동까지 인정해온 판례가 있는 상황에서 새 장소 요건이 추가될 경우, ‘관련 지역’을 어디까지 볼 것인지부터 새로운 법적 다툼이 생길 수 있다.
지역 법조계에서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는 ‘투명성 강화’라는 명분만큼이나 그 문구가 지난 30여년간 확대돼온 5·18 관련자 인정 기준을 후퇴시키지 않는다는 법적 장치가 함께 검토돼야 한다”면서 “유공자와 유족의 명단을 일률적으로 공개하거나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을 별도의 개별 심사 없이 배제하도록 한 내용 역시 개인정보 보호와 개별 공적 심사 원칙 등을 둘러싸고 논쟁이 예상되는 부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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