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 관측 데이터 누적으로 우주 지도가 완성되는 과정을 담은 타임랩스 영상 (사진=한국천문연구원)
| 이코노미사이언스 정연재 기자 |
국제 공동 연구 프로젝트인 암흑에너지분광장비(DESI)가 사상 최대 규모의 우주 3차원 지도를 완성하면서, 우주의 팽창을 이끄는 ‘암흑에너지’의 실체 규명에 중요한 전환점이 마련됐다. 관측 데이터 규모가 기존 연구를 크게 뛰어넘으면서, 우주 진화 과정에 대한 정밀 분석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DESI 프로젝트는 약 5년간의 관측을 통해 4700만 개 이상의 은하와 퀘이사를 포함한 대규모 우주 지도를 구축했다. 이는 기존 은하 관측 데이터를 모두 합친 것보다 약 6배 많은 수준이다.
DESI는 당초 3400만 개 수준의 데이터를 목표로 했지만, 장비 효율 개선으로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관측 성과를 기록했다. 여기에 2000만 개 이상의 별 데이터까지 확보되면서 우주 구조 분석의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처럼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연구진은 약 110억 년에 걸친 우주 팽창 역사와 은하 분포 변화를 추적하고, 우주 전체 에너지의 약 70%를 차지하는 암흑에너지의 성질을 분석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암흑에너지의 ‘변화 가능성’이다. 기존에는 암흑에너지가 일정한 값을 유지하는 ‘우주 상수’로 여겨졌지만, 최근 관측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성질이 변할 수 있다는 단서가 포착되고 있다.
우주진화연구센터 홍성욱 책임연구원은 “관측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암흑에너지에 대한 기존 가설을 재검증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고 있다”며 “우주 팽창의 원인을 보다 정밀하게 설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연구진은 DESI 프로젝트에서 암흑에너지 분석뿐 아니라 특이 속도 연구, 중력렌즈 관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향후 2028년까지 추가 관측을 통해 지도 범위를 약 20% 확대할 계획이다.
학계에서는 이번 성과가 단순한 관측 데이터 축적을 넘어 우주론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수도권 한 천문우주학과 교수는 “암흑에너지가 일정하지 않고 변화하는 성질을 가진다면 현재의 표준 우주모형 자체를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며 “DESI 데이터는 향후 수년간 우주론 연구의 핵심 기준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초정밀 광학 장비와 대규모 데이터 처리 기술이 결합된 형태로, 향후 인공지능(AI)·반도체·우주 데이터 산업과의 기술적 연계 가능성도 주목된다.
DESI 연구진은 전체 관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주요 분석 결과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며, 후속 연구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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