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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3500개 GPU 쏟아붓는 로슈 vs 매개변수 21개로 승부···AI 신약 개발 '...

엑스퍼트 시스템(Expert Systems)의 튜더 오프레아(Tudor Oprea)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바이오-IT 월드(Bio-IT World)'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AI 예측의 가치는 해당 예측이 대체하는 실제 실험 비용의 최소 5%는...

3500개 GPU 쏟아붓는 로슈 vs 매개변수 21개로 승부···AI 신약 개발 '...

로슈 3500개 GPU 투입

릴리도 슈퍼팟 가동 돌입

21개 파라미터 모델 성과

과업 분해형 전략 부상해

3줄 핵심 요약

① 신약 개발 AI 전략은 수천 개 GPU를 동원하는 대형 모델과 생물학적 규칙을 이용한 경량 모델로 나뉜다.

② 로슈와 일라이 릴리는 대규모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으나, 최근 단 21개의 매개변수만으로 성과를 낸 경량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③ 연산 자원의 규모보다 실제 실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과업 분해형' 접근 방식이 경제성 확보의 핵심이다.

Q&A

Q. AI 신약 개발에서 규모의 논리란 무엇인가?

A. 수천 개의 GPU와 방대한 데이터를 투입해 화학적·생물학적 공간을 탐색하는 전략으로, 로슈와 일라이 릴리가 대표적이다.

Q. 아키텍처 논리가 대규모 모델보다 유리한 점은?

A. 생물학적 선험 지식을 활용해 매개변수를 최소화함으로써 적은 연산 자원으로도 특정 과업에서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다.

Q. 제약 AI의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A. 모든 과업에 대형 모델을 쓰기보다 데이터 복잡도에 따라 모델 규모를 결정하는 '과업 분해형' 접근이 필요하다.

전임상 AI 신약 개발 시장이 GPU 인프라 중심의 '규모의 논리'와 생물학적 규칙성을 활용한 '아키텍처 논리'로 양분되고 있다. 대규모 연산은 광대한 데이터 탐색에 유리하나, 적은 매개변수의 경량 모델이 특정 과업에서 고효율을 증명하며 반격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과업 특성에 맞춰 인프라와 생물학 지식을 결합하는 전략적 포트폴리오 구성을 강조한다. /챗GPT 제작 이미지

전임상 신약 개발 단계에서 인공지능(AI) 활용 전략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수천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동원하는 대규모 인프라 중심의 ‘규모의 논리(Scale Thesis)’와, 생물학적 규칙성을 활용해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극소화한 ‘아키텍처 논리(Architecture Thesis)’가 양분되는 양상이다.

11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글로벌 제약업계 인공지능(AI) 산업 행보는 규모에 집중됐다. 로슈(Roche)는 자회사 제넨테크(Genentech)의 ‘랩인더루프(Lab-in-the-Loop)’ 전략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 전역에 3500개의 엔비디아 블랙웰(NVIDIA Blackwell) GPU를 배치한 제약업계 최대 규모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AI 팩토리를 공개했다.

일라이 릴리(Eli Lilly) 역시 1016개 GPU 규모, 9000 페타플롭스(Petaflops) 이상의 성능을 제공하는 ‘릴리팟(LillyPod)’ 슈퍼팟 가동에 돌입했다. 이는 10억 달러 가치로 평가받는 릴리의 독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튠랩(TuneLab)’ 플랫폼 구동에 활용된다.

일명 규모의 논리는 데이터가 풍부해질수록 광대한 화학적·생물학적 공간 탐색에 연산 규모가 결정적 승인(勝因)이 된다는 전제를 둔다. 아크 연구소(Arc Institute)가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게놈 파운데이션 모델 ‘에보 2(Evo 2)’는 400억 개의 매개변수와 9조 개의 DNA 염기쌍을 학습해 유전적 변이의 기능적 영향을 예측했다.

인간의 2만 8000개 유전자 전체를 분석하는 ‘scLong’ 모델은 매개변수를 10억 개까지 늘렸다. 엔비디아, 구글 딥마인드, 서울대 등이 협력해 알파폴드 단백질 구조 데이터베이스를 약 3000만 개의 예측 단백질 복합체 구조로 확장한 것 역시 규모 우위론을 뒷받침한다.

매개변수 21개 모델의 역습

반면 동일한 시기,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는 단 21개의 매개변수만으로 서열 데이터를 통해 RNA 염기 쌍 형성의 규칙을 학습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대규모 연산 자원 없이, 생물학적 규칙성이라는 선험 지식(Priors)을 AI 모델의 귀납적 편향(Inductive biases)으로 인코딩해 성과를 낸 것이다.

이러한 ‘아키텍처 논리’의 효율성은 다수의 연구에서 입증되고 있다. 프로플루언트(Profluent)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에 발표한 ‘Protein2PAM’은 4만 5000개 이상의 크리스퍼(CRISPR)-Cas 표적 인접 모티프(PAM)를 학습해 실험실 스크리닝 없이 Cas9 효소 절단 활성을 50배 향상시켰다. 표적 식별을 위한 인핸서-유전자 조절 상호작용 예측 모델인 ‘EPInformer’ 또한 단 40만 개의 매개변수로 기존 대규모 모델들을 성능 면에서 압도했다.

예측의 경제성과 ‘과업 분해형’ 포트폴리오 전략

제약 업계 전문가들은 두 갈래 길의 경제성(ROI)을 지적한다. 엑스퍼트 시스템(Expert Systems)의 튜더 오프레아(Tudor Oprea)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바이오-IT 월드(Bio-IT World)’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AI 예측의 가치는 해당 예측이 대체하는 실제 실험 비용의 최소 5%는 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플랫폼에서 매일 약 100만 건의 예측이 쏟아지지만, 이 결과가 ‘습식 실험(Wet lab)’ 주기를 단축하고 의약 화학 결정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 막대한 GPU 인프라 투자는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경고다.

최근 연구 동향은 단일화된 AI 접근법 대신 ‘과업 분해형(task-decomposed)’ 접근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전장 게놈 표적 식별이나 수십억 개 화합물 가상 스크리닝처럼 데이터 조합론적 복잡성이 높은 분야는 에보 2(Evo 2)나 HAMGNN과 같은 대규모 파운데이션 모델과 대형 인프라 투입이 필수적이다.

반면 RNA 이차 구조나 단백질-PAM 인식 등 강력한 생물학적 선험 지식이 존재하는 문제는 파라미터가 적은 생물학 우선(Biology-first) 경량 모델을 결합하는 포트폴리오 방식이 유리하다.

가용한 GPU 자원의 양이 탐구할 질문을 결정하는 ‘인프라 중심 사고’의 위험성은 과거 R&D 역사에서도 반복되어 왔다. 수십억 달러가 소요되는 전임상 연구에서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면, 연산 자원을 투입하기 전 '데이터로부터 새롭게 학습할 필요가 없는, 생물학이 이미 밝혀낸 사실은 무엇인가'를 먼저 파악하는 선구안이 요구된다는 제언도 나온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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