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3~4세 성폭행 피해도”…佛 ‘아동 학대 의혹’ 100여건 발칵
중앙일보
기자들이 지난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생도미니크 학교 밖에서 취재하고 있다. 이날 학교 관계자 16명이 경찰에 구금됐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의 유아학교와 초등학교에서 아동 학대 의혹이 대거 제기되면서 수사당국이 본격 조사에 나섰다. 일부 사건에서는 3~4세 유아가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25일(현지시간) 프랑스24와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파리 수사당국은 공립 유아학교와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학대 의혹 100여 건을 조사 중이다.
조사 대상은 낮잠 시간과 점심시간, 방과후 활동 과정에서 학교 돌보미들이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신체 폭력과 성폭력 등이다.
유치원 84곳·초등학교 20곳 수사
파리 검찰은 현재 유아학교 84곳과 초등학교 약 20곳에서 비(非)교직 인력의 학대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파리 시내 유아학교와 초등학교 6곳 가운데 1곳 수준에 해당한다. 프랑스는 만 3세부터 유아학교 과정을 의무교육으로 운영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0일 파리 7구의 한 어린이집과 관련해 미성년자 성폭행과 성폭력, 폭력행위 혐의 등으로 16명을 체포했다.
피해 가족 측 변호인들에 따르면 성폭행 피해 의혹이 제기된 아동 가운데 일부는 3~4세에 불과했다.
성폭력 피해 아동 가족을 대리하는 루이 카이예 변호사는 “하루는 3세 남아가 정문에서 등원을 거부하며 난리를 쳤고 결국 교장이 직접 나와 아이를 데리고 들어갔다”며 “당시에는 부모와 교장 모두 이유를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년간 문제 제기했지만 묵살”
학부모 단체들은 그동안 비슷한 의혹을 여러 차례 제기했지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교 돌보미 채용과 관리 체계 자체에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학교 돌보미는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 낮잠 시간, 방과후 활동 등에서 아동을 돌보는 인력이다. 특히 어린 학생들은 교사보다 돌보미와 보내는 시간이 더 길 수 있다.
다만 이들은 학교나 국가 소속 교사가 아니라 시청이나 지방 당국이 채용하는 경우가 많고 전문 교육이나 자격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은 채 시급 형태로 근무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파리시는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학교 돌보미 78명의 자격을 정지했다. 이 가운데 31건은 성적 학대 의혹과 관련된 사례였다.
파리시 “돌봄 체계 심각하게 고장”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파리시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심각하게 고장 난” 학교 돌봄 체계를 손보겠다며 2000만 유로(약 350억원) 규모의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달 르몽드 인터뷰에서 “진짜 문제는 시스템적 위험인데 이를 개별 사건으로만 취급했던 것이 집단적 실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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