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당
3.3㎡당 2000만원 이 기준따라…투표율·지지후보 확 갈렸다
중앙일보
오세훈 서울시장의 극적 역전승을 두고 ‘부동산 민심’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고가의 실거래가 지역에서 오 시장이 강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실제 오 시장은 ‘한강벨트’에서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그렇다면 그런 변화를 만들어내는 고가는 어느 정도를 말하는 걸까.
5일 중앙SUNDAY가 입수한 한국리서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서울·인천·경기 지역의 6·3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지난해 6월~올해 5월)간 수도권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에 대입해 분석한 결과, 3.3㎡(평)당 2000만원을 기준으로 투표율과 여야 후보 지지 양상이 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기초자치단체와 행정구 등 82곳이 대상이었다(서울 25곳, 경기 47곳, 인천 10곳).
우선 투표율은 3.3㎡당 2000만원 이상의 지역에서는 집값이 높을수록 투표율이 상승한 반면, 2000만원 미만 지역에서는 오히려 실거래가가 낮을수록 투표율이 높아졌다. 2000만원을 기준으로 ‘V자’ 모형을 그렸다.
그래픽=정수경 기자
우선 평균만 보면, 82곳 중 3.3㎡당 2000만원을 넘는 지역은 인천 서구(2019만원)부터 서울 강남구(1억805만원)까지 총 52곳이 해당됐는데 이들 지역의 평균 투표율은 62.2%로 전체 평균(60.4%)보다 높았다. 반면 경기 연천군(717만원)부터 인천 검단구(1882만원)까지 실거래가가 2000만원 미만인 지역 30곳의 평균 투표율은 57.2%에 그쳤다.
하지만 ‘양극단’은 통했다. 3.3㎡당 2000만원 안팎에 형성된 인천 서구와 검단구 투표율은 각각 57.1%와 56.5%였지만, 실거래가가 가장 높은 서울 강남구와 가장 낮은 경기 연천군의 투표율도 각각 62.5%와 65.8%로 높았다. 고가 주택 밀집 지역에선 부동산·세제 정책이, 농촌 지역에선 개발 사업과 지역 현안에 대한 관심이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끌어올린 결과로 풀이된다.
3.3㎡당 2000만원을 기준으로 양측의 지지 후보는 확연히 달랐다. 전체 82개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의 평균 득표율은 각각 52.3%, 43.6%였는데, 3.3㎡당 2000만원 미만 지역에서는 민주당 후보 평균 득표율(53.6%)이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반대로 2000만원 이상 지역에서는 국민의힘 후보 평균 득표율(44.3%)이 전체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래픽=정수경 기자
특히 서울(개표율 99.3% 기준)에서 국민의힘 후보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사상 최초 서울시장 5선 고지에 오른 오세훈 시장은 실거래가 상위 5개 자치구인 강남구(1억805만원, 65.98%), 서초구(9341만원, 64.68%), 송파구(7984만원, 54.77%), 용산구(7824만원, 57.09%), 성동구(7170만원, 47.18%) 가운데 정원오 민주당 후보가 3선 구청장을 지낸 성동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50% 중반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으로 대표되는 ‘한강벨트’에서 공시가격 현실화와 보유세 부담 등에 민감한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면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시장 투표 결과는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경고로 보인다”며 “보유세 인상 등 정부 부동산 정책의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치러진 제21대 대선과 비교하면 이러한 흐름은 더욱 뚜렷해진다. 정원오 후보의 득표율은 성동구(6.02%포인트 증가)를 제외하면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득표율과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오세훈 시장은 서울 25개 전 자치구에서 당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보다 4~10%포인트 가량 더 많은 표를 얻었다.
역시나 실거래가 상위 지역에서 상승 폭이 컸다. 오 시장은 성동구(4.04%포인트 증가)를 제외한 강남·서초·송파·용산구에서 김 후보의 지난해 대선 득표율 보다 각각 9.4%포인트, 9.68%포인트, 8.18%포인트, 9.49%포인트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결국 오 시장은 49.22%를 얻어 지난해 대선 때 김 후보의 서울 득표율(41.55%)보다도 7.67%포인트 더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이동한 한국리서치 수석연구원은 “서울 고가 지역의 보수 성향 유권자가 지지에 그치지 않고 실제 투표장으로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오세훈 시장 득표로 이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투표·득표 이중의 효과’를 누렸다는 의미다.
경기·인천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확인됐다. 3.3㎡당 2000만원 이상 지역에서는 집값이 높을수록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이 높아졌고, 2000만원 미만 지역에서는 집값이 낮을수록 민주당 후보 득표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57개 지역에서 실거래가가 가장 높은 과천시(9164만원)는 투표율도 72.4%로 가장 높았는데, 이곳에선 민주당 소속 추미애 경기지사 당선인(43.38%)보다 양항자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50.06%)이 더 높았다. 추 당선인과 양 후보의 경기 지역 최종 득표율은 55.04%와 39.37%다. 과천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신계용 시장이 첫 여성 3선 시장 고지에 오른 곳이기도 하다.
황정일·위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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