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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32% 폭락·30% 급등… 하루 만에 지옥과 천당 오갔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 엘리스그룹이 코스닥 상장 첫날 30% 넘게 폭락한 뒤 이튿날 상한가까지 치솟으며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주요 외신들이 엘리스의 급락을 AI 과잉투자 우려의 신호로 해석한 가운데 기타법인이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가 급반등했다.

32% 폭락·30% 급등… 하루 만에 지옥과 천당 오갔다

엘리스가 보여준 AI 불안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 엘리스그룹이 코스닥 상장 첫날 30% 넘게 폭락한 뒤 이튿날 상한가까지 치솟으며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주요 외신들이 엘리스의 급락을 AI 과잉투자 우려의 신호로 해석한 가운데 기타법인이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가 급반등했다. 국내 증시도 급락 하루 만에 상승 전환했다.

다만 이번 반등이 계속되는 AI관련 우려를 잠재웠다고 보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가는 기업들이 실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82.92포인트(3.29%) 오른 5735.66으로 장을 마감한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29% 오른 5735.67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4%대 급등세를 보이며 오전에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1.38% 오른 792.74포인트에 마감했다.

◆AI 투자 경계론에 급락한 엘리스

이런 가운데 엘리스의 주가 급락은 글로벌 AI 투자 경계론을 부각시켰다. 이 기업은 모듈형(조립식 이동형) AI 데이터센터와 자체 AI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네오 클라우드(Neocloud)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다. 네오 클라우드는 AI개발에 필요한 고성능 그래픽 처리장치(GPU)와 컴퓨팅 인프라를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AI 관련 산업 성장으로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엘리스 역시 관련 업체로 상장 전부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에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 희망 공모가 범위(7만400원~9만500원)의 최상단인 9만500원으로 공모가가 정해졌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388.84:1을 기록했다. 이후 진행한 일반투자자 청약에서도 408: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청약증거금만 약 10조2599억원이 몰렸다.

하지만 엘리스는 상장 첫날인 20일 공모가 9만500원보다 32.04% 내린 6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여파로 미국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 주가도 같은 날 장 초반 6% 넘게 하락한 뒤 상승했다. 네비우스와 아이렌 등 다른 AI 인프라 관련주들도 오전 장중 약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엘리스의 상장 참패가 AI 산업에 쏟아진 막대한 투자금을 정당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헤베 첸 밴티지글로벌 선임 시장분석가는 “엘리스의 참담한 증시 데뷔(disastrous debut)는 AI라면 무엇이든 사들이던 시대가 AI라면 무엇이든 의심하는 시대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준다”고 말했다.

CNBC도 과잉 공급 우려 속에서 AI 전용 컴퓨팅 공급업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엘리스의 데뷔전 폭락은 AI 지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증폭시켰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배런스는 ‘한국발 IPO 참사가 AI 투자 열풍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엘리스의 주가 급락을 집중 조명했다.

◆30% 상한가 친 엘리스...AI 우려 불식?

다만 상장 다음 날 엘리스 주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전일 대비 29.92% 오른 7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상승 출발한 뒤 오전 9시12분 상한가에 도달했다. 전날 개인투자자가 463억원치를 순매수하고 이튿날엔 기타법인이 80억원어치를 매수한 영향이다. 전일 90억원 규모를 순매도 했던 외국인투자자도 이날은 5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KB증권은 “간밤 미국 증시가 AI 신용 우려 지속에 기술주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기대감 및 유가 하락, 스페이스X의 서프라이즈 실적,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매출 호조(잠정)에 AI 수익성 우려가 완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증시는 10월 1~20일 반도체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2.5% 성장하면서 반도체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며 “전날 급락한 엘리스도 AI 인프라 투자 우려 완화에 상한가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AI인프라주와 바이오 종목이 부각되는 날이었다”며 “상장 첫날 급락하며 주목 받은 엘리스도 상한가 안착에 성공했고 AI 대표 낙관론자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GTC 기조연설이 상승의 추가 모멘텀이 될지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엘리스의 상한가는 기타법인의 매수세가 유효했다. 기타법인은 자사주 등을 통한 임직원 보상목적의 법인 매입, 대주주 매입 등이 해당한다. 따라서 엘리스의 이번 상한가를 AI관련 우려를 불식시키는 전환점으로 보기엔 다소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유안타증권은 “코어위브 등 일부 인프라 기업의 신용 위험이 AI 생태계 전반의 자금조달 위축으로 확산될 것인지, 막대한 설비투자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회수될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며 “결국 지금은 시장의 의심을 실적으로 증명해 나가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보라 기자 bora577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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