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최근 수년간 공격적으로 2차전지 사업을 펼치는 바람에 일시적 자금난을 맞기도 했던 ‘범 GS가’ 코스모그룹이 로봇 업체 상장으로 반전의 계기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스모그룹은 주력회사인 코스모신소재와 코스모화학 모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고전하고 있다. 코스모그룹을 이끄는 허경수 회장은 일찌감치 2차전지의 중요성을 꿰뚫어 보고 대규모 투자를 해왔는데, 한때는 선견지명이었다는 평가였으나 현재는 다소 의문부호가 뒤따르고 있다.
로봇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코스모로보틱스가 상장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2025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로보월드 현장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최준필 기자
코스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부진한 상황에서 의료 웨어러블 로봇업체 코스모로보틱스가 4월 말 청약을 거쳐 5월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가 기준 예상 몸값이 2000억 원 정도인데, 로봇 기업은 상장하자마자 급등한 사례가 많았다는 점 때문에 내심 조 단위 기업에 등극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2021년 2100억 원 몸값에 상장한 레인보우로보틱스가 현재 10조 원대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높은 몸값을 인정받는다면, 최근까지 꾸역꾸역 외부 자금을 유치해야 했던 코스모그룹의 자금 사정이 한결 풀릴 전망이다.
#2차전지 부진에 자금 끌어오기 바쁜 주요 계열사들
증권가는 코스모신소재와 코스모화학의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코스모신소재에 대한 보고서에서 “향후 전기차 수요 회복 국면에서는 현재의 낮은 가동률이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다”고 했지만, 그래도 그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고 봤다.
최소한 올해 상반기까지는 지난해 같은 저조한 실적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모신소재는 2차전지 외에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용 필름 생산을 주요 사업으로 두고 있는데, 이 분야는 반도체 호황 덕에 그나마 선방 중이나 기술 장벽이 높지는 않아 수익성이 아주 탄탄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코스모신소재는 2차전지 소재 업체 중 유일하게 24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업계에서는 숫자를 잘 ‘관리’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또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흑자를 냈지만, 순이익 부문은 적자를 내는 중이라고 지적한다. 2023년 24만 원에 달했던 코스모신소재 주가는 현재 5만 원대까지 떨어져 있는데, 주가를 보면 코스모신소재 또한 위기 국면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모신소재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4월 중 1500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설비 투자 목적이라고 하지만 빚 상환 목적도 있다고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코스모신소재는 350억 원 규모 유상증자 공시에서 자금 조달 목적으로 ‘시설자금’이라고만 적었다.
IB업계에 따르면, 코스모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자금 부족 현상이 나타났었다고 한다. 비상장사인 코스모그룹 지주회사 코스모앤컴퍼니는 사모펀드 SG PE,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 SKS PE 등을 대상으로 2900억 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이 자금 중 일부를 자회사인 코스모신소재에 내려보내고, 일부는 기존 채무 상환에 쓰는 구조다. 회사 측은 자금 조달을 위해 허경수 회장이 보유한 코스모앤컴퍼니 지분 100%에 대한 1순위 근질권, 코스모화학에 대한 근질권, 기업공개(IPO·상장)를 추진하는 코스모로보틱스 주식에 대한 처분 권리 등을 담보로 제공했다. 즉, 회사 자체를 담보로 자금을 유치한 만큼 2차전지 업황이 확 나아지거나 코스모로보틱스 몸값이 뛰어야만 잠재 재무 불안 요인이 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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