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챔피언십 3R서 2타 차 공동 3위
“20승 달성 후 ‘골프 잘하는 선수’라 자만”
KB금융대회 컷 탈락 충격 이후 초심 찾아
“첫 승 도전 기회 잡은거라고 자기암시 중”
[스포츠서울 | 대부도=장강훈 기자] “20승이 저한텐 독이됐어요.”
‘리빙 레전드’를 향해가는 박민지(28·NH투자증권)가 각성했다. “생애 첫 승 기회가 온만큼, 최종라운드도 열심히 쳐보겠다”고 너스레를 떤다.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진심이 묻어있다. 깨달음을 얻은 덕분이다.
박민지는 19일 경기도 안산 대부도에 있는 더헤븐 컨트리클럽(파72·6819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3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바꿔 5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6언더파 210타 공동 3위다. 선두 김민선7(23·대방건설)과는 2타(8언더파 208타) 차에 불과하다.
리더보드 상단에서 최종라운드를 시작하는 박민지는 “페어웨이를 지키자는 생각만으로 경기했다. 3라운드는 페어웨이도 잘 지켰지만 지키지 못했을 때도 아이언이나 웨지샷이 좋아 버디 기회를 많이 잡았다”고 돌아봤다.
5월 Sh수협은행 여자오픈에서 통산 20승을 달성한 박민지는 “20승의 무게감이 안좋은 쪽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깜짝 발언했다. 그는 “통산 20승을 달성한 선수가 당연히 가져야 할 마인드나 행동양식 등에 발목을 잡혔다. 자만하기도 했고, 경기가 풀리지 않는 날이면 심하게 자책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20승 달성 이후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가 이어진 것도 사실. ‘20승을 달성한 대단한 선수’라는 수식어가 박민지의 멘탈을 흔들었다. 그는 “골프는 잘할 때도 아닐 때도 있는 게 당연한 스포츠”라며 “이 사실을 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다운이 당연하다는 사실을 새삼 인지한 뒤 ‘나는 아직 1승도 못한 선수’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의미.
계기가 있다. KB금융 골든라이프 챔피언십에서 컷오프 통과에 실패했다. “집으로 돌아갔더니 머릿속에 ‘댕’하고 뭔가 울리더라. ‘그래, 항상 잘할 수는 없어. 내가 너무 자만했구나 싶더라’. 그래서 ‘나는 골프를 잘못하는 선수’라고 마음가짐을 바꿨다”며 웃었다.
그렇게 출전한 하나금융 챔피언십에서 첫날 3타를 줄이더니 2라운드에서 2타를 잃었다. ‘업-다운’을 반복한 박민지는 3라운드에서만 5타를 줄여 우승에 도전할 위치로 올라섰다. ‘절실한 골퍼’라는 초심을 찾은 결과가 우승도전으로 연결된 셈이다.
그래서 “생애 첫 승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KLPGA투어에서만 21승을 따내는 건 최초의 업적인데 이 사실조차 애써 머릿속에서 밀어내는 중이다. KLPGA투어를 정복하던 때의 박민지가 돌아왔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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