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박규찬 기자] 북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의 AI 추론용 인프라 도입 가속화로 인해 2026년 2분기에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생성형 AI 이미지 [사진=챗GPT]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범용 D램 계약 가격은 전 분기 대비 58~63%, 낸드플래시(NAND)는 70~75%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강력한 AI 수요를 바탕으로 2분기 대대적인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D램…삼성·SK하이닉스 물량 완판
D램 공급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서버용 D램 공급에 집중하며 주요 고객사와 장기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높아진 원가 부담을 수용하면서 대규모 선수금 지급 조건까지 제시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물량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2분기 계약 가격을 약 30% 인상하는 방안을 단행 중이며 서버용 D램의 경우 고객사에 따라 최대 70%의 공격적인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 역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해 일반 D램과 낸드플래시의 생산 능력이 2026년까지 사실상 완판 상태에 도달해 완전한 판매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다.
트렌드포스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 속에서 PC D램은 OEM 및 모듈 업체로의 출하량이 감소해 재고 확보율이 낮은 OEM들이 불가피하게 높은 가격에 물량을 조달해야 하는 실정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 역시 모바일 D램 가격 상승으로 인한 생산 조정을 검토 중이나 급격한 수요 둔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며 공급사들의 세그먼트 간 가격 차 축소 움직임에 따라 전반적인 계약 가격은 오름세를 띨 전망이다.
그래픽 및 컨슈머 D램시장의 상황도 비슷하다. 그래픽 D램은 가격 급등이 노트북과 콘솔 기기 수요를 압박하고 있으나 GDDR 물량 자체가 제한적이라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컨슈머 D램 역시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주요 공급사들의 레거시(DDR4 이전) 제품 생산 중단으로 2분기 계약 가격이 45~50% 오를 것으로 예측되며 대만 공급사들이 DDR4로 생산을 전환함에 따라 공급이 달리는 DDR3와 DDR2 제품군 역시 공격적인 가격 협상이 진행 중이다.
마이크론 역시 지난 3월 18일 발표된 2026년도 2분기 실적에 따르면 해당 분기 마이크론의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 분기 대비 60% 중반대 상승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이는 당초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가파른 실적 상승을 견인한 핵심 요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글로벌 주요 클라우드 기업(하이퍼스케일러)들과의 공급 협상 과정에서 마이크론은 훨씬 더 공격적인 인상안을 제시했다. 현지 IT 매체와 시장조사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2025년 4분기 대비 최대 115~125% 인상된 서버용 D램 계약 가격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제시한 인상폭(약 70%)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완벽한 '판매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낸드 부문 최악의 공급난은 eMMC와 UFS
낸드플래시 부문도 주요 공급사들이 공정 개선과 QLC 비중 확대를 통해 비트(Bit) 생산량을 늘리고 있으나 성장세는 매우 제한적이다. AI 서버 수요가 굳건한 반면 PC와 스마트폰 등 세트 업계는 부품 조달난으로 생산 계획을 하향 조정하는 벤더들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SSD는 AI 서버용 고성능 제품이 최우선으로 공급되면서 2026년 내내 심각한 공급 부족을 겪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제조사들이 고부가가치 서버용 물량에 집중함에 따라 본격적인 공급 확대는 2027년 하반기에서 2028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구매자들은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라도 물량 확보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는 eMMC와 UFS도 플래그십 기기의 AI 기능 탑재 요구와 자동차·산업용 수요 회복이 맞물렸다. 그러나 공급사 입장에서는 이익률이 낮아 전체 낸드 부문 중 가장 심각한 공급 부족을 겪고 있으며 2분기 가파른 가격 급등이 예상된다.
한편 가격 폭등으로 컨슈머 기기 및 메모리 카드용 수요는 감소해 모듈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공급사들이 재고 조정과 수익성 관리를 위해 웨이퍼 출하를 우선순위에서 미루고 있어 낸드 웨이퍼 가격 상승세도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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