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02월 27일 17시 07분 넘버스 유료 사이트에 발행된 기사입니다.
범용성이 높은 넥스트유니콘프로젝트를 겨냥하면서도, 자율규제 평가에서 이미 가점을 확보한 중대형 하우스와의 경쟁을 의식해 지원 분야 선택에 신중을 기한 모습이다. 대다수 하우스는 위탁운용사(GP) 지위 확보를 최우선으로 삼고 가점 항목을 기본 전제로 제안서를 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가 진행한 2026년 1차 정시 출자사업(중기부 소관)에는 총 224개 조합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출자 요청액은 3조94억원으로, 모태펀드 전체 출자 예산인 1조6300억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 결성 예정액 기준으로는 6조830억원에 달해 벤처 투자 시장의 높은 재원 수요를 입증했다.
분야별로는 창업초기 리그(소형·루키·일반)에 91개 운용사가 몰리며 가장 높은 경쟁율을 기록했다. 넥스트유니콘프로젝트 내 스타트업·스케일업에는 총 59개 조합이 지원했다. 이 가운데 스타트업(AI융합·딥테크)에만 54개 하우스가 출사표를 던져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지방 30% 투자... '가점은 필수, 이행은 부담'
업계에서는 이번 출자사업의 당락을 가를 가장 큰 요인으로 '지방기업 30% 투자' 확약 여부를 꼽는다. 공고에 따르면 약정총액의 30% 이상을 비수도권 중소기업에 투자하겠다고 제안할 경우 1차 심사에서 가점을 부여한다. 운용사들의 역량이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라는 분석이다.상당수 운용사가 가점 확보를 위해 해당 조항을 제안서에 포함시킨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관건은 실제 이행 가능성이다. 예컨대 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경우 최소 150억원을 지방에 집행해야 한다.
기존 지역 출자 펀드의 경우 통상 출자액의 두 배 수준을 해당 지역에 투자하는 구조였다. 일반적으로 지방자치단체 출자금이 20억~3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지역 투자 의무액은 60억~90억원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모태펀드 가점 기준은 이를 크게 웃돈다. 특히 AI·딥테크 기업이 수도권에 집중된 현실을 감안하면,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을 지방기업에 집행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책참여도 가점 운용사, 딥테크·AI융합 '집결'
또 다른 핵심 변수는 벤처캐피탈 자율규제 프로그램 등급과 TIPS 운영사 선정 여부 등 '정책 참여도' 가점이다. 이미 우수 등급을 확보한 운용사들은 가점 우위를 바탕으로 출자 규모가 크고 투자 범위의 범용성이 높은 넥스트유니콘프로젝트 분야에 적극적으로 지원했다.자율규제 S등급인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넥스트유니콘프로젝트 내 스케일업(딥테크)에, 신한벤처투자는 스타트업(딥테크)에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같은 S등급의 SBI인베스트먼트와 iM투자파트너스도 스타트업(AI융합)에 제안서를 냈으며, 각각 창업초기 및 청년창업·세컨더리 분야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
A+와 A등급을 보유한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원익투자파트너스, KT인베스트먼트, 코메스인베스트먼트 등도 넥스트유니콘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의 TIPS 운영사인 서울대기술지주와 퓨처플레이 역시 스타트업(딥테크)에 참여하며 가점 우위를 확보했다.
넥스트유니콘프로젝트는 AI융합과 딥테크를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바이오·모빌리티 등 첨단 기술을 포괄한다. 주목적 투자 요건을 충족하면서도 투자 대상 스펙트럼이 넓어 딜 소싱과 포트폴리오 전략을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 요소로 꼽힌다.
다만 같은 넥스트유니콘프로젝트 내에서도 스타트업과 스케일업 간 흥행 온도차는 뚜렷했다. 스타트업 부문에는 54개 운용사가 몰린 반면, 스케일업 분야에는 AI융합 2개, 딥테크 3개 총 5개 조합만이 지원했다. 스케일업은 지방 투자 의무에서 제외되는 이점이 있었지만, 성과보수 지급 기준수익률(IRR)이 7%로 타 분야(3~5%)보다 높은 데다 기업당 평균 100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댓글
0